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글모음

인증조사

톨레 네움 에트 톨레 데움 2025. 6. 26. 12:31

6/24-/25 양일간 부산 소재 요양병원에 의료기간 인증조사를 다녀왔다. 

1주기 부터 시작하여 10여 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긴장이 된다. 

피검 의료기관이나 조사자나 긴장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강도의 차이일 뿐이다. 

 

시간적 여유가 없어 이발로 못했다. 조금 일찍 퇴근하여 이발을 하고 이른 저녁을 먹고 

차를 운전하여 부산 송도로 향했다.

조금은 여유있게 출발해서 체크인을 하고 8PM에 조사위원들을 만났다.

한 분은 구면인 대구 계명대 동산의료원 Q.I팀장인 이유경 선생이고

한 분은 초면인 서울에서 내려오는 의료정보관리사 출신인 전담조사위원 한 숙희 선생이다. 

간력하게 일정을 조율하고 헤어졌다.

 

숙소는 송도 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더 그랩 송도 호텔이다.

해변가를 거닐며 밤바다를 즐기는 사람들, 케이블카, 멀리 대형 선박들, 주변의 고층 건물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비교적 괜찮은 숙박시설이다. 다만 호텔 숙박을 하는데 주차비를 요구한다.

이틀분 6천원을 지불했다. 

 

조사를 위해 규정집을 훑어보았다. 

몇 개.월마다 한 번씩 조사를 하다보니 늘상 기억을 되살려야 한다.

처음으로 조사에 임하는 간사 이유경 선생은 초긴장 상태이다. 

내가 자원 조사위원이 되고 처음으로 대구에 있는 의료기관에 조사를 나갔던 때가 생각이 난다.

병동에 IT를 나가는데 아무것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머리가 하해지고 등에서는 식은 땀이 흐른다.

화장실에서 규정집을 얼른 훑어보고 질문을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병원에서 자신의 업무에 베테랑이지만 새로운 일에는 초보자이니 얼마나 긴장이 되었겠는가...

동병상련이다. 그래도 이 선생은 작년에 참관인으로 참여라도 해봐서 분위기를 알 것이다.

나는 정말 초짜였었다. 아무것도 모르는데 의사라고 조사위원 팀장까지 감당해야 했으니 오죽했겠는가... 

 

아침 일찍 6:30에 일어나 씻고 7:00AM 조식을 먹었다.

지금까지 다녀 본 숙박에서의 조식 중 제일 맛있는 조식이었다. 

8:10분 운전하여 피검 의료기관으로 향했다. 비가 내린다.

주차 공간도 준비해주지 않아서 건물 밖 도로변에 주차했다.

안내를 받아 들어 선 조사위원 사무실에서 곰팡이 냄새가 확 풍겨온다.

곳곳에 박스들이 쌓여 있다. 

열악한 의료기관의 시설이 한 눈에 들어오고 조사가 만만치 않을 것 같은 첫 인상이다.

아니나 다를까 병원현황 보고를 하는데 준비가 너무나 허술하다.

인적 사항을 보니 이사장이 병원장이고 부인이 행정원장이고 약사며

아들이 행정실장이고 사회사업가 출신이다. 

3주기에 불인정을 받아 다시 4주기 조사를 받는데 준비를 전혀 안 한 것 같다.

조금 준비 부족을 강하게 지적했다. 마음이 편치 않다. 

피검 기관 사람들의 표정이 어두워지고 굳어졌다. 

 

오전에는 규정을 검토하는데 구체적이지 않고  4주기 내용이 누락되기도 했다. 

오후에 IT & ST를 하는데 직원들의 태도가 적극적이지 않다.

자료 준비도 부실하고, 직원들도 조사를 받으려는 자세가 아니다.

경영진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이전에 불인정이니 이번에는 통과해야지 하는 마음과 자세를 찾을 수 없다.

마지 못해서 조사 받는 태도다. 인정, 불인정에 무심해 보인다. 

경영진과 직원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는가 보다.

조사하는 나도 마음이 불편하다. 조사가 즐거운 일은 아니지만 서로 기분 좋게 조사에 임할 수 있는데 ...

 

그래도 조사위원은 상관없이 공명정대하게 조사를 해야 한다.

조금은 사명감으로 이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료기관이 안전한 의료환경과 의료 질이 향상되기를 바라면서 ...

질문하고 가르쳐주고 ....

분위기도 그런데 종일 비가 내린다.

 

1일차 조사를 마치고 의료기관을 나서는데 조사위원 모두 어떻게 조사표를 작성해야 할지 암담해 한다.

그래도 저녁을 맛있게 먹고 호텔로 향했다.

그렇게 조사 내용을 새벽 1시가 넘게까지 입력했다.  

지쳐 쓰러져 씻지도 못하고 잠을 잤다.

다음날 06:30분 알람이 울려 잠에서 깨어났는데 몸이 천근만근이다.

샤워를 하고 짐을 챙기고 조식을 먹었다.

체크 아웃을 하고 피검 의료기관으로 향했다.

 

아침 전일 보고시간이다. 

전일 조사 내용을 보고하자, 피검 기관 경영진들의 표정이 또 다시 굳어지고

급기야 행정원장(약사, 이전 이사장)이 눈물로 하소연을 한다. 

재정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불인정과 다시 인증 조사 ....

공감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하다.

이렇게까지 밖에 병원 운연을 못하는가 싶다. 자기 건물인데 ....

 

이틀간의 조사를 마무리했다.

그대도 잘 마무리하였다. 

조사는 공명정대하게 해야 하는데 매몰차게 점수를 줄 수가 없었다. 

총평 시간에 위로와 격려로 인사로 건네고 돌아왔다. 

피검기관 경영진도 그들 이야기에 공감해주는 조사위원들에게 마음을 여는 것 같았다. 

다행이다. 

 

비는 그치고 개인 날씨에 운전하는데  졸음이 밀려온다.

이렇게 또 한 번의 인증조사를 마쳤다. 

열악한 환경과 시설, 부족한 인력, 인증에 대한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경영진

그럼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숙소와 

두 번의 조식, 세끼의 외식(신흥 돼지 국밥, 회덮밥, 삼계탕)은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강원도 홍천이 고향인 한숙희 선생의 어린 시절이 나의 어린 시절과 닮아 공감하는 내용이 많았고,

처음 조사위원으로 참여한 이유경 선생은 수 차례 조사활동을 한 조사위원 같이 능숙하게 조사를 해 주었다. 

두 분의 능숙한 조사를 해 줘서 팀장으로 크게 불편함 없이 잘 마무리를 했다.  

 

앞으로 몇번이나 조사에 참여 할 수 있을까?

여러가지 일들이 정년 퇴직이라는 상황 앞에서 마침이라는 단어와 맞물려 돌아간다. 

내려놓음, 비움이라는 단어는 뇌리에서 떠나질 않는다.

모든 것을 잘 마무리하고 떠나야 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