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글모음

이어령교수를 생각하며

톨레 네움 에트 톨레 데움 2022. 7. 22. 09:01

얼마 전에 이어령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이 시대의 지성, 위대한 스승이셨다.

 

이화여대 석좌교수, 기자, 평론가, 극작가, 시인, 소설가, 문화부장관

88올림픽 문화행사 주관...소년과 굴렁쇠

<축소지향이 일본인>이라는 책으로 일본을 이야기하신 분이다.

디질로그 ..

수많은 세계의 석학들과 교류 ..

....

그를 평가하는 직함은 여러가지이다.

시대를 앞서가는 혜안을 가지고 말씀하시던 지성인으로

딸 이민아 목사로 인하여 기독교인이 되었고 지성에서 영성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복막암으로 수술을 받았고 재발로 추가적인 치료를 거부하고

글을 쓰고 말씀하시는 것으로 남을 삶을 사시다가 떠나셨다.

향년 88세.

 

고인이 쓰신 책은 몇권 밖에 읽어보지 못했지만, 그분의 사고는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들려 주시는 박식함과 지혜에 늘 감동을 금치 못한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김지수와의 마지막 대화
[먹다, 듣다, 걷다] ..유작

지난 주, 두 권을 구입해서 읽었다.
이 책들 또한 날 실망 시키지 않았다.

 

이어령선생님은 예수님에 대하여
명사로 말씀을 하시기 보다,
동사로 이야기 하셨다.

 

오늘도 점심시간에 동천강변을 걸었다.
예수님이 평생 걸으신 거리를
애굽으로 피난 부터 마지막 골고다 언덕까지 오르신 것을 계산해보니
지구 한 바퀴에 버금가는 거리를 걸으셨다고 한다.
수많은 현자들이 걸으면서
사색하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난 4년을 넘게 점심시간에 동천강변을 걸었다.
하루 5km×10일(한 달)×열두달×4년
ᆢ2400km
최소한의 거리다.
최대 4800km가 될 수도 있다.
적은 거리가 아니다.


난 무엇을 보았고, 느끼고, 생각하며 깨닫았을까?
내 인생 중에 오래 기억될만한 스토리텔링인데ᆢ
난 무슨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ᆢ

 

오늘은 히브리서와 야고보서를 들었다.
태양의 강렬함에 더 열을 받았는지
매미의 울음은 더 우렁차다.
장마 사이의 맑게 개인 파란 하늘,
습도가 높은 날씨에 땀은 흐르고,
장마로 많이 자란 풀들,
늘어난 강물,
다리 밑에 자리를 펴고
더위를 식히는 어른들을 본다.
믿음과 행함에 대한 생각들로
머리 속은 가득해진다.

 

이야기가 있는 인생이어야 하는데,
나의 삶의 이야기,
믿음에 대한 이야기,
자녀들과 손자들에게 들려줄
나의 이야기가 얼마나 될까ᆢ

 

죽음 앞에서 그분이 남겨주신
말씀들을 읽으며
더위를 느낄 겨를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