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1. 26. 수요일
어제는 월급날이었다.
아내가 전화를 해서 당신 월급날이니 외식을 하자고 한다.
그러자고 하고 퇴근해서 [김가네 숯불식당]으로 갔다.
평일이라 그런지 손님이 우리 포함 탁자 3개에 6명뿐이다.
한 테이블에 두명씩, 부부들이 앉아 고기를 굽고 먹는다.
모두 60대 중.후반의 부부 들이다.
한 테이블은 소주를 들이키며 대화가 끊이지 않고 계속된다.
한 테이블은 조용히, 거의 대화 없이 양념갈비를 굽고 된장에 밥을 시켜 먹고 일어선다.
우리도 이 두 테이블 사이에 앉아서 생삼겹살을 구워 먹고 일어섰다.
이 가게에 이렇게 손님이 적을 때가 드물어서 의야했다.
평일이어서 그런가보다. 주말이면 붐비는 식당, 거리가 되었다.
맛있게 먹었다. 대부분의 반찬과 야채를 다 먹고 빈그릇만 남겼다.
둘이서 삼겹살 3인분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된장에 밥을 먹으면 적당하고 포만감이 밀려온다.
카드로 결제하는데 36,000이 찍혔다.
명세기 의사인데 ...
좀 더 비싸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도 있지만,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먹지 못했다고 해서 아쉬운 마음, 서글픈 마음이 전혀 들지도 않는다.
무엇을 먹든 어디에서 먹든 맛있게 먹고 배부르면 그만이다.
어제는 사우나도 휴일이라 둘이서 조금 걷다가 집에 들어가기로 하고 걸었다.
저녁은 제법 쌀쌀하다. 마스크를 하고 옷깃을 여민다.
벚나무 단풍도 대부분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광장에는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되어 있고 장식한 전구 불빛이 환하게 빛나고 있다.
저녁에 산책하는 사람들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초저녁인데 인적이 뚝 끊겼다.
한적한 길을 걸었다.
그냥 집에 가기가 아쉬워 태화교회 리즈 카페에 들러 따뜻한 차 한잔 씩을 시켰다.
카페에도 손님이 거의 없다.
둘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카페를 나선다.
하나로 마트에 들러 올 해 풍년인 감과 토마토와 물김치 담기 위해 배추 반 포기와
500ml 부산우유 한 병,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간식인 빠다 코코넛을 한 박스 사서
가슴에 안고 집으로 향했다.
단촐한 저녁 외식의 우리들 모습이다.
자식들은 성장하여 떠나고 은퇴 전.후의 중년 부부들의 삶의 모습들이다.
둘만 사는 부부들은 집에서 밥을 하기 싫으면 밖에서 외식을 한다.
간편해서 좋다. 단지 카드 결제만 하면 되니까.
주부들은 음식 준비, 식사, 설거지 등 뒷정리 등을 할 필요가 없어서 시간이 많이 남는다고 좋아한다.
남편들은 고생하는 아내를 배려한다고 잘 따라 나선다.
최근에 중년 부부들만 사는 가정의 흔한 외식 문화가 되어 간다.
나이가 들면서 아내가 점점 소중해진다.
혼자 있을 때보다 많은 말을 하고 대화를 했다.
고독에 익숙해지는 나이가 찾아 오겠지만 아직 준비도 안 되었고 낯설다.
외식이 거창하지 않다. 특별하지도 않다.
이런 저런 이유들로 외식이 잦아진 요즘 시대이다.
다른 가정에 비해 외식을 자주하는 편이 아니다.
아내가 딸내집에 가고 없어도 집에서 혼자 식사를 해결한다.
혼자서 식당에 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어디서 무엇을 먹느냐가 그렇게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는다.
가끔 아내가 맛집으로 데려가는 경우가 있지만 말이다.
무엇이든 잘 먹고 맛있게 먹지만 그뿐이다. 그것이 전부이다.
일부러 맛집을 찾아 맛있는 음식을 먹으로 검색하고 찾아 나서지는 않는다.
그러다보니 손님 접대를 하기 위해 좋은 음식점을 고를 때는 애를 먹는다.
무엇을 어디서 먹는가도 의미있는 것이라면 중요한 일이겠지만
나에게는 함께 식사하는 것 그것만으로 충분하고 만족한다.
어린 시절에는 외식이라는 것을 상상할 수도 없었다.
아니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는 외식한 기억이 없다.
결혼해서도 외식은 한 달에 한 두번이 고작이었다.
나이가 들수록 외식이 잦아졌지만 다른 집에 비하면 매우 적게 하는 편이다.
단촐한 외식과 차 한잔
소소한 행복함을 누린 시간이었다.
이것이 소확행이리라.
중년을 넘어 초로의 인생길로 접어들지만 아직은 집밥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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