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색 사랑 2021. 03. 18
바람은 같은 바람인데
겨우내 불던 차갑고 몸을 움츠리게 하던
그 바람은 어디로 가고
가슴을 열어 제치고 깊은 숨을 들이키게 하는
포근하고 따뜻한 바람이다.
봄바람은 놀라운 능력이 있어
외투를 벗기고,
두꺼운 옷들을 가벼운 것으로 갈아입게 한다.
완연한 봄이다.
성질 급한 벚나무는 벌써 바람에
꽃잎을 날려 보내고 있다.
어디서 알고 찾아왔나.
벌들이 날고, 나비가 사뿐 사뿐 날개 짓을 하며
꽃봉오리들을 날라 다닌다.
도로변에는 개나리가 노랗게 장식을 하고
강 건너 목련은 흰 눈이 소복이 쌓인 것 같고
강둑에 싸리는 하얗게 피었다.
강변에는 이름 모르는 꽃들이 속속들이
피어나고 있다.
무겁고 생기 없던 무채색들이
수양버들의 치렁치렁 드리운
연두색 줄기처럼
밝고 생명력 넘치는 유채색들로
변하고 있다.
강변을 걷다가 강가에 검은 띠가 이어져
걸음을 멈추고 자세히 보니
100m 이상 수천 마리가 넘는 물고기가
떼를 지어 강물을 거슬러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저들도 봄나들이 나왔나?
산과 들은 점점 연두색 세상이 될 것이다.
신록도 좋지만 연한 연두색이 주는
매력이 어찌 그리 좋은지..ᆢ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약동하는 생명의 상징과도 같은
연두색 세상이 가슴을 뛰게 한다.
자연은 이렇게 인간들에게
좋은 기운과
행복을
선물해 주고 있다.
나의 연두빛 찬가는
인간 몸의 찬가요
자연 만물의 찬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