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글모음

만남

톨레 네움 에트 톨레 데움 2025. 6. 11. 15:27

어제 저녁 태화강 공원을 운동 삼아 걷고 있는데 휴대폰 전화벨이 울린다.

최근 2-3년 동안 연락도 없고, 고등학교 동기 모임도 참석하지 않던 J라는 친구의 전화다.

자신이 흉통이 있다고, 진료를 받아보고 싶다고 ...

내일 진료 받으러오라고 이야기 나누고 통화를 끊었다.

 

왠지 마음에 내일 오면 복음을 전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래 내일 오면 점심이나 먹자하고 이야기를 해 놓았다.

 

우측 전흉벽 통증이었고 근골격계 통증으로 진단하고 약물 처방을 해 주었다.

그리고 병원 근처의 중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주변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울산에 와서 알게된 고교 동기동창생이다.

과거 에어컨 설치 관련 사업을 할 때는 잘 나갔었다.

그러다 IMF 때 부도를 당하고 나서 힘든 삶이 시작되었다.

거기에다가 가정에도 충실하지 못하여 아내와 다툼과 갈등이 있었고

아내가 사망한지도 10년 이상이 되었다.

여러모로 재능이 많던 동기생이었다.

그 뒤 혼자 이런 저런 일들을 하면서 두 자녀를 키웠고,

지금은 장성하여 서울에서 각자 일을 하면서 지낸다.

최근에 건설 관련 노동일을 하는데 일이 없어서 쉬고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객지로 떠돌다보니 동기 모임에도 소원해지고 최근 1-2년은 만나지 못했었다.

아마 자신의 상황 때문에 자존심 상해서인지 나타나기를 피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이야기를 하다가 최근에 본 김혜자씨가 출연한 [천국보다 아름다운] 드라마를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죽음에 대한 이야기, 천국과 지옥이야기가 본인의 입에서 흘러 나왔다.

복음을 전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때를 기다리던 참에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했다. 

나의 깊은 삶의 이야기를 오픈하면 그도 꺼내기 싫은 이야기를 꺼냈다.

우리는 둘 다 상처받은 인생들이었고, 사람에게 배신을 당한 동병상련의 이야기도 나누었다.

사람도 믿을 존재가 되지 않고 돈도 의지할 것이 못된다는 것을 

중년을 넘은 나이에 터득한 초로의 서글픈 이야기들이다. 

오후 진료 시간에 가까워질 때까지 복음에 관한 이야기들을 이어갔다.

 

아직 주님을 영접하지도 않았고 얼마나 내 말에 귀담아 들었는지 모르겠다.  

힘들면 다시 찾아 오라고, 내가 출석하는 교회에 오라고 권하고 헤어졌다.

그가 카데마이인지 카토이케오인지 난 모른다.

그러나 때를 얻든지 못얻든지 복음을 전하라 하였으니 ....

먼저 믿은 자로서 복된 소식을 동기에게 전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성령께서 그에게 복음을 전하도록 그를 나에게 이렇게 인도하시는가 싶었다. 

살면서 만나는 수많은 만남들, 인연들, 사람들...

난 얼마나 그들에게 복음을 전했던가?

앞으로 몇 명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

살면서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여러 사람들을 만날 것이다.

그 만남을 허투루 보내지 말아야겠다.

내가 살 날이 얼마나 되겠는가?

개개의 만남을 소중히 생각하고 만나야겠다. 

만남의 소중함, 기억나는 값진 의미있는 만남이 되도록 해야 한다.

시간만 죽이는 만남, 피상적이고 쓸모 없는 이야기만 떠벌이다가 헤어지는 만남이 아니라 ....

 

우연이란 없다.

오늘 만남을 소중히 생각하며 나의 지갑을 열고 음식을 대접했다. 

부디 싹이 나고 열매 맺혀지기를 바라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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