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글모음 27

봄 비 내리고

봄비가 조용히 내린다.하양게 피어나던 이팝 나무 위에도흰색과 붉은 색 연분홍빛 철축과 연상홍 위에도 소리 없이 내리고 있다. 멀리 동대산은 안개에 가려 자취를 감추었다. 인터넷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봄비에 내 마음은 감성에 젖어 자판을 두들기게 한다. 구내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계단을 걸어 내려오는데 봄비를 바라보다가 알 수 없는 곡조를 흥얼거리고 있다. 나에게 비는 늘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감성에 젖게 만드는 촉매제다.어릴 때 방문 앞 마루에 걸터 않아 바라보았던 초가 지붕 처마에서 떨어지던 빗 방울을 잊을 수 없다.음악도 모르는 나에게 오케스트라 연주만큼이나 좋았다.무심히 떨어지는 빗 방울과 흙 바닥에 튕겨 오르는 물방울들을 바라보곤 했었다.학창 시절에는 창문을 타고 흐르는 비가 좋았다...

2025년 글모음 2025.04.22

십자가를 본받는 삶으로의 결단

한국 교회의 성장은 1907년 평양대부흥 운동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이 부흥 운동은 회개를 통해 일어났다.사경회를 통해 말씀을 알아가는 가운데 성령께서 역사하시는 것에 대한 순종이었고,죄에 대한 통감이었으며, 서로에게 대한 고백과 용서와 회해의 장이었다.예수님을 믿고 나니 영적으로 각성되어 더 이상 죄의 상태에 머물러 있을 수 없었기에그 자리에서 자기 죄를 고백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역사가 일어났다.이것이 한국 교회의 사회에 대한 신뢰가 되어, 한국 교회는 급격히 성장하게 되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 교회는 신뢰를 상실해 버렸다.복음을 알지 못하기 때문인가?아니면 복음을 오해하기 대문인가?그렇지 않다 ! 사실 오늘날 한국 사회는 복음에 대한 인식이 없지 않다.예수님에 관해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

2025년 글모음 2025.04.21

주관

최근에 신경이 쓰이고 마음에 거슬리는 일이 하나 있다. 내가 근무하는 병원이 좋은 병원이기를 바란다.좋은 병원이란 어떤 병원일까?좋은 병원의 조건들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다.환자들의 입장에서 본 다면 자신의 병을 잘 낮게해 주는 병원, 의료진이 실력있는 병원친절한 병원, 시설이 좋은 병원 등이 있을 것이고,직원들의 입장에서 본 다면 좋은 시설과 복지 혜택과 자신의 수입이 많은 병원이 먼저 생각날 것 같다. 최근에 내가 근무하는 병원도 그렇고 대부분의 병.의원들의 행태를 보면과장 진료의 모습이 호가연하게 눈에 들어 온다.1백 만원 전후의 시술이나 수술 받는데 비급여, 불필요한 검사 등으로 1천 만원 이상 병원비를 지불하고 나가는 환자들을 본다.씁쓸한 입맛을 다시게 한다.같은 의사이면서도 지나치다는 생각이 ..

2025년 글모음 2025.04.19

연두빛 사랑

무채색 세상이 유채색 세상으로 바뀌고여러 가지 봄 꽃들이 피었다가 지고 내년을 기약한다.진료실 밖에 불게 피었던 동백꽃 수 십 송이가 시들어가자이제는 내 새상이다라며 연산홍이 고개를 처들어 꽃망울을 떠트리기 시작했다.  온 산천은 연두빛 세상이다.언제부터였을까 이 짧은 시간을 사랑하게 되었다.짙은 신록의 계절이 오기 전 연한  새순이 살포시 고개를 들이내밀고 세상을 향해 자신의 살아있음을 선포하는 시기 말이다.  싱싱함이 뚝뚝 떨어지고 다가가기도 조심스러운 연두빛 세상신생아들의 부드러운 살결마냥 한없이 연하고 부드러움을 상상케하는 연두빛 물결죽음이 물러가고 새 생명의 찬가가 울려퍼지는 세상그곳에 연두빛 세상이 있다.  연두색은 생명의 색이다. 시선을 멈추게 하고 심장을 고동치게 하는 세계다. 벛나무도 연..

2025년 글모음 2025.04.11

대통령 탄핵을 바라보는 외국의 시각

2024.12. 3 늦은 밤,전 윤석열 대통령은 계엄령을 선포했다. 즉각적인 국회의  계험령 해지 결의, 이어지는 대통령 탄핵 의결그리고 100일 넘게 지속된 재판 과정과 4월 4일의 대통령 탄핵 결정 지난 4개월 동안 대한민국의 엄청난 정치적 위기를 경험했다.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과 맞물려 외교적, 경제적 위기도 악화일로에 있었다. 난 탄핵 찬성과 반대의 어느 자리에도 참여하지는 않았다. 대학 1학년 때 5.18 민주화 운동으로 유발된 전 두환 정권의 계엄을 경험했었다.  두 번째 맞이하는 계엄 상황이지만 사뭇 다르다.정치, 사회적 혼란을 가져오고 국민들을 힘들게 한 계엄은 잘못되었고 그런 대통령은 탄핵이 되어야 당연하다고 생각한다.하지만 대통령이 그런 판단을 하도록 만든  야당의 지속적인 탄핵과 고..

2025년 글모음 2025.04.08

꽃비가 내리고

오전 진료가 늦게 마쳐 점심을 후다닥 먹고 병원을 나선다. 화장실 창문 너머로 낮익은 얼굴이 보인다.동강 병원에 같이 근무했던 심폐기사 박실장이 행정처장과 소다미 대표이사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얼굴이라도 보려고 서둘렀지만 보이지 않는다.다행히 택시를 타고 출발 직전에 발견하고 반갑게 악수하고 헤어졌다. 비즈니스로 병원을 찾았다 다른 약속으로 이동 중이었다.  도로를 건너 강변 산책로에 들어서자봄바람에 벚꽃 잎들이 휘날린다.봄비 대신 꽃비가 내린다. 이번 주를 넘기지 못할 것 같다.흰색이라기 보다는 연분홍 빛 꽃잎이 바닥에 쌓여 양탄자 대신 꽃탄자라고 불러야 할까 복사꽃도 붉은 빛이 옅어졌다.대신 수양버들과 가로수는 연두색이 짙어져 간다. 파크 골프장도 잔디가 올라와 제법 푸르름을 유지하고 있다.  땅에는..

2025년 글모음 2025.04.07

3월을 보내며

정말 2025년 3월은 끔직한 한 달을 보냈다. 지옥 산불로 정의할 만큼 이 땅에 가장 큰 산불로 기록될 것이다.75명의 사상자를 내고 엄청난 면적을 태웠으며, 수많은 이재민을 만들어 내었고경상도를 집중적으로 일어났으며, 동시에 31건의 산불이 발생한 것도 특이하다.  다행히 한주 만에  주불이 진화되어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주범은 기후온난화가 주범이고, 인간의 안전불감증과 방심과 안일함이 문제이며인간의 어떤 노력보다도 한 번의 비가 진압의 가장 큰 공로자였다.화재 진압 가운데 여러 사연들이 들려온다.빛과 소금같이 살았던 화재 진압 헬기 조종사의 이야기는 마음을 울린다.  요한계시록 라브리 강의가 시작되었다.이번에는 쉽지 않고 여러가지로 마음 고생을 한다.이##집사의 노우호 목사로부터 받았던 강으로 가..

2025년 글모음 2025.04.01

지옥 산불

며칠 전에 시작된 산불이 진화되지 않고 바람을 타고 확산되고 있다.살아오면서 전국에서 하루에 31건의 산불이 발생한 것은 처음 경험한다.살고 있는 울산에도 두 건의 산불이 완전히 진화되지 않고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마음 같아서는 화재 현장에 달려가 산불진화에 참여하고 싶다. 한 사람의 부주의와 안일함이 의성, 안동,영덕, 영주로 번지고15명의 사상자를 내고 수많은 건물과 산을 불태우고 활활 타오르는 불길은 강한 바람을 타고 도깨비불처럼 이리저리 날라다닌다.산청에서 시작된 불도 진주, 하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싱크홀로 사람이 죽고 안전에 대한 염려와 불안을 키운다. 무엇 하나 안전해 보이지 않는다. 집에 불이 났던 것을 경험한 사람은 알 것이다.불은 모든 것을 태워 집어 삼켜버린다.불이 지나간 ..

2025년 글모음 2025.03.26

색의 전환

무채색 세상이 유채색 세상으로 변했다. 앙상한 가지 사이로 갈색의 민낯을 드러내던 산하가매화-산수유-목련-개나리-동백꽃-벛꽃으로 이어지고하루가 다르게 수양버들은 푸르름을 더해간다.  마른 대지 위에 벌건 불꽃이 전국에 31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피어올랐다.대통령 탄핵 정국이 혼란의 안개 속에 간힌 것처럼전국 곳곳이 산불 연기로 뒤덮혔다. 소수의 부주의와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빚어진 산불다수의 피해와 여러 명의 인명 피해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가져왔다.소수 정치가들의 정치적 야욕 때문에 빼았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들의 싸움이이 나라를 정치적 혼란과 위기 속으로 몰아넣었다.이들에게 놀아난 국민들은 두 진영으로 갈라지고서로를 적으로 생각하며 비난하고 헐뜯는다.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2025년 글모음 2025.03.24

진정 봄은 오는가

어느 시인의 노래처럼 정말 봄이 오는가 묻고 싶다.그러나 봄은 이미 왔다. 어제 밤 멀리 주차한 곳으로 이동하면서 매화가 아름답게 피어 있음을 발견했다.진료실 창문 밖에는 동백꽃 꽃몽우리가 금방이라도 붉게 터뜨릴 기세다.완연한 봄 날씨에 점심 시간 동천강변을 걸어도 취위보다는 등과 겨드랑이에 땀이 베어 나온다. 대한민국의 정치의 봄은 오지 않았다.더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완충지대는 없어져만 가는 것 같다.감사원장과 검사들의 탄핵이 기각되자 한 치 앞을 판단할 수 없는 지경이다.헌재의 판결 이후가 더 염려스럽다.양 진영이 과연 결과에 얼마나 승복할까?무리한 고소와 탄핵으로 촉발된 계엄 선포가 정국을 어두운 밤으로 몰고가고 있다.세계적인 경제의 위기 앞에 힘을 모아 대처해도 부족할 지경인데국론이 분열되어 안..

2025년 글모음 2025.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