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중구에는 가로수 나무 중에 이팝나무가 있다.
이맘 때가 되면 연초록 잎사귀 위에 하얀 눈이 수북히 쌓여 있다.
10여 년 전 에 태화강과 동천강변을 따라 심겨진 이 이팝나무는
밤이면 더 환하게 도로를 밝혀준다.
학성동 주변에는 이팝 나무 밑으로 붉은 나무 잎을 가진 키 작은 나무들이 심겨져 있는데
이색적이고 아름답다. 아래는 붉게 타오르는 모습이고 위에는 하얀 눈이 내려앉은 모습이다.
반대편 도로에는 연초록빛 가로수와 강변으로는 풀들과 노란 유채가 피어 대비가 된다.
자연은 참 아름답다.
자연스러움이 주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으랴
미적 감각이나 시적 어휘력이 부족하여 잘 표현할 수 없으나느낌으로 마음에 다가온다.
인공으로 만든 색상과 아름다움에 비할 바가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 자연에 친밀감으로 다가가게 된다.
흙에서 나온 인생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이다.
고향을 그리워하듯이 본향을 그리워하고
본연의 자리가 돌아갈 때가 가까와져 감인가 싶다.
주일 부터 머리가 무겁고 두통이 지속된다.
육체가 불편하니 마음도 편치 않다.
아내 없이 1주일을 보냈다.
집에 들어가면 현관문을 나올 때까지 거의 입을 열지 않는다.
걸려오는 전화도 없다.
나이가 들수록 더 이런 상황들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아내는 이럴 때마다 하루종일 전화 한 통 걸려오지 않는다고 투덜대고 불평을 하곤 했다.
외롭고 쓸쓸함이 찾아오고 정신력이 약한 사람은 우울증에 걸리겠다 생각한다.
내가 왜 이렇게 살았을까 ....
자주 전화하며, 만나 식사도 하고 삶을 나눌 친한 친구 하나 두지 못하고 ...
나는 누군가에게 주기만 했지 누군가로 부터 관심과 사랑을 받았는가 싶다.
그렇지 않을 것이다. 아니 그러하지 않다.
아니 그 어떤 것보다, 그 누구보다도 하나님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사랑하는 주님과 지금까지 동행하고 있지 않는가 !
그분 한분만으로 만족하며 살겠다고 다짐하며 살아온 인생 아니던가.
연약한 인생이 흔들리는 갈대처럼 작은 상황에도 우울해하고 마음이 가라앉아 있다.
조금은 한심해 보인다. 이제는 인생을 달관할 나이가 아닌가?
작은 일에 일희일비할 시기가 지난 나이다.
잔잔한 호수처럼, 심해의 고요함처럼 나의 내면도 그러기를 소망한다.
주여 저에게 기쁨을 허락하여 주소서.
무기력, 무덤덤, 즐거움이 없는 일상의 반복 ...
삶을 의무감으로 살아가지 않고 하나님이 허락하신 이 세상에서의 삶을
천상병 시인의 싯구처럼 소풍처럼 살다 가게 도와 주소서.
이것이 주님의 뜻입니다.
기쁨의 충만을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