2025년 글모음

무더위

톨레 네움 에트 톨레 데움 2025. 7. 8. 17:27

무더위

 

연일 40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가 지속된다.

장마에 비도 없이 지나가더니 (마른 장마) 7월 들어서 무더운 날씨가 연일 대지를 뜨겁게 달군다.

열사병으로 사람들이 죽어간다. 

또 한쪽에서는 폭우로 백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며칠 전에 새벽기도회를 가기 위에 아파트 1층에 나오자 매미 울음 소리가 들린다.

오늘 아침에도 들었다.  점심 시간에 병원 밖 느티나무에서도 매미가 운다.

여름이면 찾아오는 매미다. 

매미 울음 소리도 더위를 먹었나 울렁찬 소리가 아니고 가을이 다가오면 떠나는 마지막 울음소리 같다.

 

에어컨 없이 잠을 청하기 힘들고

조금도 걸어도 땀이 옷을 혼근히 적시곤 한다.

 

젊을 때는 이열치열이라는 말을 좋아하기도 했다.

선풍기 하나면 족하였다. 손 부채를 들고 여름을 지냈다. 

여름이면 적당히 땀을 흘리는 것이 당연하였다.

어릴 적에는 시원한 지하수를 퍼 올려 등물을 하면 더위를 싹 식히곤 하였다. 

아이스크림도 시원한 여름 과일도 없었다.

시원한 냉수에 사카리(설탕이 없고 귀하여) 몇 조각을 넣고 저어 벌컥 벌컥 들이키곤 했다. 

느티나무 아래 평상에 누워 불어오는 바람에 더위를 함께 날려보냈다. 

요즘 사람들은 더위를 더 견디기 힘들어한다.

조금만 더워도 에어컨을 켠다.

요 며칠은 너무 더워서 선풍기만으로는 견디기 힘들어 결국 에에컨을 켜고 잠을 잤다. 

 

이재 기상 이변이라는 말은 사라져야 한다.

일상이 되어버린 기상 이변, 사계절은 사라지고 여름은 아열대 기후를 보인다.

환경 파괴로 인한 온난화는 더욱더 심해져만 간다.

며칠 전에 들은 이야기로 방어진은 시내보다 5도 정도가 낮다고 한다.

도심 안에 자동차, 냉방 시설, 각종 가정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차이를 만들어 낸다.

자업자득이다. 인간의 문명이 빚어낸 환경 파괴가 자정 능력을 상실해 버렸다. 

갈수록 심해져가고 악화되어 가는 환경 변화를 보면서 

다음 세대들이 살아갈 시대와 삶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이 멍먹해진다.

그럼에도 환경 보존에 대한 구호는 요란하지만 실천은 미미하다. 

얼마나 힘들어져야 심각성을 깨닫고 솔선수범으로 환경보존을 위해 발벗고 나설까?

 

산천초목도 무더운 날씨에 힘들어 한다.

초목이 뜨거운 햇빛에 타들어간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어릴 적 논에 벼들이 가뭄에 타들어간다고 근심걱정하시던 어른들의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밤새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논에서 밤을 지새우시곤 하셨다. 

벼가 타 죽으면 수확이 줄고 배고품의 위험 앞에 노출될 것이 뻔하다. 

할머니는 일제 시대에 나무 껍집을 벗기고 속 살을 깍아내 죽을 끓어 먹었다고 하셨다. 

지난날 우리 부모 세대들의 삶은 그렇게 고팔프고 힘들었었다. 

그래도 난 무시밥, 꽁보리밥은 먹을 수 있어 굶지는 않았다. 

지금 젊은 세대들은 너무나 풍족한 시대를 살면서도 그 풍족함을 모르고 부족함만 외치고 있다.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는 법이다. 

 

이 더위에 실내 근무하는 난, 실외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든다.

너무 에에컨을 오래 틀어 냉방병 걱정을 하는 나는 야외 노동자들에게 송구한 마음이다. 

햇빛에 그을린 얼굴과 팔.다리를 볼 때면 하얀 내 피부를 감추고 싶다.

땀을 뻘뻘 흘리며 무거운 물건을 나르는 택배 노동자들에게 수고하신다는 인사를 건넨다.

 

7월 초 이제 여름 시작인데  두 달여 남직 여름나기가 조금은 걱정이 된다.

그래도 어제 오늘 조석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기온이 몇 도는 낮아져서 지내기가 훨씬 좋다.  

사람이 무더위를 어떻게 할 수 없다.

창조주, 역사의 주관자되신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바라본다.

주여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을 파괴한 인간들의 죄를 고백하오니 용서하여 주소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무더위에 시원한 단비를 내려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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