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글쓰기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며

톨레 네움 에트 톨레 데움 2024. 5. 22. 15:28

요즘 요난히 아래배가 나온다.

그렇다고 체중이 증가하지도 않았다.

아침으로 야채와 과일, 간단한 빵 정도로 먹고 출근한다.

점심 시간이 가까와지면 허기를 많이 느낀다.

 

점심 시간에 들은 이야기

이전 근무했던 병원에 병원장을 했던 K 과장이 의식불명이란다.

그는 코로나 시기에 병원장을 4년 가까이 하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

당뇨병을 얻어 혈당 조절이 되지 않아 애를 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러다가 작년에 췌장암이 발견되었고, 항암치료 등으로 버텨왔었다.

올 초에는 두 딸을 결혼시키기도 했다. 살았을 때 출가를 시키고자 했던 모양이다. 

 

병원장이 뭐라고 그렇게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까지 해야 했을까?

솔직히 내가 보기에는 그 자리에 맞는 능력이 있어 보이지는 않았었다.

의료원장이 같은 과이다보니 추천을 했던 모양이다. 

만약 병원장직을 고사했더라면

지금도 건강하게 근무하고 좋아하는 운동하며 지내고 있을 것이다. 

섣부른 판단이지만 욕심이 부른 화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점심을 먹고 운동화로 갈아 싣고 병원 건물을 나섰다.

잦은 봄비로 산책길 주변으로 풀과 꽃들이 풍성함을 넘어 무성하다.

노란 금계, 하얀 쑥부쟁이, 보란빛 이름을 알지 못하는 꽃으로 가득하다.

노란 나비 몇 마리가 살랑 살랑 날개짖을 하며 날아다닌다. 

동천강 강물은 소리없이 흐르고, 쌓인 모래톱들이 속살을 들이내민다.

멀리 푸른 산들을 바라본다.

요 며칠 동안 안구건조증으로 불편했던 눈이 조금은 평안해졌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등줄기 흐르는 땀과 더위를 식혀준다. 

 

이런저런 이유로 차일 피일 미루던 점심시간 걷기 운동을 하면서 행복하다.

살아 있고, 건강하여 이렇게 걷고, 맑은 정신으로

자연이 주는 평안과 위로와 생명력을 누리고 있음에 말이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것들이 많다.

명예와 비교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권력으로 취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 

평범함 속에 행복이 있고, 돈으로 살 수 없는 값진 행복이 숨겨 있다.

오늘도 걸으면서 회복과 위로와 평안을 선물 받는다.

일상은 이렇게 소중한 것이다.

반복이 주는  피곤함과 단조로움, 힘듦 때문에 소중한 일상에서 벗어날려고만 하지 말자.

주말이나 휴일이 주지 못하는 일상의 가치와 소중함이 있다.

그런 소중함을 새삼 깨닫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