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영성일기

내가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될 줄을 알지 못하셨나이까?

톨레 네움 에트 톨레 데움 2025. 2. 13. 09:01

본문 : 누가복음  2장 41-52절

 

어린 시절에도 해마다 유월절 절기의 관례를  따라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셨다.

절기를 다 마치고 귀향길에서 부모와 소년 예수가 헤어졌다.

뒤늦게 어린 예수를 보지 못한 부모들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하루길을 예루살렘으로 뒤돌아가면서 예수를 찾는다.

성전에서 선생들과 율법에 대하여 질의. 응답을 하고 있는 예수를 찾았다.

부모들은 걱정과 반가움에 예수에게 "내가 어찌하여 이렇게 하였느냐"고 책망하자

예수님이 하신 말씀이 충격이다.

"어찌하여 나를 찾으셨나이까? 내가 내 아버지 집에 있어야 될 줄을 알지 못하셨나이까?"

부모들이 그가 하신 말씀을 깨닫지 못하고 어리둥절해 한다.

예수님은 부모님을 따라 나사렛으로 내려가 육신의 부모들에게 순종하여 섬겼다.

그 어머니는 이 모든 말을 마음에 두었다고 기록한다.

 

누가는 어린 시절의 일을 이렇게 마무리한다.

"예수는 지혜와 키가 자라가며 하나님과 사람에게 더욱 사랑스러워 가시더라."

 

아기 때 '거룩한 자'로 세상에 드러나셨다면(1:35, 2:22-24), 

소년 때는 메시아에게 임할 것이라 약속된 지혜와 총명을 보여주신다.

당시 나사렛과 예루살렘 사이의 여행길은 위험하기 때문에 여행단을 이루어 이동했다.

요셉과 마리아는 당연히 아들이 무리에 섞여서 함께 집에 돌아가고 있을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하룻길을 간 후에야 아들이 어디에도 없음을 알고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간 그들은

성전에서 율법 선생들과 토론하고 있는 예수를 만난다.

"그가 선생들 중에 앉으사"는 소년 예수에게 배우려고 유대 선생들이 둘러앉은 모습을 보여준다.

예수의 총명(47절,'지혜', 헬. 쉬네시스)과 지혜(40,52절, 헬. 소피아)

"그의 위에 여호와의 영 곧 지혜(소피아)와 총명(쉬네시스)의 영 ... 이 강림하시리니"(사 11:2)라는

예언에 명시된 메시아의 모습이다.

 

천사의 말(2:17)과 시므온의 말(2;33)에 이어, 예수님은 마리아를 향한 대답 속에서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임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신다.

그래서 예수님은 '아버지의 집'(성전)에 머무셔야 했고, '아버지의 일'(사명)을 하셔야 했다.

하지만 예수님은 고향 나사렛에서 육신의 부모를 봉양하고 순종하는 일에도 결코 소흘하지 않으셨다.

하늘 아버지와 세상 부모와의 관계에서 온전히 충실하심으로 우리에게 본을 보이신 것이다.

 

요셉과 마리아는 성전에서 아기 예수를 향한 축복과 예언의 말을 듣고 놀랍게 여겼다(2:33).

하지만 이번에는 성전에서 소년 예수의 행동과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실망하며 질책한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의 정체를 잊었거나 아직 깨닫지 못한듯하다.

신앙은 주님을 알아가는 여정이다.

한 번에 다 알 수 없고, 그렇다고 시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마리아처럼  마음에 두어야 한다(51절, 2;19).

말씀과 함께 '주를 깨닫게 된 작은 경험'들을 소중히 여기며 차곡차곡 마음에 간직해야 한다.

이 고민과 묵상이 우리를 살아계신 주님과의 교제로 이끌어갈 것이다.

 

살아계신 주님과의 교제와 동행을 잊지 않고 살게 하소서.

 

예수님은 12살의 나이에 율법 선생들과 토론할 정도의 영적 수준에 도달하셨다.

당시 율법 교사들은 구약의 토라와 선지서에 통달한 자들이 아니던가

목수인 아버지의 교육만으로는 도달하지 못할 것이다.

당시의 선생들은 소년 예수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좀 똑똑한 소년?, 천재? 하나님의 아들로 알아보지는 못했을 것이다.

  

여기서 신인 양성인 하나님이신 예수님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다.

또한 예수님이 하신 말씀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알고 계셨음을 본다.

하나님과 자신과의 관계, 성부와 성자의  관계.

그리고 자신이 완전한 하나님이고 완전한 인간이라는 것을 말이다.

또한 이 땅에서의 자신의 사명과 사역이 무엇인지를 알고 계셨다는 반증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예수님은 자신이 하나님이신 것과 하나님과 하나님 나라에 대하여 

그렇게 많이 가르치셨고, 알려 주셨고, 당부하셨던 것이리라. 

 

성경 곳곳에서 마리아는 천사들의 말이나, 예언자들의 말,

예수님의 말을 '마음에 두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우리도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담고 살아야 한다.

더불어 신앙생활하면서 주님을 만나고 경험한 일들을 가슴에 쌓아가야 한다. 

이것이 신앙의 힘이다. 살면서 만나는 많은 상황 가운데서 자신을 지켜내는 힘이 된다.

그런 말씀의 깊이와  많은 경험이 영성이 깊어지고 성숙한 신앙인이 되는길이다. 

성숙함과 성숙한 신앙이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에서도 전문가가 되려면 많은 훈련과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세상 모든 일이 저절로 되어 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우리 속담은 이렇게 들려준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오늘도 하나님을 알아가는 노력을 그치지 않고

성령 하나님과 동행하면서 하나님을 만나고 경험되어지는 삶이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