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글 모음

행복한 10월의 첫날

톨레 네움 에트 톨레 데움 2021. 10. 5. 16:20

10월 첫날 밤 H집사님과의 대화

 

평생 처음 해보는 12일 골프 운동과 리조트 숙박 여행이었다.

평소에는 사치스런 모습으로 치부하며 터부시했던 레저 여행을 위해 하루 휴가를 내고 금, 토 골프 라운딩을 했다.

난 아직도 이런 삶에 익숙하지 않다.

평일 휴가를 내어서 골프를 친다는 것은 거의 엄두를 잘 내보지 않았었다.

그러다가 L&H 집사 부부와 두 번 골프 라운딩을 하고 난 뒤 함께 골프 이야기하다가, 한 달 전에 L&H집사 부부와 우리 부부는 함께 12일 골프 운동을 하기로 결정하였고, H 집사님이 영덕에 있는 오션비치 골프장과 골프 텔에 예약을 하였으며, 101L집사의 카니발에 골프가방과 보스턴백을 싣고 포항을 향해 출발했다.

 

하루 전날 까지 가을비와 구름 낀 날씨가 계속되었는데, 10월이 시작되면서 맑고 청명한 가을 하늘과 일기로 변하였고, 여행을 떠나는 여행자의 마음을 살짝 들뜨게 하였다.

골프장에 도착하기 전에 김치찌개로 이른 점심 식사를 하고 골프장으로 향했다.

골프장은 오션, 비치, 밸리 코스로 된 27홀 대중골프장이었다.

이전에는 Country Club 이었으나 public golf club으로 전환했다고 한다.

생각보다 많은 내장객들이 이용하고 있었다.  

색다른 골프 코스에서 지인들과 하는 여유로운 라운딩이었다.

 

첫날은 비치와 오션 코스를 돌았다.

물론 자주 라운딩을 하지 못해서 스코어는 마음에 들지 않았으나, 그래도 버디도 하고 후반부에서는 멋진 샤도 나와서 기분이 좋았다. 물론 잔디 상태가 조금 좋지 않아서 그리고 캐디 때문에 조금은 실망스런 부분도 있었지만, 잔잔한 동해 바다를 보면서 녹색의 잔디위에서 라운딩은 행복감으로 충만하게 하였다.

라운딩 후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석식으로 불고기 정식을 맛있게 먹고 숙소로 향했다.

 

샤워를 하고 난 뒤 거실에 앉아서 이런저런 삶의 이야기를 나누었다. 밤이 깊도록 ...

사실 L&H 집사를 알고 지낸지는 오래되었지만 그렇게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

그러다 L집사를 폐결핵 치료와 신장 암 진단으로 인해 조금은 각별한 사이가 되었다.

L집사 부부는 나에 대하여 늘 고마움을 표하고 금년 명절부터는 굴비를 보내주었다.

이것이 인연이 되어 몇 번 만나고 실내 스크린 골프 및 골프 라운딩을 하게 되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L집사가 나스닥 주식거래를 하면서 많은 이윤을 남겼고 지인들의 주식투자를 관리해주고 있다.

여러 번 이 이야기를 듣고 아내가 먼저 3천만 원을 투자했고, 이후 우리 부부는 1.5억 정도를 추가로 투자했다.

이런 일들로 자주 만나면서 많은 대화들을 나누게 되었다.

그리고 좀 더 많은 시간들을 가지고 여유 있게 자신의 삶에 대하여 대화를 하게 되었으며

서로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이전 보라 C. C 라운딩 후에는 해운대에서 자녀 이야기들로 한 참 이야기를 나누었었다.

이 부부에게는 다경이와 다은이 두 딸이 있다.

어릴 때 보고는 그 이후의 근황을 듣게 되었었다.

이들 부부 때문에 유명한 맛집도 알고 함께 식사하면서 나의 삶을 즐기는 지경도 넓혀지고 있다.

 

주로 H 집사님의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였다.

철없던 젊은 날 연하의 남자를 만나 결혼하였다. 그 자세한 내용은 듣지 않았다.

L집사의 친한 친구들 3명과 함께 차를 빌려 강원도로 신혼여행을 다녀왔고, 당시 전화가 되지 않던 시절 일종 보다 늦게 귀가하여 혼이 났다는 정도...

 

그전에는 두 분이 얼굴과 약간의 정보를 아는 정도였지 친분이 있는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다.

시내에서 살다가 교육공무원인 H 집사님의 직장 때문에 언양으로 이사를 갔었다. 울산교회 호산나 찬양대에서 만나 몇 년을 교제하다가 이사와 함께 교회도 옮기고 하여 소식과 중간에 관계가 단절되었었다. 그러다 자녀 문제 등으로 다시 울산교회로 복귀하였다. 그러나 그때 나는 울산 신정예배당으로 옮겨온 상태여서 만날 일과 상황이 아니었다.

 

결혼 후 가정의 경제를 감당해야 했던 이야기, 결혼 후 남편의 뇌졸중 시아버지를 7년 넘게 모시면서 지내야했던 어려움들, 비위가 약하여 중환자실 친정어머니 대소변도 치워주지 못하던 그분이 그 시아버지를 모시기까지 자신을 빚어 가신 하나님의 인도하심, 딸과 노숙자 및 병실 전도를 하면서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나오고, 딸의 전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했던 봉사, 그러면서 서서히 적응이 되고 익숙해져 갈 때 쯤, 출근하기 위해 방문을 나서는 자신을 향해 L집사가 하는 말 "이제는 아버지를 모셔와야 할 것 같아요." 이제 때가 되었구나 하는 성령의 음성으로 듣고 중풍으로 침을 흘리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며 거동도 불편하고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는 분을 모셔와 한 집에서 살아야 했다.

그리고 직장 생활을 하면서 후배 동료와의 갈등으로 기도원을 찾고 밤마다 기도에 매달렸던 시절의 이야기, 그리고 강사 목사님의 예언, 직장의 명퇴, 그리고 부어주신 하나님의 축복...

길고 긴 지난 삶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쏟아내고 있었다.

울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고, 목소리도 바뀌고, 웃기도 하고, 쉬지 않고 이야기는 끝이 없이 계속되었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그 흔한 제주도 여행 한 번 가보지 않았단다.

H 집사의 창조과학 세미나로 일본 교회에서의 초청으로 동행한 것과

직장에서 보내 준 호주 & 뉴질랜드의 연수가 해외여행의 전부란다.

 

구역모임과 호산나찬양대 시절 너무 밝고 열심이어서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했다.

H집사님은 자신의 어려움과 고달픔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었다고 한다.

그 힘든 시절을 다 보내고 난 뒤 이제 사 털어놓으면서 보이는 눈물...

마땅한 직장이 없어서 돈 벌어주지 못한 남편이었지만 원망하지 않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돈 못 벌어주는 것 말고는 책잡을 일이 없이 좋고 잘해주는 만족스런 남편이었다고 했다.

그런 남편과 행복하게 잘 살아왔다. 믿음 안에서 ...

 

남편 L 집사의 성장 배경도 어려움이 많았다. 사업을 하다가 어려워진 가정, 수원, 부산, 수원 그리고 다시 부산에서의 생활... 정상적인 고등학교와 대학 과정을 밟지 못한 것 같다. 그러니 마땅한 직장 생활을 하지 못했다. 아버지 장례식에 연락을 취했지만 아무도 나타나지 않은 형제들, 4형제가 있었지만 의절을 한 상태다. 어머니는 일찍 병든 남편을 버렸다. 아버지는 고모 집에서 계시다가 모실 수 없는 상황이 되어 형제 중에 둘째인 L집사가 모시고 온 것이었다.

그리고 중풍병자 아버지 병수발을 혼자 다 했고, 7년 이상 모시다가 마지막 2년은 요양병원에서 운명하셨단다.

아무도 모르게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모셨다. 그 고충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으랴 ...

이제는 편하게 말 할 수 있지만 얼마나 힘들었을까? 중간 중간 보이는 H집사님의 눈물 그리고 허한 웃음...

그렇게 이야기는 12시가 넘도록 진행되었다.

 

평생 가정의 경제를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정년퇴직만을 생각하고 살다가, 갑작스럽게 명퇴를 결정했단다.

두 자녀는 각자의 일을 하고 있다. 신장 암으로 수술한 남편과 넉넉하지 않지만 둘만의 삶을 위한 결정이었으리라...

명퇴 후 가진 삶의 여유로움과 행복, 그리고 하나님의 축복과 이 부부를 통해 일하시고 계시는 하나님 이야기를 들었다.

앞으로 어떤 놀라운 일을 행하실지 기대가 된다. 그 부부와 연결되는 사람들을 합하여 어떤 일을 하실지 모르지만 퍼즐 하나하나를 맞추어 가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3-4년을 빠지지 않고 밤마다 양산 감람산 기도원을 찾았던 H집사는 말한다.

기도가 무엇인지, 그리고 응답받는 기도가 무엇인지 알았다고 ... 그리고 자신을 온전히 바꾸어주셨다고 ...

그리고 이제는 하나님이 베풀어 주시는 은혜를 누리고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가 중요하다고 나는 훈수 아닌 훈수를 두었다.

모든 것이 형통하고 풍성할 때 사람들은 넘어지기 싶다. 신앙을 잃을 위험성이 높다.

단지 자신들만 누리라고 물질을 주시지 않는다. 그것을 흘러가야 한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흘려 보내는 통로의 삶이 중요하다.

우리는 하나님의 선한 일을 위하여 택함을 받은 사람들이다.

이럴 때 교만과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주님이 우릴 통해 하실 선한 일을 이루어가자고..

하나님께 붙들리고 선하게 쓰임 받는 것이 놀랍고 크신 은혜임을 알고 감사하게 생각하자고 ...

 

한 사람을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겉으로만 그 사람에 대하여 안다고 생각하지만 진정 한 사람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깨닫는다.

우리가 하나님을, 예수님을 안다는 것도 이와 같으리라고 생각한다.

 

난 나도 조금은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서 남들보다 힘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들 부부 이야기를 듣고는 난 훨씬 편하게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들게 살아 온 인생들에게 하나님은 조금 여유와 회복의 시간들을 주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골프를 치는 것을 건전한 스포츠라고 보지 않고 사치스런 운동으로 여기는 것이 현실이다.

그만큼 비용이 들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이들 부부는 골프 운동을 통해 또 다른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의 통로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사람들을 만나고 그 가정들을 믿음 안에서 회복시켜 나가고, 자신이 만난 하나님을, 자신이 경험한 하나님을 전하고 있으니 말이다.

 

L집사가 신학을 마치고 앞으로 어떤 사역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그는 뮤지션이다. 작사, 작곡을 하고 노래를 불렀었다. 지금은 물질로, 자신의 창작곡으로 찬양사역을 하는 후배들이 사역을 지속하기 위한 도움들을 주고 있다.

엄청난 독서량, 그리고 독서모임, 창조과학회원으로 활동, 교회에서는 중등부 교사로 찬양대원으로 그리고 중창팀원으로 사역했었다.

몸이 불편하다. 콩팥 기능이 25% 밖에 남아 있지 않다.

늘 책상 앞에만 앉아 있는 습관과 작업으로 복부 비만도 있고 잘못된 식사 습관으로 콩팥이 많이 망가졌고, 신장 암으로 수술도 했다. 요사이는 미국 나스닥 주식 중간관리자로서 일하는 시간대로 수면 장애도 있다.

그래서 골프라도 해야 한다. 건강관리를 위해서 ...

그래서 이들 부부가 골프 운동을 하는 것에 손가락질을 하면 않되는 이유이다.

 

이들 부부를 만나면서 나의 삶의 모습도 조금 달라진 부분도 있다.

삶에 대한 여유를 가지고 자신을 위해 시간과 물질을 허용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인색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들 부부와 어떤 일을 같이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내가 생각하는 60, 70대 인생이 이들 부부와 함께 하나님의 사역을 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조금은 막연하지만, 하나님이 그렇게 이끌어 가시는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틀 날 라운딩을 위해 잠을 청했다.

육개장으로 조식을 맛있게 먹고 ocean & vally course 즐거운 라운딩을 했다.

 

돌아오는 길에 러브랑 빵집에 들러서 맛있는 빵과 차를 마시면서 동해 바다를 바라보고,

멋진 인생 샷을 찍고 돌아왔다.

 

60 평생을 살면서 처음으로 골프를 치기 위해 평일 휴가를 내고

일상과 직장의 일을 잠시 잊어버리고 딴 세상에 온 것 같이 이틀을 보냈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에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