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를 기억하라
본문 : 에스더 9:20-10:3
인생역전이란 이런 것이리라.
슬픔이 변하여 기쁨이 되고 애통이 되어 길한 날이 되었다.
모르드개는 이 날에 잔치를 베풀고 즐기며 서로 예물을 주고 가난한 자를 구제하라고 지시한다.
부르로 유다인의 진멸의 날을 정했던 날이 구원의 날이 되어
이 날을 기념하는 부림절이 제정된다.
에스더와 무르드개는 편지로 12월 14일과 15일을 부림일로 정하고 지키라 하였고
에스더의 명령으로 이 부림일이 견고하게 되었고 책에 기록하였다고 전한다.
동족의 목숨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걸고 이루어낸 일이다.
제국의 작은 포로 집단인 소수 종족에 불과한 유대인들이다.
다시는 동족에게 동일한 어려움이 닥치지 않토록
서로 돕고 하나가 되어 힘을 합치고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기억해야 한다.
모르드개는 유다인 중에 크게 존중받고 그의 허다한 형제에게 사랑을 받고
그의 백성의 이익을 도모하며 그의 모든 종족을 안위하였다.
모르드개의 명성이 하만의 욕망을 앞지르지만 자신만을 위하여 일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보이지 않으신 여호와의 은혜의 손길이 이 모든 일을 이루셨다.
기억해야 한다. 몸소 이 모든 일을 경험한 자들 뿐만 아니라 후손들도 기억해야 한다.
그래서 책에 기록하지 않았던가. 성경으로 기록되어 우리 손에 있지 않은가
하나님의 일하심, 창조부터 종말까지 하나님의 은혜의 손길들을 기억해야 한다.
큰 일만이 아니라 작고 사소한 일도 다 주의 은혜이다.
우리 인생은 하나님의 은혜만 있으면 족하다고 생각했다.
나의 무남독녀 외동딸에게 '은헤 혜' 이름을 지어 주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입은 인생은 복된 인생이다. 행복한 인생이다.
이것을 믿는 믿음만 있으면 된다. 은혜 베푸시는 하나님만 믿으면 된다.
우리 인생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구원을 받고, 천국에서 영생을 누릴 수 있다.
오직 믿음이다. 오직 은혜뿐이다.
----------
[부림에 대한 일}
에스더서의 하나님은 끝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신다.
바다가 갈라지고 태양이 멈추는 기적도 없다.
하지만 소소한 일상과 우연이 씨줄과 날줄처럼 얽혀 반전과 역전을 만들어냈다.
베옷과 재를 뒤집어쓰고 금식하던 슬픔이 기쁨과 축제로 뒤집혔다.
학살의 날이 구원의 날이 되었다.
도리어 페르시아 안에 도사리던 적들을 제거하여 그 당에 안식을 얻은 날이 되었다.
이날은 '부림절'이라는 유다인의 명절로 지정되었다.
즐거이 잔치하며 기념할 뿐 아니라, 서로 예물을 주며 가난한 자를 구제함으로써 값없이 받은 은혜를 실천하는 날이다.
하나님은 보이지 않고우리 시야를 둘러싼 세상의 제도가 우리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듯하지만,
그 어떤 것도 우리를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롬 8:39).
'부림절'이라는 이름은 유다 민족을 진멸할 날을 정하기 위해 하만이 사용했던 주사위 '부르'에서 나왔다.
하나님은 우상숭배자의 주사위 놀이조차 자신의 계획 속에 두셨다.
내 삶을 겁박하는 세상의 모든 '부르'를 찬송과 간증의 '부림절'로 뒤집으실 반전의 역사를 소망하자.
에스더는 부림절 준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확증한다.
유다인들이 죽음의 위기 앞에서 자발적으로 울며 회개하고 간구하였듯이,
이 부림절도 자원하는 마음으로 지키라고 명령한다.
우리의 구원이 완성될 때까지 구원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영적인 부림절은
예배와 구제와 섬김을 통해 계속 준수되어야 한다.
아하수에로의 나라는 하만이 다스릴 때보다 모르드개가 다스릴 때 더욱 번영을 누린다.
사적인 관심에만 몰두하던 아하수에로오아과 탐욕에 눈이 먼 하만과 달리,
하나님의 사람 모르드개는 백성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그의 모든 종족의 안위(살롬)를 먼저 생각한다.
우리도 어려운 시절을 지나는 교회와 사회에서 모르드개처럼
사람들을 이롭게 하며 안위하는 사람이 되기를 소망하다.
공동체의 살롬을 추구하는 성도로 살게 하소서.
----------
[ 기록의 목적, 기념 ]
찬송가 19장 찬송하는 소리 있어
하나님께서는 승리를 기록하라고 하십니다.
기록하라고 하시는 목적은 '기억'입니다.
28절의 '기념'은 '기억'하는 것을 말합니다.
1. 무엇을 기억해야 합니까?
이 승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님의 주도하심에 의한 승리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기억하도록 하기 위해 부림절을 제정했습니다.
부림은 ‘제비’를 뜻하는 ‘부르’의 복수형입니다. 제비뽑은 사건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외면상 제비를 뽑은 자는 하만 일당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제비를 주관하신 분은 여호와 하나님이셨습니다.
하만은 유다인을 진멸하는 날로 제비를 뽑았지만,
여호와 하나님은 그 날을 유다의 대적을 진멸하는 날로 제비가 뽑히게 만드셨습니다.
유다인의 승리는 이렇게 이미 하나님에 의해 예정된 승리였습니다.
제비를 뽑기 전부터, 창세전부터 그리스도 안에서 택하여 주신 은혜로 주어진 승리였습니다.
은혜로 주신 승리의 결과로 유다인들은 안식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이 안식을 누릴 때,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임을 알고 감사해야 합니다.
그 감사의 표시로 그들은 부림절에 서로 예물을 주며, 가난한 자를 구제하였습니다.
은혜받은 자들이 마땅히 가져야 할 태도, 행해야 할 선행은 나누어 주는 것입니다.
내게 있는 것이 내 것이 아니고,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임을 고백하는 행위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공동체의 지체로 만드셨습니다.
궁극적으로 모든 인간을 한 분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한 몸 공동체로 만드는 것이 하나님의 구원입니다.
한 몸이 된 각 지체가 하나님께로부터 받는 것은 자기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각 지체는 자기에게도 필요하지만, 한 몸을 이룬 다른 지체에게도 나누어주어야 할 것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받은 것에는, 언제나 다른 지체의 몫이 있습니다.
은혜를 기억하는 자는, 다른 지체에게 나누는 일을 마땅히 여기며 행하는 자입니다.
2. 어떻게 기억해야 합니까?
첫째, 기록하여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의 기억력은 많이 불완전합니다.
아무리 충격적인 사건이나 기적을 경험했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그 기억이 희미해집니다.
그래서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 백성의 역사를 성경으로 기록하여 남겨 주신 이유가 이것입니다.
둘째, 단순히 기록만으로 그치지 않고 절기를 지킴으로 기억해야 합니다.
절기를 지킨다는 것은 기억을 우리 몸에 새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머리는 잊어버려도 몸이 기억하게 하라는 뜻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육체를 주셨습니다.
육체를 가진 인간은 시, 공간의 제약을 받습니다. 시, 공간이라는 형식 속에서 살아갑니다.
이 형식은 우리의 삶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끼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을 이 시, 공간의 형식 속에 담아서 우리 육체가 느끼도록 하십니다.
본래 시간은 반복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시간을 반복되는 형식으로 주셨습니다.
돌고 도는 해와 달을 통하여 주신 징조와 계절(절기)과 날과 해가 그것입니다(창1:14).
실제로 시간은 돌고 돌지 않습니다. 흘러간 시간은 다시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단지 돌아오는 것처럼 보일 뿐입니다.
계절, 절기에 의해서 그렇게 느끼게 됩니다. 찬 바람이 불면 유독 추웠던 어느 겨울이 생각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형태로 시간을 주신 목적은, 절기(기념일)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사람이 만든 시계가 없을 때도, 하나님께서 만든 시계는 처음부터 우리에게 뭔가를 기억하도록 만드는 장치였습니다.
창 1:14절에서 계절 또는 사시로 번역된 단어는 ‘모에드’로서 ‘정한 때’, ‘모임’의 뜻을 가집니다.
계절보다는 ‘절기’로 번역되는 것이 더 적절한 번역입니다.
하나님께서 해와 달과 별을 만들어 낮, 밤을 주관하게 하시고 해와 달이 반복되게 하신 가장 중요한 목적은
하나님의 구원을 상징하는 날과 달과 해와 절기를 기념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해와 달과 지구의 공전, 자전 작용으로 우리는 흘러가면 돌아오지 않는 시간을 마치 반복되는 것처럼 인식합니다.
시간이 이렇게 반복되는 형태로 인식됨으로써, 우리는 기념일을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에게 일정한 날과 달과 해와 절기에, 일정한 장소에 모여서 기록을 되새김질함으로써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기억하게 하십니다.
이런 절기와 기념일의 반복을 통해서 우리의 기억은 더욱 더 생생해지고 확실해집니다.
매주 일정한 시각에, 일정한 장소에, 예배공동체가 함께 모여 드리는 주일예배도 하나의 절기입니다.
이 주일에 우리는 예수님의 대속으로 우리에게 허락된 부활의 은혜와 영광을 기념하며 예배를 드립니다.
주님, 마땅히 드려야 할 것을 하나님께, 그리고 우리의 다른 지체에게 드리도록 항상 깨우쳐 주옵소서.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마땅히 그렇게 고백하도록 믿음을 더하여 주옵소서.
잊지 않도록, 말씀을 읽고 성령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일을 지속하도록 권고하여 주옵소서.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게 하는 형식을 소중히 여기며 지켜가게 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