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조용히 내린다.하양게 피어나던 이팝 나무 위에도흰색과 붉은 색 연분홍빛 철축과 연상홍 위에도 소리 없이 내리고 있다. 멀리 동대산은 안개에 가려 자취를 감추었다. 인터넷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봄비에 내 마음은 감성에 젖어 자판을 두들기게 한다. 구내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계단을 걸어 내려오는데 봄비를 바라보다가 알 수 없는 곡조를 흥얼거리고 있다. 나에게 비는 늘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감성에 젖게 만드는 촉매제다.어릴 때 방문 앞 마루에 걸터 않아 바라보았던 초가 지붕 처마에서 떨어지던 빗 방울을 잊을 수 없다.음악도 모르는 나에게 오케스트라 연주만큼이나 좋았다.무심히 떨어지는 빗 방울과 흙 바닥에 튕겨 오르는 물방울들을 바라보곤 했었다.학창 시절에는 창문을 타고 흐르는 비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