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글쓰기

가을의 길목에서

톨레 네움 에트 톨레 데움 2024. 9. 3. 17:24

조석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온다.

가장 무더었던 여름의 그 맹위도, '산산' 태풍의 영향과 세월의 흐름 앞에

고개를 숙이고 말았나보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에어컨을 켜지 않고 지낸다.

간간히 선풍기를 틀 뿐이다.

잘 때는 홑이불이라도 덮고 잔다.

선선히 바람이 불어와 피부로 가을임을 실감한다.

하늘을 높고 푸르며 흰 뭉게 구름이 두둥실 떠 간다.

귀청을 요란하게 때리던 매미의 울음소리가 사라졌다.

대신 각종 풀벌레 소리가 밤의 합창대로 등장했다. 

참외와 수박보다는 사과와 배와 포도에 눈길이 간다. 

 

세월은 어느새 9월이다.

한 열흘이 지나면 한가위 명절이다. 

지난 8월 악몽같은 시간이 지나갔다.

저축했던 상당액이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다.

사람도 잃고 돈도 잃어버렸다. 

사람에 대한 신뢰와 믿음도 사라졌다.

움켜쥐고 의지하던 물질을 하나님이 손에서 털어버리셨다.

노후에 대한 삶의 계획들이 순식간에 바뀌게 되었다. 

우리 때문에 딸 가정에도 경제적인 타격을 주었다.  

허탈과 허무함과 분노와 실망과 안타가운 감정들이 용광로처럼 들끓었었다. 

 

계절은 가을이다.

나의 인생도 가을이다. 

세월도 가을같다.

인류의 운명도 가을같다. 

 

[요한계시록 산책] 이라는 라브리 강의를 하기로 했다.

내가 많이 알고 잘 가르칠 수 있어서가 아니다.

내가 더 공부하고 알고 싶어서 앞께 공부하자는 의미로 시작한다.

지식이 없어서 세대주의자들을 따라 시한부종말론에 몸담았던 30대 초반 2년을 기억한다.

그 반작용으로 열심히 기독교 서적을 읽고 도 읽었다.

한 천 여권을 읽어나보다.

그래도 성경 말씀 한 구절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는 기독교 서적보다 성경 말씀 자체를 더 읽고 연구하고 공부하기로 했다.

그래서 기회가 된다면 노년에 [성경교사]가 되고 싶다. 

이제 그 시작의 발걸음을 떼어 본다.

과여 내가 할 수 있으려나 ..

이 선일 선생이 가르쳐 준 헬라어가 생각난다.

'디다스코, 휘포밈네스코'

성령께서 가르쳐 주시고 깨닫게 하시고 분별하게 하시고 기억나게 해 주시기를 기도한다.

 

이 가을에 요한계시록과 함께 붉게 물들어 가고 싶다. 

아름다운 단풍처럼 내 영혼도 아름답게 채색되어 가기를 소망해본다.

읽고 또 읽고 듣고 또 들으며 

성령께서 선하게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