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과 형통 사이에서
연초에 눈이 오고 비가 내려 공기는 차갑고 하늘은 맑다.
새벽기도로 한 주를 시작하고 두번째 주를 보내고 있다.
오늘 아침은 피곤한지 새벽에 일어날 수 없었다.
어제 밤 수요기도회 다녀오고 난 뒤 아내를 기다리다가 늦게 잠이 들었다.
권사기도회로 나보다 늦게 집에 들어온 아내는 도착하자마자 K권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용인즉 남편인 K 피택장로가 뇌종양이 발견되어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K집사, 피택장로는 믿음이 신실하신 분이다.
정말 안타까운 일은 K집사님의 구역에는 환자가 자주 발생한다.
이전 구역에서는 구역원이 피부암으로 돌아 가셨고,
2년 전에는 새가족으로 오신 여자 집사님이 유방암으로 돌아가셨으며
이후에 또 남자 안수집사는 혈액암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본인이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K집사는 작년에 많이 힘들어 하셨다.
왜 자기가 맡은 구역은 이런 중환자가 많은지 말이다.
자신의 탓이 아닌데 구역장의 덕이 없어서 그런것은 아닌지
자책하면서 구역장 직분을 내려놓고 싶어했다.
그렇지만 정말 구역원들이 환우와 아픔을 함께하고 같이 울며 간절히 기도하고
환우를 사랑으로 돌보며 섬기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 보았다.
구역원들이 믿음으로 더 똘똘 뭉치고 사랑으로 연합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때 집사님에게 건넸던 말이 생각이 난다.
집사님에게 감당할만한 믿음이 있으니 일어나는 일이다고 위로했다 .
집사님이니까 가능하다고 격려했다.
사실 말기 암환자를 어떻게 대하고 돌봐야하는지는 경험이 없으면 힘들다.
성경에는 사람이 감당치 못할 시험을 주시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본인이 병에 걸려
구역원들의 섬김과 돌봄과 기도를 받아야 하는 입장이 되었다.
그는 작년에 장로로 피택되어 다가오는 4월에 장로 임직을 기다리고 있다.
하나님!
왜 입니까? 또 물을 수 밖에 없다.
끝나지 않는 중환자의 발생이 집사님에게는 큰 트라우마가 될 것 같다.
사람은 연약하여 형통을 원하지 사서 고생하는 고난을 원치 않는다.
고난이 유익이라고 말은 하지만, 그리고 공감하며 동의하지만
자발적으로 고난을 자청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나도 그러고 싶지는 않다.
죄인으로 이 땅을 살아가는 동안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일들이 있다.
그중에 질병이라는 고약한 놈을 만나는 일이다.
마음이 한없이 무너진다. 아무리 믿음이 강하다고 해도 흔들림이 있다.
광야같은 인생길에 또 질병이라는 광야로 들어섰다.
언제 그 광야를 통과할 지 모른다.
광야의 가이드 되신 주님 손 붙잡고 잘 통과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이 고난을 통과한 뒤에는 정금같은 믿음의 사람으로
울산신정교회의 충성된 장로로 사역하실 수 있기를 기대하며 기도한다.
형통을 원하지만 고난을 주시는 하나님의 크신 뜻을 알지 못해
방황하고 갈등하며 번민하고 힘들어 하는 연약한 인생들이다.
치료의 하나님!
당신의 이름을 불러 간절히 기도하오니
당신의 사랑하는 아들을 돌아보시고 크신 자비를 내려주셔서
수술 잘하는 의사를 맞나고 수술 잘 받고 후유장애 없이 완치할 수 있도록
치료의 모든 과정을 인도하여 주시고 함께 하여 주시며 은혜를 베풀어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