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력 시대
재야생화되는 지구에서 생존을 다시 상상하다
제러미 러프킨 / 안진환 옮김 / 민음사
작가 : 제레미 리프킨(1945.1.26. ~ 현재, 미국 경제학자)
현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 · 사회사상가이자 미래학자.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경제,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하며 미래 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 왔다.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차 산업혁명으로의 전환에 나선 유럽연합과 중국이 경제 계획을 수립하는 데 주요한 설계자로 기여했으며, 미국의 인프라 구축 및 개선 계획과 관련해 미 상원 다수당의 리더인 찰스 슈머의 고문으로도 활동했다. 와튼스쿨 최고경영자 과정 교수(1995-2010)를 지냈으며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목소리”라는 주제로 《허프포스트》가 수행한 글로벌 설문 조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 사상가 1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글로벌 그린 뉴딜』, 『한계비용 제로 사회』, 『3차 산업혁명』, 『공감의 시대』, 『소유의 종말』, 『수소 혁명』, 『유러피언 드림』, 『노동의 종말』 등을 포함해 21권에 이르는 그의 저서는 전 세계 35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출처 : 알라딘
서론
바이러스가 계속 출현하고 기후가 따뜻해지고 있으며 지구는 야생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우리는 오랜 세월 자연계를 인간 종에 적응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제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자연계에 적응해야 하는 굴욕적인 운명을 직면하고 있다. 인간 종은 현재 주변에서 벌어지는 대혼란에 대책이 없는 상태다(9)
진보의 시대 전체를 이끈 시간적 지향의 근본은 ‘효율성’이다. 즉 천연자원의 착취와 소비와 폐기를 최적화하고, 그렇게 해서 자연 전체가 고갈돼도 사회의 물질적 풍요를 점점 더 빨리 증진한다는 임무다. 우리 개인의 시간적 지향과 우리 사회의 시간적 박동이 효율성이라는 원칙을 중심에 두고 있었다. 바로 이것이 우리를 지구의 지배적인 종으로 그리고 지금은 자연계의 파멸로 이끌었다.(12)
진보의 시대가 효율성에 발맞춰 행진했다면, 회복력시대에 시간의 안무는 적응성에 발을 맞춘다. 효율성에서 적응성으로 넘어가는 시간의 변환은 자연계에 대한 분리와 착취에서 지구를 움직이는 수많은 환경적 힘과 함께 되돌아가는 쪽으로 인간 종을 안내하는 재진입 카드로서, 점 점 더 예측할 수 없는 행성에서 인간의 작용을 재배치한다.(12)
야생으로 돌아가는 지구가 우리의 집단적 패기를 시험할 것이다. 우리가 회복력 시대인 오늘날 시작한 이 여정이 우리를 집의 주인이 아니라 동료 생물들과 같은 처지에서 집을 공유한다는 생각으로 움직여야 할 것이다(18)
1부 효율성 대 엔트로피 : 현대성의 변증법
1장 마스크, 인공호흡기, 화장지: 적응성이 효율성보다 중요한 이유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효과적으로’를 ‘효율적으로’와 사실상 같은 말로 여겼으며 그것이 바로 호모 이코노미쿠스(경제적 인간)가 추구하는 사회가 지향하는 목표다.
지난 2세기 동안 상업생활 구조의 토대로 삼은 경제적 질서 ;효율성‘ 그래서 기업들은 물류, 제조 공정을 통해 운영 전반에서 비용을 절감해 경쟁에 살아남고 점점 더 ’효율적‘으로 되었지만 ’회복력‘은 떨어지고 예기치 않은 사건에 취약해지는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
대중의 효율성 거부 세계화가 불러온 효용성이 ”상충관계“에 있으며 ”불가피함“을 이해하는 한편 ”효율성이 증가하면서 회복력은 감소하는“ 필연적인 결과가 따랐다(갤스턴) ”경쟁 우위의 핵심 원천으로 남아 있는 효율성 향상을 끊임없이 추구한다는 원칙에 따라 시장의 개별 행위자가 내리는 결정은 회복력이라는 공익을 적절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을 낳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역사상 가장 효율적이라고 할 만한 경제 엔진을 창출했지만 회복력의 결핍을 불러왔다.
산업 자본주의에 대한 고찰 자본주의 이론과 실천의 운영수단으로 오랫동안 신봉된 효율성이 경제와 사회의 위험을 키우며 그에 따르는 취약성에 대한 책임이 크다.
효율성 대 적응성, 생산성 대 재생성에 대한 이 모든 이야기가 코로나19 팬데믹과 더불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공급망과 물류, 완충재고의 붕괴에서 비롯된 일시적인 행동화일 뿐인가?
과학의 경이와 수학의 정확성, 생활의 편리를 돕는 새로운 실용 기술, 사회의 경제적 안녕을 증진하는 자본주의 시장의 유혹, 이 세가지 지표 위에 진보의 시대(시장에 기초한 자본주의 경제에 과학과 기술을 활용해서 인류의 물질적 안녕을 향상하는 것)가 자리 잡았다.
2장 테일러주의와 열역학 법칙
효율성이라는 복음을 창시한 프레더릭 테일러(1911년 과학 경영론)
테일러는 경영진이 생산과정의 모든 단계에서 모든 노동자의 거의 모든 움직임을 통제하게 하는 분업 시스템을 고안했다. 테일러주의는 공장에서 작업의 실행, 관리, 계획을 분리하고 그 작업을 더 단순한 부분으로 나눠 각각이 생산과정의 효율성을 높이는데 협력하도록 편성한다는 가장 중요한 원칙 하나에 기반을 두었다. 공장의 작업현장에서 모든 요소가 효율성 개선이라는 기준에 따라 지속적으로 성능을 측정하고 비용편익분석으로 가치를 계산하는 대상, 즉 과학적으로 관리되는 거대한 기계의 구성 요소로 여겨졌다.
효율성이라는 복음 테일러의 내러티브가 탁월했던 이유는 원래 기계의 성능에 관한 공학 용어인 효율성이라는 말을 쓰면서도 그것을 과학에 연결해 삶의 모든 측면에 적용할 수 있다고 강조함으로써 교육받은 중산층이 뚜렷이 인식할만한 타당성을 확보하는 데 있었다.
가정이 테일러주의를 사회전반에 도입하는 출발점이었다면 학교 시스템은 효율성 의제의 교사이자 안내자이자 중재자 집행자가 되었다. 학교를 공장의 이미지로 재창조하고 아이들을 작은 테일러 추종자로 만들어 ’내일의 세상‘에서 그들을 기다리는 기회와 도전에 대해 준비시키는 데 과학 경영의 원칙이 활용되었다. 이에 대해 대중매체가 테일러주의를 더욱 따르도록 부추겼다
잘못 읽은 세상의 이치: 위대한 사상이 우리를 어떻게 타락 시켰나 산업화 시대에 전 세계 표토의 3분의 1이 황폐해졌다. 과학자들은 지구상의 인류를 먹여 살릴 수 있는 표토가 60년 분량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한다. 과학자들은 또한 기후변화가 대멸종을 촉발해 앞으로 80년 안에 기존 모든 종의 50%까지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책임의 상당 부분이 경제적 이익을 증진하고 인류의 안녕을 보장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라는 명목하에 세계 경제의 작동방식에 대한 내러티브를 제공한 과학계와 경제학계와 재계에 있다.
데카르트는 제한받지 않으며 수학으로 무장한 인간의 사고가 여기 지구에서 존재에 대해 질서 있고 예측 가능하며 스스로 영속하는 기계적 유사체를 창조할 수 있다고 믿었다(기계적 우주론)
데카르트의 열렬한 지지자이면서 만유인력 법칙과 세 가지 운동 법칙(관성의 법칙, 가속도의 법칙, 작용 반작용의 법칙)을 밝혀낸 뉴턴에게 물질과 운동의 우주는 질서정연하고 계산할 수 있으며 자발성이나 예측 불가능성의 여지가 없었다. 뉴턴은 수학을 세상을 이해하고 착취하기 위한 과학으로 만든 것이다. 계몽주의 시대를 수학화 했고 수학은 이어서 진보의 시대를 위한 발판을 제공했다.
열역학 법칙: 게임의 법칙 열역학 제1 법칙 우주의 모든 에너지가 일정하며 빅뱅으로 우주가 탄생한 이래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즉 에너지는 생성되거나 소멸될 수 없다는 것이다. 우주의 종 에너지는 시간이 끝날 때까지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우주의 총에너지가 일정해도 에너지의 형태는 늘 변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형태에서 사용할 수 없는 형태, 한 방향으로만 바뀐다.
열역학 제2 법칙 : 에너지가 항상 뜨거운 것에서 차가운 것으로, 응집된 것에서 분산된 것으로, 질서에서 무질서로 흐르며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의 경과를 나타낸다고 말한다,
에너지가 분산되어 남지만 대부분 쓸 수 없게 되는 상황 – 엔트로피(무질서한 정도의 척도)
기존 경제학의 치명적인 결함은 시간이 가역적이라는 뉴턴식 평형 세계관에 여전히 묶여 있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평형 패러다임과 엮인 경제학은 가용 에너지에 대한 모든 착취가 단기적 이익을 주지만 장기적으로 더 큰 엔트로피 손실을 대가로 치르게 한다는 비평형 열역학을 다룰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경제학의 수학화를 둘러싼 열정에 따라 신고전주의 경제학자들은 작용하는 힘과 반작용의 힘, 끌어당기고 밀어내고 항상 평형으로 돌아가는 힘으로 구성된 기계적 우주론에 끈질기게 매달렸다.
프레더릭 소디는 열역학 법칙을 맹목적으로 무시하고 뉴턴 중심의 평형이론에는 덮어놓고 집착하는 경제학자들의 행태가 경제 관행의 실질적인 토대에 반할 뿐 아니라 문명과 자연계를 모두 위험에 빠뜨리는 치명적인 경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프리고진(벨기에 화학자) 이 모든 이론적 구성에서 공통점은, 바로 우리가 자연을 다루는데 한계가 있음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시간을 초월한 기계적 우주론에 얽매여 자연을 이용하는데 몰두하고 ’천연 자원‘을 잠깐의 난장판으로 옮기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새로운 기술적 수단을 찾는데 집착하며 늘 비용편익분석과 수익증대에 동의하는 경제 체제하에서 우리가 살아온 결과는 무엇인가? 열역학 용어로 말하자면, 산업 자본주의 250년 통치 동안 거둔 단기적인 경제적 이익은 영겁의 시간 동안 부정적인 외부효과와 흔적을 남길 장기적인 엔트로피 청구서와 비교할 때 극히 미미하고 덧없을 뿐이다.
3장 현실세계 : 자연의 자본
위대한 유산: 농업의 녹색혁명 노먼 볼로그 박사의 녹색혁명은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를 필두로 모든 동남아시아 그리고 나중에는 아프리카와 여타 개발도상국에서 농업생산의 효율성을 극적으로 증가시키려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HYV 종자(질병에 저항력이 높고 더 빨리 성장하도록 개발된 종자)에 내장된 효율성은 막대한 환경비용을 낳아 아시아를 비롯해 여러 지역의 농업지대를 더욱 가난하게 만들고 토양을 심각하게 악화시켰으며 수천년에 걸쳐 진화한 토양시스템의 화학적, 생물학적 특성을 크게 훼손했다.
어느 누구도 독립적일 수 없는 우리는 그저 우리를 둘러싼 세계에서 얻어내며 공생하는 관계에 참여하는 주체일 뿐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의 효율성이 높아질수록 우리의 생태 발자국과 엔트로피 청구서가 늘어난다. 우리가 효율적이 될수록 부정적인 외부효과와 양성 피드백의 고리가 확실해진다.
신데믹 시대 메릴 싱어(코네티컷 대학 의료인류학자)는 두 가지 이상의 전염병이 겹쳐서 발생해 양성 피드백을 창출하고 부정적인 외부효과를 급증시키는 현상을 설명하려 고안한 말이다.
녹색혁명의 부정적 외부효과가 새로운 슈퍼 신데믹의 전개에 실로 주요한 구실을 했다. 비만과 영양결핍과 기후변화가 결합해서 신데믹, 즉 전염병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킨다. 이것들이 같은 시간대에 같은 장소에서 발생해 상호작용하며 복잡한 후유증을 일으키고 근원적인 사회적 원인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미국 질병토제예방센터는 항상제 필요치 않은 감염에 대한 주의 차원의 항생제 처방 늘어나고 항생제 과다처방의 문제를 염려했다.
코로나 19 감염병이 일으킨 폐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 사용이 급증하고 있으며 이것이 내성균의 돌연변이를 가속화 해 기존 항생제 무기고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인류에게 재앙 같은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비용편익을 분석할 때 인과관계를 제한적으로 보는 우리의 지나치게 단순한 개념상 겉보기에는 해로울 게 없는 듯해도 장기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서로 연결되는 부정적 외부효과의 폭풍을 촉발할 수 있다.
화석연료 시대 사람들 석탄 매장지를 한정된 에너지의 저장고로 활성화하고 200년도 안 되는 기간에 그것을 남용해서 진보의 시대를 창출한 역사의 이면은 어떤가? 지구 생명체의 미래를 위협하는 지구온난화 배출의 형태로 엔트로피 청구서가 남았을 뿐이다.
효율성을 중심에 두고 부정적인 외부효과의 열역학적 함의에 대한 인정을 완강히 거부하는 시장 평형 이론과 합리화 과정의 단점을 감안할 때, 오늘 우리에게는 경제 그리고 더 중요한 인간 행위의 본질에 대한 전면적 재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개념을 인식하는 방법부터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인정하건대 시간과 공간에 대한 우리의 오랜 관념은 우리가 처한 위기와 동떨어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인간 의식의 이런 원초적 좌표를 이해하게 된 방식을 재평가하는 것이 우리 집단적 인간성을 합리성과 효율성의 독에서 해방하는데, 그리고 다가오는 회복력 시대에 더 잘 어울리며 적응하고 공감하는 삶의 방식을 찾는 데 꼭 필요하다. 시간과 공간 속 우리 존재 자체를 재고하는 것은 예측할 수 없으며 재야생화 되는 지구에서 우리 종이 진로를 바꾸고 번영하는 법을 배울 마지막 최고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2부 지구의 자산화와 노동력의 빈곤화
4장 대혼란: 지구의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클로저
기계식 시계와 미술의 선형 원근법: 역사를 바꾼 뜻밖의 결과 베네딕트 수도회는 모든 수사가 정해진 일과와 활동을 조화롭게 준수 하도록 하기 위해 로마 시간을 다시 도입하는데 이것이 기계식 시계의 발명이다. 그 이후 시계가 모든 광장의 중심이자 일상적인 상업과 사회생활의 조정자가 되었다. 이와 함께 상업 생활을 비롯해 생활일반이 점점 더 효율적으로 변해 정확성뿐만 아니라 정밀성도 요구하게 되었다. 1577년에 분침이 도입되고 초침이 더해졌다.
시계는 대중이 일출과 정오, 일몰로 측정되던 자연의 시간에서 벗어나 일정한 박동을 보여주는 기계적 시간 쪽으로 가도록 꾸준히 방향을 잡아 주었다. 정확하고 주의 깊게 동시에 움직여야 하는 공장 생산 시스템에 적응하는 것을 극도로 효율적인 문명으로 가는 길의 이정표였다.
베네딕트회 자신들의 발명을 통해 중세 기독교 국가의 신학적 세계관을 궁극적으로 약화하고 더 효율적인 세속 활동을 촉진하는데 기여 할 뜻이 없었지만 경제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전체 자연계에 대한 이용과 소비의 효율성을 증가시킨다는 기계론적 전망에 이바지하게 되었다.
한 세기도 지나지 않아 피렌체의 건축가이자 예술가인 필리포 브루넬레스키가 시도한 미술의 선형 원근법은 인류가 공간을 인식하는 방식을 바꾸는 도구가 된다. 공간적 지향을 바꾼 상상은 과학적 방법의 탄생과 공간의 수학화에 영감을 주고 현대적인 지도를 제작하는 데 도구와 기법을 제공하므로 인류가 지구에 울타리를 치고 사유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술 분야에서 일어난 원근법 도입의 가장 변혁적인 측면은 아마도 그것이 인간 의식의 전환에 이르는 방식을 주도했다는 데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후대 사람들은 관찰자의 ’보는 눈‘으로 세상을 생각하는 준비를 했다. 시선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평가와 크기 조정, 포획, 수용, 사유화의 잠재적 ’대상‘이 되었다.
조용한 의사소통: 사회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 인쇄혁명은 시간적으로나 공간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글을 통해 조용히 소통하게 했고 대양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탐험의 물결 및 인클로저 대상으로 삼을 새로운 공간의 발견을 가능하게 하는 데 중요한 구실을 했다. 해양 교역로의 발견과 해안선 및 육지에 대한 설명을 인쇄된 지도로 표준화 할 수 있었으며, 뱃사람들이 이것을 이용하여 더 정교하게 항해할 수 있었다. 표준화된 지도가 16세기부터 해양 여행과 새로운 땅의 식민지화, 상업 무역 등의 시간효율을 극적으로 높였다.
석탄 채굴과 중기 배출 1698년 토모스 세이버리 증기펌프 발명하고 1776년 와트의 증기기관 특허, 1780년 면화 사업의 생산공정에 처음 사용된 석탄 연소 증기기관은 곧 다른 산업으로 확산 되었으며, 1804년 영국의 철로에 증기기관차 배치되어 증기기관차는 시간과 공간의 속도와 효율성 면에서 속도가 빨라졌다. 에너지와 이동성의 강력한 혁명이 일어난 것이다.
새로운 유형의 의사소통과 새로운 에너지원, 새로운 이동과 물류 방식의 결합이 불러온 시간과 공간의 압축은 경제활동과 사회생활, 거버넌스를 움직이고 소통시키며 적어도 유럽과 미국에서는 1890년대까지 효율성을 사회의 지배적인 주제 자리에 올려놓았다.
시간의 표준화 모든 지역이 저마다 입맛대로 시간을 설정해 철도운송과 물류에 악몽을 불러일으켜서 국가와 대륙, 세계에 상업과 무역을 위해 시장을 창출하려면 시간과 공간 체계의 변화가 필요했고 대담한 해결책이 제안되었다. 전 세계 시간대를 설정해 시간을 탈사회화하고 탈지역화 하는 것이었다.
1912년 그리니치 본초자오선이 공식화됨으로 단번에 지역의 시간성과 지구의 리듬에서 분리된 시간은 새롭게 세계화한 경제에서 상업과 물류와 교역에 기여 하게 되었다.
시간과 공간을 재구성하면서 인류는 지구의 거대한 권역은 물론이고 화학과 물리학, 생물학을 구성하는 지구 여타 작용까지 인클로저의 대상으로 삼고 부분적으로 사유화하고 이용하는데 성공했다. 우리 종은 그렇게 지구에 존재한 그 짧은 기간에 유례없는 효율성이 주도하는 쾌락주의적 열정으로 모든 것을 사로잡고 약탈하고 소비했다.
5장 궁극의 약탈: 지구의 권역, 유전자 풀, 전자기 스펙트럼의 상품화
지구 권역의 자산화 로크는 사유재산권이 빼앗을 수 없는 자연권이라고 주장했는데 지구의 공유지에 대한 지배를 신의 위대한 존재 사슬을 토대로 함께 지는 의무에서 인류 공동체의 방해 없이 지구의 일부를 소유할 수 있는 각 개인의 권리로 바꿨다.
진보의 시대에 우리 종은 생명체가 출현하고 진화하는 지구의 기초를 구성하는 이 중요한 권역들을 손에 넣고 효율성이라는 명분으로 상업적 착취를 위해 조작할 수 있는 자산으로 만들어 버렸다.
암석권: 우리가 걷는 땅 암석권은 지구의 단단한 부분으로 상부 맨틀과 지각을 포함한다.
토양권은 바위, 표토, 물, 공기와 생명이 있는 유기체가 상호작용하는 살아 있고 호흡하며 끊임없이 진화하는 경계층이다. 이 복잡한 상호작용은 자연 서식지에 질서를 부여하며 우리의 식량과 물의 질을 포함해 생명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자원의 유용성을 결정한다.
19세기 후반 농업의 기계 혁명과 20세기 화학 농경, 21세기 유전자조작 농경의 출현으로 모든 대륙의 토양 기반에 막대한 피해가 생겼다. 역사상 처음으로 침식에 따른 표토 손실 속도가 토양 형성 속도를 넘어섰으며 토양은 큰 위협에 처한 천연자원이다.
토양감소의 또 다른 원인은 가축방목으로 세계 초원의 20%가 황폐해지고 있다
지구 표면의 95%가 인간의 손에 변경되었다. 삼림 벌채와 인간 정착, 광업, 운송 및 도로 체계도 토양 손실의 주요 원인이다.
수권: 물의 사유화 수권은 바다와 호수, 강, 지하 대수층은 물론이고 대기 중의 구름과 안개 등 지구상의 모든 물을 포함한다. 1400년대 스페인과 포르투칼의 싸움은 바다의 일부를 인클로저 대상으로 삼고 그에 대한 주권을 주장하는 새로운 현상 대두되었고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를 지배하는 초강대국이 된 미국이 대륙붕 해저에 존재하는 모든 가스 및 석유 매장지와 광물에 대한 관할권을 주장했다.
1982년 유엔에서 전 세계 국가들이 참여한 협약으로 해양법을 제정하고 각 국가에 연한 19킬로미터에 대한 주권을 부여했을 뿐 아니라 연안에서 최대 200해리를 배타적 경제수역으로 지정해 각 국가가 해양과 해저 및 하층토의 생물과 무생물 자원에 대한 ’탐사, 개발, 보존, 관리‘를 위해 주권을 행사할 수 있게 했다. 그 후 각 나라들은 세계 해양 지역의 약 35%를 인클로저 대상으로 삼았다.
지구 생명체의 기본 물질인 담수도 인클로저를 통해 사유화되고 있다. 담수원의 사유화는 정치적 합의 뒤에 더욱 본격화되었다. 더 안 좋은 위생 서비스를 받으며 더 높은 물 가격을 부담해야 하는 현실이며, 우리가 상수와 위생 서비스를 이용할 권리는 기후변화가 심해지면서 더욱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할 것이다
유전자풀의 상품화 상업적 목적을 위해 생명계의 유전자 프로그램을 재구성 하려는 유전자 열풍은 1980년 최초의 유전자조작 생명체에 대한 특허 승인으로 시작되었다.
세계적인 영농,생명과학 기업들이 유전자조작 종자에 대한 특허를 확보하고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기본 식량원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기 시작하자 식물 유전학자와 농부들이 특히 격분했다. 수천 년 동안 추수기면 농부들은 다음 계절에 심을 새 씨앗을 모았지만 유전자 조작종으로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생명공학 회사들은 유전공학이 건강한 식물과 동물을 키우는 효율적인 수단을 추구하므로 선한 힘이라고 주장한다. 점점 더 많은 과학자들이 인간 개체군에서 해로운 유전자를 제거하고 심지어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개선하는 강화 유전자를 추가하는 것까지 지지한다. 하지만 생명공학 산업이 선전하는 단기적 효율성 향상은 필연적으로 더 심각한 부정적인 외부효과를 수반한다.
오랜 세월에 걸쳐 진화하고 적응해온 각 생물 종의 복잡하고 미묘한 유전적 관계를 거의 이해하지 못한채 이른바 해로운 형질을 제거하기 위해 식물과 동물과 인간의 생식계열에서 유전자를 전달해 내는 효율성의 급격한 증가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정적인 외부효과를 내포 할 수 밖에 없다.
전자기 스펙트럼의 이용:GPS, 지구의 글로벌 두뇌와 신경계 1989년 미국 정부는 최초의 지구상위치 측정 시스템 위성을 궤도에 진입시키고 1995년 완전한 작동 능력에 도달한 GPS 위성 33개를 시작으로 GPS는 지금까지 고안된 것 중 가장 큰 감시체계의 핵심으로서 인류 대부분의 존립 자체가 달린,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면을 관리하고 조정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GPS는 잠재적으로 인류 가족 전체를 동료 생물 및 암석권, 수권, 대기권, 생물권과 연결해 인류가 역동적인 지구의 본질적인 내부 작용에 재합류하도록 조정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을 보면, 시간적, 공간적 관계에 대한 GPS의 연출이 우리 지구의 작용 및 리듬과 한때 친밀하던 관계에서 우리 종을 분리하는 동시에 우리 개인적, 집단적 행위와 관련된 감각을 초기 상태로 되돌린다는 증거가 늘고 있다.
삶의 다른 길과 마찬가지로 점점 더 기술적으로 매개되고 디지털로 연결되고 GPS 안내가 우리를 편하게 하고 더 효율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돕는 세상에서 우리는 인지능력이 위축되고 주체성은 잃어버리게 하며 공간 속 움직임에 대한 감각이 GPS 공간 및 시간 안내의 보호와 관리하에 들어가 버린 것이다.
인간 두뇌의 재배선 가상 세계에 장시간 몰입하는 것이 인간의 인지뿐만 아니라 뇌의 배선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디지털 세대 어휘력과 문해력 급격히 떨어진 조사 결과가 있다. 모든 가상의 의사소통은 사용자의 짧은 주의 집중 시간에 부응하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다른 사람과 효과적으로 의사소통하고 복잡한 사고를 표현하는 능력에서 주체성이 없어져 길을 잃는다. 이렇게 인터넷 접속으로 얻는 효율성 증가와 인지 주체성 상실의 상충 관계를 보여 주는 보고서와 여타 보고서는 당연히 이유 있는 불안감을 조성하며 현재 및 미래 세대가 새로운 의사소통 매체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포괄적으로 재고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알고리즘 거버넌스: 알려진 아는 것, 알려진 모르는 것, 알려지지 않은 모르는 것 알고리즘(과거의 욕구와 성향을 기반으로 소비자가 인지하기도 전에 잠재적인 욕구를 예측하는 것)의 문제점은 알고리즘이 프로그래머와 데이터 세트의 편향을 반영함, 알고리즘 범주화가 분열을 심화함, 알고리즘은 기업의 자료수집가가 형성하는 필터 버블과 사일로를 생성한다는 것. 이는 사람들이 더 폭넓은 아이디어와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노출되는 것을 제한하고 우연성을 제거한다. 예측분석이 수십억 명의 미래 주체성을 제한한다.
선제: 발생 전에 제거하기 알 수 없는 미래의 위험에 대처할 유일한 방법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상상되는 사건‘을 선제하는 것뿐이다. 가까운 미래 또는 먼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사건에 현재 개입해서 그 발생 자체를 막는다는 것이다
정부와 일반 대중이 현재의 기회를 증진하는 것보다 미래의 위험을 선제하는 데 신뢰를 더 많이 품게 되었다는 사실은 감정적, 사회적 사고방식의 근본적인 변화를 나타낸다(133)
선제는 다른 사람들의 미래를 확정된 잠금 상태로 유지하고 특정 인구가 자기 나름의 의제에 따라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막아 궁극적으로 권한 강탈의 수단으로 작용한다.
6장 자본주의의 딜레마: 효율성의 증가, 노동자의 감소. 소비자 부채의 증가
소비위기 헨리포드는 소비결핍을 남보다 일찍 깨치고 미국 기업들이 급여를 관대하게 인상하고 주당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전례 없는 개념을 동료 자본가들에게 제안했다. 그러지 않으면 누가 우리 차를 사겠는가? 라는 고민이 그에게 있었다. 하루 8시간 노동체제에 동참했지만, 임금인상에는 주저하며 계속해서 인간 노동력을 그보다 효율적인 기계로 대체해 소비 수요를 더욱 약화했다. 그리고 노동자들이 구매에 나서도록 유인할 새로운 방법을 모색했다.
광고업계는 사람들을 ’불만스런 소비자‘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야 그들이 더 새롭고 더 좋고 더 나은 것을 원할 터였다. 1929년까지 광고가 소비라는 개념 자체를 필수적인 것에서 쾌락주의적 갈망으로 완전히 바꿔 놓았다
1920년대에는 할부대출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화려함과 좋은 삶에 대한 전망을 찬양하는 대중광고는 나르시시즘 문화현상을 불러일으켰다.
새로운 시대는 할부거래를 통해 신용을 연장하고 대량 소비로 가는 길을 제공함으로써 줄어드는 임금과 불완전고용을 보상했고, 산업은 이에 힘입어 효율성의 복음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고 생산 속도를 높이며 기계류를 계속 돌려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
교외의 카멜롯 미국 산업계는 전쟁 때문에 동원되었을 때 보인 것과 같은 활력과 열정으로 교외 경제를 활성화 했다. 교외 생활과 함께 소비의 복음은 걷잡을 수 없는 해일이 되었다.
1978년 91%의 가정에 TV가 있었고 이미 TV라는 매체에 중독되었다
TV는 모든 거실에 세일즈맨을 두는 광고매체였으며, 부차적으로 잠재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 구실을 하는 엔터테인먼트였다.
1960년대 금융계는 신용카드와 리볼빙 신용 시스템(고객이 구매 대금 중 미지불 잔액에 대해 이자를 내고 그 상환을 연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서브프라임 대출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은행과 신용카드 회사들이 가난하거나 제대로 고용되지 않았거나 빈곤 지역 출신이거나 위험 요소를 판단할 신용기록이 거의 또는 전혀 없어서 배제되던 미국인들 중 26%에게 신용카드를 제공했다. 이런 식으로 신용카드를 갖게 된 사람들은 대출에 위험이 내재했는데도 미국의 금융계와 산업계는 점점 더 많은 소비자 지출을 촉진하기로 결정했다.
미쳐 돌아가는 효율성 게임 일본기업 도요타가 테일러 주의를 수정해 ’린 생산‘(더 적은 자원과 노동력으로 더 많이 생산하려는) 시스템은 결함제로, 고장 제로, 지연 제로, 종이 제로, 재고 제로를 원칙으로 알맞은 시기에 딱 필요한 만큼만 써서 고객이 요구하는 만큼만 생산한다는 것이다.
린 생산은 그저 더 높은 효율성을 조장하고 추출하기 위해 심리 조작으로 노동자의 성과를 높이도록 고안된 더 은밀한 테일러주의일 뿐이다. 물론 모든 것의 바탕에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생산량을 최적화한다는 의도가 있다.
게임화: 노역을 재미로 게임화의 암묵적 목적은 놀이를 이용해 노동 인구에게 경영진이 요구하는 합리화한 규칙과 절차를 각인하는 데 있다. 노동자들이 자신이 다루는 기계와 기술공정에 보조를 맞추게 하기 위해 그들의 사고와 행동을 갈수록 효율성이 높아지는 직무에 구속하려는 것이다. 게임화는 이렇게 생산력이 이동하는 긴 여정의 마지막 단계이자 가장 효율적인 통과의례로 자리 잡고 있다.
전통적인 테일러주의와 게임화의 연결고리는 둘 다 노동력을 훈련하는 데 합리화한 관점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테일러주의에서는 노동자들이 경계하고 저항하거나 적어도 최소한의 노력만 기울이면서 그럭저럭 빠져나갈 수 있지만, 게임화는 합리화한 조작을 은폐하기 때문에 참여자가 게임을 그리고 나중에는 작업 과정을 완전히 익히기 위해 자신의 주체성을 동원했다고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159)
앞으로 기업의 게임화가 광범위하게 확산하면 여가 영역은 거의 확실히 축소될 것이다. 아마도 게임화의 가장 교활한 측면은 놀이를 포획한 상업적 세력이 효율성과 투자 수익 증대를 위해 수백만명이 끊임없이 노동하는 삶을 받아들이도록 조정하는 부분일 것이다.
효율성에 대한 그의 집착은 인간 주체의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어 인간이 자신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꾸고 인간의 정신뿐만 아니라 자연계에도 해로운 영향을 미쳤다.
회복력 시대가 수억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탄력적 고용‘이라는 새 범주로 이끌고, 가장 지능적인 기술조차 제어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한 생태관리 분야에서 의미 있는 작업에 참여시킬 것이라는 사실이다. 새로운 시대는 미래 세대를 사물의 생산과 소비에 중심을 둔 노동윤리에서 자연계를 돌보는 책임윤리로 옮겨 놓으며 주체성 개념 자체를 바꿀 것이다
인류 가족에게 미래가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우리의 생존뿐만 아니라 동료 생물의 생존에 대한 위협에 직면한 종으로서 우리가 이제 막 이해하고 인정하기 시작한 방법들을 중심으로 단합할 수 있는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다
새로운 발견이 우리에게 말하는 내용은 우리가 존재하고 번영하는 조건을 결정하는 다양한 상호작용 주체로 구성된 살아 움직이는 지구에서 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다.
3부 우리가 어떻게 여기에: 지구상의 진화에 대한 재고
7장 생태적 자이: 우리는 저마다 흩어지는 패턴
인간 되기 : 인류학자 귀시앵 레비브륄은 원시 인류에게는 ’나‘라는 개념 자체가 없고 오직 우리만 존재했다고 지적한다. 집단생활을 한 원시사회에 존재한 차별성은 유아기에서 노년기까지 생애주기의 각 간계로 이동하는 시간적 통과의례와 밀접하게 관련된 정체성을 갖는, 즉 나이나 성별로 구성되는 코흐트 집단이었다. 수렵 채집인들은 “통합의 안개” 속에서 끊임없이 뒤섞이며 구분되지 않는 세계에 살았다. 그 속에서 다른 동물도 “다른 존재”로 구분되지 않았으며 그저 겉모습이 다른 생명체로 인식되었다. 심지어 산이나 폭포, 숲까지 주체성이 충만한 살아 있는 존재로 여겼다.
고대의 우주론은 물질적이든 비물질적이든 모든 육체적 또는 영적 현상에는 주체성이 있고 심오하게 서로 연결되어 경계가 없는 공간적 차원에서 시간적으로 상호작용한다는 믿음을 고수한다.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것이 자신과 다르지 않은 생명을 가진 영혼이라는 생각이다.
농경문화의 부상과 침략적 제국주의, 상업시대의 도래와 고대의 인간 조상들이 살아 있는 지구로 여긴 것에 대한 착취, 인클로저, 자산화가 지금까지 우리가 문명이라고 부르던 것이 핵심 주제다.
새로운 영감은 가장 심오한 생물학적 의미에서 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하는 것과 함께 시작된다. 가장 엄격한 생리학적 의미에서 우리가 생물의 한 종으로서 진정 누구인가를 깨닫는 일은 생명이 있는 진화하는 지구로 돌아가는 새로운 길로 우리를 인도할 해방의 구원인 셈이다. 이번에는 우리가 아브라함의 신이 아담과 하와 그리고 그들의 후손에게 물려준 것과는 전혀 다른 주체의식으로 행성 공동체에 다시 합류해야 한다.
존재에 관한 재고: 대상과 구조에서 과정과 패턴으로 일반 체계이론의 창시자 루드비히 폰 베르탈란피은 우리의 개별적 정체성을 판단하는 것은 바로 항상성을 통해 유지되는 패턴이며 살아가는 동안 우리 조직은 변하고 우리가 먹는 음식과 숨 쉬는 공기는 우리의 살과 뼈가 되며 살과 뼈는 순간적 요소는 매일 몸 밖으로 배출되고 우리는 끊임없이 물이 흐르는 강에 있는 소용돌이일 뿐, 우리는 머무르는 무엇이 아니라 스스로 영속하는 패턴이라고 했다. 이는 존재의 의미를 다시 개념화하고 인간 종이 이해하는 시간성과 공간성의 개념을 재구성해 인류에게 삶의 본질을 이해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공했다.
물리학자 프리초프 카프라는 “따라서 원자 수준에서 볼 때 고전물리학의 고체 물질은 상호연결 가능성의.... 패턴으로 용해되어 없어진다. 양자론은 우리에게 우주를 물리적 개체의 집합이 아닌 통일된 전체의 다양한 부분들이 만드는 복잡한 관계의 그물망으로 보게 한다”고 설명한다.
기능에서 구조를 분리한다는 기존 개념은 새로운 물리학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무너졌다. 무엇이 하는 일로부터 무엇인가를 분리하는 것은 문자 그대로 불가능하다. 모든 것은 순수한 활동이고 고정된 것은 없다. 사물은 고립된 채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통해서만 존재한다.(시간과 공간 그리고 존재와 생성의 관계에 대한 사고의 전환)
우리가 저마다 생태계 물은 24시간 내내 우리 몸 속으로 들어오고 몸 밖으로 나가길 반복한다. 우리 몸의 반투과성 개방 시스템이 기본적인 생명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지구의 수권으로부터 담수를 체내로 가져왔다가 다시 수권으로 돌려보낸다는 뜻이다. 인체는 고정된 구조가 아니라 움직이는 패턴에 가깝고 에너지 자체의 자율성 확보를 위해 그것을 이입하는 폐쇄적 매커니즘이 아니라 에너지를 쓰고 엔트로피성 폐기물을 배출하는 소산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과학적인 관점에서 우리 몸은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자율적 주체라기보다는 개방적인 소산 시스템이다. 인체는 생물권 전반에서 오는 화학원소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반투막으로 싸여있다. 그래서 우리 몸은 지구 원소를 수용하는 수많은 매개체 중 하나일 뿐이다. 인간을 구성하는 것은 공간에 존재하는 자율적 구조라기보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존재하는 ’활동의 패턴‘에 더 가깝게 보이기 시작한다.
우리 각자의 몸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고 인간의 가장 오래된 친척인 박테리아와 함께 사는 셈이다.
바이러스는 대부분 적이나 살인자가 아니라 지구상 모든 종의 생명이 탄생하고 발달하고 유지하는데 중요한 구실을 하는 존재이며 우리의 면역체계를 구축하고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보호한다. 바이러스는 환경변화에 대한 진화와 적응의 촉진제다
모든 인간이 생물군계이며 지구 생태계가 인간 종의 육체에서 멈추지 않고 모든 개체의 미생물체로 계속 이어진다는 과학적 발견은 생태적 자아의 출현을 암시한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 안으로는 몸속 창자 깊숙한 곳까지, 밖으로는 생물권의 경계와 그 너머까지 도달하는 생물군계다
모든 인간과 동료 생물체들의 내부가 이 행성에 생명이 가득할 수 있게 하는 생물군계, 생태계, 지구권역의 연장일 뿐이라는 것이다. 각 생물과 그 안에 있는 모든 세포는 지구 시스템의 요소들을 통과하고 생명의 패턴을 지속할 수 있게 반투막으로 둘러싸인 개방적 시스템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물이 흐르는 강에 있는 소용돌이일 뿐이다. 우리는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영속하는 패턴이다.
8장 새로운 기원 이야기: 생명을 동기화하고 형성하는 생체시계와 전자기장
생체시계: 유기체의 연출가 우리 인간 종과 동료 생명체들은 생리학적으로 미로와도 같은 모든 세포,조직,기관을 24시간 365일 주기로 이루어지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 따라 생성되는 하루, 태음, 계절, 1년 주기에 맞춰 끊임없이 조정하는 생체시계를 갖추고 있다. 60분 주기는 유기체의 생존을 위해 일상적인 내부 활동 과정을 설계한다(198)
생명은 지구 권역과 그것의 순환, 계절의 변화, 태양 주위를 도는 지구의 궤적 등과 상호작용하는 시간적 패턴이라고 생각하며 성장하는 아이들에게는 우리 인간 종이 독립적이지 않고 혼자 동떨어진 존재도 아니며 불가분의 지구에서 모두 서로 연결되고 의존하며 패턴 속의 패턴으로 살아가는 존재라는 개념이 위안을 줄 것이다.
생명의 설계자: 전자기장과 생물학적 패턴 뤼트거 베버 1964년 실험에서 하루 주기 리듬이 작동하는 인간의 생체시계를 외인성 정자기장이 조절하고 있다는 사실 입증했다.
외우주로 진입한 지구 자기장의 일부를 자기권이라고 부른다. 자기권은 태양과 우주의 입자방사선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고 태양풍이 지구상의 생명체를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대기를 벗겨내지 못하게 방패가 되는 자기 플리즈마 층을 생성하는 매우 중요한 구실을 한다.
생물학적 시스템의 패턴이나 조직은 복잡한 전기역학적 장이 확립한다... 이 장은 물리적 의미에서 전기적이고 특징적 패턴 안에서 생물학적 시스템의 실체를 연결하는 속성이 있다.
화학작용은 에너지를 제공하지만 전기역학적 장의 전기적 현상은 생체 내 전기적 흐름의 방향을 결정한다.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훨씬 더 복잡한 이해가 새로운 발견과 함께 표면화되며 생체전기 암호의 해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생체전기 암호의 해독에 초점을 맞춘 과학적 시도는 물리학과 화학, 생물학을 새로운 통합으로 이끌고 있다. 유추나 은유가 아닌 검증을 할 수 있는 유기체로서 어쩌면 우주에서 유일무이한 유기체로서, 살아 움직이는 지구와 소통하는 통합이다.
9장 과학적 방법론을 넘어: 복합 적응형 사회,생태 시스템 모델링
야생으로 돌아가는 지구에 대한 새로운 과학, 기존의 과학적 방법론은 전체집합을 이해하기 위해 종종 단일현상을 분리하고 구성요소와 부분의 작용을 관찰하는데 중점을 두고, 자연의 탐구에서 편견이 없다고 오랫동안 선전해 왔지만 사실상은 전혀 그렇지가 않으며, 자연을 종종 사회적 이득을 위해 탐사해야할 자원으로 여기는 문제점이 있다.
크로퍼드 스탠리 홀링의 복합 적응형 사회· 생태 시스템(CASES) 이론을 발표 했는데 이것은 자연은 “정보와 에너지의 교환을 통해 자신의 구조적 형상을 자기조직화 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역동적인 시스템”으로 경험되며, 또한 새로운 상황과 패턴, 환경, 상태에 맞춰 스스로 변모시키는 과정, 즉 발생으로 알려진 것에 적응하는 법을 학습하는 것이라고 했다.
회복력의 관점에서 본 난제는 변화를 차단하려고 애쓰는 대신 변화와 함께 살아가며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이것은 인류가 효율성을 버리고 지구와의 관계를 착취에서 리하모니제이션으로 새롭게 구축하기 위한 시간적 수단으로서 적응성을 손에 넣는 분기점이자 진보의 시대에서 회복력 시대로 넘어가는 경계선이다.
CASES 사고방식을 적용하는 가장 중요한 교훈은 부분적으로 ‘예측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기대‘와 ’적응‘에 만족하는 것이다. 앞으로 갈 길은 과학적 탐구의 초점을 ‘부분적으로라도’ 예측에서 적응으로 옮기는 것이다.
예측에서 적응으로 실용주의 철학자 존 듀이 과학적 탐구와 문제 해결을 위한 접근방식으로 적응성의 장점을 처음으로 조명했으며 지식을 추구하는 사람은 언제나 적극적인 참여자로서 문제해결을 위한 탐구를 시작하고 문제를 가까이에서 경험하며 그것으로부터 영향을 받아야 마땅하다고 믿었다.
이론과 실천의 이중성 개념을 피하고, “지식은 인간 유기체가 환경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면서 생기는 것”이라고 보았다. 모든 생명체의 핵심 속성으로서 적응의 중요성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우리 인간 종은 지구온난화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온난화 기후가 가져온 실존적 변화에 지속적으로 적응하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아마도 회복력 있는 사회의 기초를 다지는 것이 우리 인간종이 자신 있게 수용하고 미래까지 껴안고 갈 수 있는 유일한 보증일 것이다
호모사피엔스의 정신: 타고난 적응력 기후 조건이 극한에 달한 이 기간에 인간 종 생존의 핵심은 가혹한 조건에 적응하는 창의적인 방법을 생각해내는 능력, 즉 독창성이었다.
격변하는 기후에 대한 적응성은 분명 우리의 강점이다. 우리를 지구상에서 가장 회복력이 뛰어난 생물 종으로 만든 것도 적응성이다. 아마도 이것은 회복력 시대에 들어서는 우리가 열정적으로 인정하고 받아들일만한 고무적인 소식이다.
4부 회복력 시대: 산업시대의 종말
10장 회복력 혁명 인프라
인프라 혁신의 사회학 모든 유기체가 내부 생명과(상호 연결되고 생존을 위해 의존하는) 외부 세계 사이의 역동적인 관계를 조율하기 위해 피부나 껍질 같은 반투박이 필요하듯이 인프라 혁명에도 온갖 건물과 담이 따른다. 디지털화 인터넷은 전력 인터넷을 통해 태양광 및 풍력발전으로 동력을 공급받는 전기 및 연료전지 차량으로 구성된 디지털화한 이동성 및 물류인터넷과 수렴되고 있다.
3차 산업혁명의 건물은 벽으로 둘러싸인 수동적이고 사적인 공간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절약, 에너지 저장, 전력 이동, 여타 광범위한 경제적, 사회적 활동을 거주자의 재량에 따라 공유하며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노드 개체가 될 것이다. 이런 성격의 자립형 스마트빌딩은 새롭게 부상하는 회복력 사회의 중요한 구성요소가 될 것이다
자본주의를 넘어 1,2차 산업혁명 인프라는 대부분 정부가 소유하고 운영하거나 경우에 따라 민영화로 대기업의 손에 맡겨지는 식이지만, 3차 산업혁명 인프라의 많은 구성 요소는 자연적으로 분산되어 국민이 소유하게 된다.
이 고도로 분산된 인프라가 향후 20년에 걸쳐 전개됨에 따라 수십억명의 사람들이 자신이 속한 지역사회에서 유연한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인프라의 특정 구성 요소를 마음대로 배치하고 결집하고 분해하고 재결집하며 지역과 대륙, 대양을 가로질러 서로 연결될 것이다. 이는 문자 그대로 그리고 비유적으로 ‘사람들에게 힘(권한, 동력, 전력)’을 주는 것이다.
3차 산업혁명 인프라는 스마트하고 비선형적인 자기조직화 생태계의 집합체, 즉 많은 피드백 고리에서 끊임없이 학습하고 소통하고 자체적으로 동력을 공급하고 이동성을 관리하면서 끊임없이 진화하고 변화하며 상호작용하는 생태계의 집합체로 생각하는 것이 유익하다.
19세기와 20세기의 산업노동력이 지구 자원을 착취하고 소비하는데 전념했다면, 21세기의 노동력은 갈수록 생물권 관리에 집중할 것이다.
회복력 시대는 석탄과 석유, 천연가스의 집중 매장지에 대한 통제권에 집착하는 군사력 중심의 지정학에서 우리 인류를 해방해 대륙과 바다, 시간대를 가로지르는 디지털 판게아에서 태양광과 픙력 에너지의 공유를 장려하는 ‘생물권 정치’의 새로운 시대로 안내한다.
회복력시대에는 모든 대륙에서 문자 그대로 수십억 가정과 수백만 기업, 크고 작은 수십만 지역사회가 일하고 거주하는 것에서 태양광과 풍력을 붙잡아 만든 새로운 에너지를 마이크로그리드에 저장하고 글로컬 에너지 인터넷을 통해 공유할 것이다.
미국의 회복력 3.0 인프라 혁신(2020~2040) 1차, 2차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동안 인프라는 장기적인 회복력과 안정적이고 꾸준한 수익보다 단기적인 효율성 향상과 빠른 수익을 선호한 결과, 우리는 현재 사회 전체를 온전치 못하게 하고 자연환경을 파괴하며 경제에 손상을 입히고 많은 사람의 건강과 안녕을 해치는(갈수록 심각해지는 기후 재해와 팬데믹, 악성 소프트웨어의 횡행 등) 예기치 않은 대규모 혼란에 취약하기 그지없는 사회에 살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지구의 권역 중 어느 하나의 변화라도 다른 모든 권역과 우리를 포함한 지구상의 모든 종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깨치고 있다. 이 심오한 깨달음은 인류의 세계관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지구상의 모든 현상은 생물학적인 것이든 화학적인 것이든 물리학적인 것이든 상관없이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지구의 복잡한 비탈면과 신경계를 따라 어디에서 발생하는 무슨 일이든 우리 종의 안녕을 포함해 모든 것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가르칠 것이다. 이 근본적이고 새로운 이해가 분명히 우리를 회복력사회와 우리 종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으로 이끌 것이다.
11장 생태지역 거버넌스의 부상
역이주: 농촌 지역사회로 귀환 첫 번째 원인 생산과 유통의 고정비용과 한계비용이 급락하면서 디지털 방식으로 상호 연결되는 세방화 시대가 전개됨에 따라 산업 시대의 특징인 수직 통합형 규모의 경제가 20세기를 지배한 다국적 대기업보다 첨단기술 중소기업에 유리한 수평형 규모의 경제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기후변화가 도시와 교외 그리고 농촌 지역사회를 한 지붕 아래로 모으고 있다.
회복력 시대와 생태학적 서비스의 새 시대를 준비하는 미국에서 농촌 지역사회가 최전선이 될 가능성은 그저 희망에 그치지 않고 빠르게 현실화되며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녹색 비즈니스의 물결, 태양과 바람에서 얻을 에너지의 잠재력과 친화경적인 방향으로 농촌지역의 경제와 정치가 재편되면서 찾아올 문화적 역학의 변화는 거버넌스의 본질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다.
생태지역 거버넌스의 도래 인간의 개발 행위에 따른 전 세계 토지 손실의 통계치도 감당이 안 되는 수준이다. 그 때문에 100만종 이상의 동식물이 위험에 직면하며 인간 종의 생존에도 불길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생태지역 거버넌스는 생태지역 일부를 정부가 관리하면서 인류학적으로나 심리적,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으로 소속감과 애착, 정체성, 참여의식 등이 생기는 것을 의미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엔리너 오스트롬은 역사적으로 인간 사회가 장소 및 생태계에 깊은 애착을 가진 방식과 자신이 거주하는 생태지역, 즉 공동의 자산을 공동으로 관리하기 위해 경제와 사회생활 거버넌스 등을 집합적으로 조직한 방식의 목록을 작성했다. 인류는 이런 나름의 방식을 통해 자신의 행위가 생태지역의 수용 능력을 초과하지 않도록 했으며 그들의 공동자산을 둘러싼 채 계절마다, 해마다 변신하는 19킬로미터의 생물권과 함께 살아가는 재성성을 확보했다.
선구자: 캐스캐디아와 오대호 생태 지역 지난 200년 동안 이어진 인간의 영향력은 심각한 서식지 손실과 외래 생물 종의 확산, 공기와 물의 오염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미래는 우리 눈앞에 와 있다. 회복력 강화를 위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것보다 훨씬 더 완강한 적응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기후변화는 이제 대비해야 할 미래가 아니라 당장 맞서 싸우고 적응해야 할 현재의 비상사태이자 위기다. 생태지역 생태계에 대한 기존의 관리뿐 아니라 오대호 생태지역을 공유하는 거버넌스 전반에 걸쳐 기후 회복력을 갖춘 인프라의 구축과 재난 관리를 요구하는 현재의 위기다.
12장 분산형 동료 시민 정치로 대체되는 대의민주주의
자유의 재구성: 자율성 대 포용성 자유는 자율성을 동반했다. 즉 배타적 권리와 자급자족의 권리, 타인에게 예속도지 않으며 혼자만의 섬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의미였으며 최근까지도 그렇게 유지되었다.
디지털로 연결된 인류에게 자유란 당연히 자율성과 배타성이 아니라 접근성과 포용성이다.
디지털 세대에게 자유롭다는 의미는 자신의 삶과 안영을 위해 신세지는 지구상의 모든 풍부하고 다양한 주체들과 함께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모든 구성원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자유까지 전 세계적 디지털 공유 자산으로 축적하는 사회적 자본일수 밖에 없는 오늘날 부상하는 자유의 개념이다. 접근성과 표용성의 자유는 ‘동료시민정치’의 정치적 근간이다.
동료 시민 정치 정신 동료 시민 정치는 대의민주주의의 단점을 확장하는 동시에 그에 대한 해결책이 되기도 한다. 시민 의회는 거버넌스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중앙정부와 주정부, 지방정부 등이 사라질 가능성은 없지만 앞으로 수십년 안에 하향식 피라미드 구조보다 수평적이고 분산된 유형으로 바뀔 확률이 높으며 점점 더 사람들이 거주하는 생태지역과 최대한 밀접하게 연관된 수준에서 의사결정이 될 것이다.
생태지역 거버넌스는 그 본질과 위치상 시장이 아니라 공공의 자산이며 그 안에서 인간 주체가 자신이 몸담은 생태지역을 구성하는 다른 무수한 주체에 끊임없이 적응한다는 사실은 거듭 강조할 만하다
베타성이 아닌 포용성의 자유라는 새로운 개념, 다시 말해 인간 종을 넘어 우리 동료 생명체들과 지구상의 다른 모든 주체를 포함하는 연결성은 생태지역이 지배하는 미래의 결정적 역학이다.
주민 참여형 예산제도: 거버넌스의 진화 주민 참여형 예산 제도가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당면한 요구와 관심사를 더 잘 반영하는 쪽으로 뉴욕시의 지출 우선순위를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입증했다
주민 참여형 예산 제도의 절차와 범위는 현 정부가 공식적으로 법제화할 필요가 있다. 집권당이 바뀌어도 제도를 훼손할 수 없게 하고 시민을 소외시켜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급락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시민사회단체는 시민을 정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사회 운동의 주체이자 경제적 기업이며 새로운 유형의 초기 거버넌스다. 시민사회단체는 사람들이 애착을 느끼는 가장 친밀한 공간, 그들이 일하고 놀고 번창하는 지역에서 그들의 거버넌스 참여를 수평적으로 깊이 있게 분산하는 새로운 계층의 거버넌스, 즉 동료 시민 정치의 선구자격이다.
지역사회의 치안 유지 감독과 동료 시민 정치 지역의 경찰관과 주민들이 모여 동네의 안전을 평가하고 새로운 문제점에 대해 논의하며 공공 안전의 향상을 위한 제안도 할 수 있는 시카고의 대안적 치안 유지 전략은 시범적 동료 시민 의회의 실행 초기에 범죄율이 높은 소수인종 지역사회에서 시민 참여율이 상당했으며 대안적 치안 유지 전략이 적용된 지역사회에서는 범죄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사회의 치안 유지를 위한 동료시민 거버넌스는 여러 국가에서 매우 중요한 쟁점으로 부상하며 가까운 미래에까지 중요 사안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궁극적으로 분산형 거버넌스와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치안 유지 및 공공 안전을 감독하는 일은 동료 시민 거버넌스가 여타 공공 정책 영역을 장악하고 지역사회와 더욱 밀착되면서 불가피한 선택이 될 것이다.
분산형 거버넌스와 분권형 거버넌스의 구별 분산형 민주주의는 사회의 지배적 사안에 대한 시민의 참여를 심화, 확대하는 새로운 민주주의이며 새로운 의사결정 방식을 도입하기도 한다. 협력적 거버넌스는 시의적절하게 현안을 해결하고 비공식적으로 실행되거나 법제화될 가능성이 있는 의사결정과 권고를 위해 동료 시민 의회에서 이용하는 절차다
동료 시민 심의의 과정은 종종 결과만큼이나 중요한 것으로 본다. 그 과정은 참여하는 모든 동료 시민이 자신의 의견과 관점을 자유롭게 공유할 것을 요구하지만, 공동 기반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다른 사람의 관점을 주의 깊게 경청할 것도 요구한다. 그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고려중인 쟁점을 처리하는 완전히 새로운 접근 방식을 탐색한 다음 주제에 대한 초기 접근법을 능가하는 방식으로 취지를 통합해야 한다.
동료 시민 의회는 현실에서 공유하는 일상의 경험을 이해하고 지역 사회를 개선하는 방법에 대해 합의를 도출할 책임을 맡은 주민들의 매우 물리적이고 직접적이며 대면적으로 이루어지는 인간적 참여다
동료 시민 정치를 향한 두 가지 접근 방식의 예로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방식에서 프랑스의 접근 방식은 더 많은 권한을 시민 의회에 양도하고 준공식적 거버넌스가 확장된 분산형 동료 시민 정치를 구축했다
영국의 방식은 기술적 자문을 제공하기 위해 전문가를 활용하고 더 엄격한 동료 시민 경험을 위해 전문 지식을 공유한다.
정치 혁명에 시동을 걸다 동료시민 의회가 주도하는 거버넌스는 다시 지역사회 전체가 공공 자산에 대한 책임을 공유하도록 하고 개별 시민에게 자신이 거주하는 생태지역에 대한 관리자 권한을 부여한다. 회복력을 갖춘 분산형 인프라가 없다면 생태지역 거버넌스는 불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분산형 동료 시민 거버넌스가 아니라면 생태 지역에 대한 적절한 관리도 불가능할 것이다.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서며 동료 생명체들과 함께 살아가는 이 땅으로 거버넌스를 가져오고 예리한 시력과 민감한 청력으로 생태 지역의 청지기 구실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만이 이제껏 우리가 지구에 가한 폭력을 바로잡는 한편 생물종으로서 인류의 미래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첫 번째 단계는 인간종을 비롯한 동료 생명체들이 함께 거주하는 생태적 공유지를 육성하고 보호한다는 사명으로 저마다 생태 지역에서 강력한 동료 시민 거버넌스에 집단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인간 종의 가장 본질적 속성, 다시 말해 다른 존재에 대해 깊은 공감과 애착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을 자유롭게 풀어 주는 데서 시작한다. 우리의 공감능력을 동료 생명체들에게 확장하는 것은 자연계 전체에 있는 친척들과 함께 인간 종을 엣 보금자리로 다시 데려다줄 새로운 장의 시작을 의미한다.
13장 생명애 의식의 출현
아기에게 위안주기: 적절히 좋은 육아 존 볼비 애착이론은 유아의 1차적 욕구는 자기만족과 자율성의 추구가 아니라 애정과 애착의 추구라 주장한다. 부모가 아이의 탐색적 행동과 궁극적 자립을 허용하는 동시에 아이와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면 아이는 관계의 발전을 위한 정서적 안도감을 얻게 될 것이다. 부모의 과잉보호나 과도한 부재는 아이가 정체성이 결여된 상태로 성장하게 하고 타인과 성숙한 감정적 관계를 발전시킬 수 없게 만들 것이다.
공감과 애착: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 것 우리 존재의 핵심은 타자와 공감하려고 하는 타고난 생물학적 동력이다. 타인의 고통과 괴로움을 마치 내 것인 듯 경험할 때 신경 회로의 깊은 내면에서 발산되는 공감 충동은 타인의 취약성과 유일무이한 삶을 잘 살아보려는 나름의 고군분투에 대한 감정적, 인지적 인식이다. 우리의 감정적 연대는 존재하는 모든 순간에 필멸이라는 이 궁극적 부담이자 축복을 함께 짊어지고 있는 동지로서 서로에게 보내는 지지의 심오한 표현이다. 연민의 감정은 타인에게 접근해 우리는 모두 동료 여행자라고 말하는 우리만의 방식이다. 우리가 존재라고 부르는 형언할 수 없는 여정에서 서로를 위해 한동안 같은 곳에 있는 동료 여행자 말이다.
볼비는 영유아기와 아동기의 ‘적절히 좋은’돌봄과 욕구의 연관성 그리고 그 결과가 그 뒤 생애 전반에 미칠 영향력에 대해 이해했다. 애착 안정감의 활성화가 공감반응을 촉진하고 애착 불안 애착회피 아동은 거부나 버림받음에 대한 나름의 감정에 완전히 갇히고 결과적으로 타인과 공감할 수 있는 감정적 여유가 부족해진다.
하지만 공감충동은 양육의 방식과 일생에 걸친 연속적인 애착 대상에 국한되지 않는다. 공감은 역사와 함께 진화하고 사회의 진화 그리고 문명의 흥망성쇠와도 깊이 읽혀 있다.
사회 전반에 걸쳐 새로운 인프라가 구축되고 전개될 때 공감 역시 점진적으로 발전하고 확장 된다
인간 종의 공감적 진화가 발전한 사례들이 가능했던 것은 인류의 시공간적 상호 연결성이 향상되었기 때문이며, 이 상호 연결성은 확장된 ‘가상’가족으로 다양한 인류를 결속시킨 공감 애착과 함께 그 어느 때 보다 인류를 가까워지게 만든 새로운 통합적 인프라 덕분이다
자연과의 새로운 연계 동료 생물체들에 대한 공감적 포용을 의미하는 생명애 의식은 단순히 권장사항이나 희망사항이 아니다. 공감 확장의 다음 단계인 생명애 의식이 없다면(즉 지구 행성에 함께 서식하며 체류하는 친족이라는 ‘진정한’ 확대가족에 대한 공감 확장이 없다면) 기후변화가 지구상에서 출구도 없는 마지막 전장으로 그들과 우리 모두를 몰아넣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동료생물체들의 생존을 위한 투쟁에 깊이 공감할 때 비로소 우리 자신의 미래도 보장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
기후변화의 실존적인 위협을 공포에서 적응으로 전환하는 것이 미래로 향하는 문이다. 동료 생명체들과의 공감 확장, 즉 생명애 연결성은 회복력 시대를 활성화하는 가장 강력하고도 유일한 힘이다. 이 모든 것이 다시 애착으로, 이 경우에는 ‘장소에 대한 애착’으로 귀결된다.
장소에 대한 애착은 양육자에 대한 애착과 마찬가지로 노출과 경험의 유형에 따라 달라진다. 자연과 연관된 경험이 안정적이라면, 다시 말해 한결같고 매혹적이며 재확인할 수 있고 위안을 주는 것이라면 일반적으로 평생에 걸쳐 긍정적 애착이 남을 것이다.
확고한 장소애착, 특히 자연환경에 대한 애착은 정착할 수 있는 안식처와 생활세계를 제공하는 한편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두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연환경에 대한 확고한 애착은 개인의 행복을 성취하는 방법일 뿐 아니라 대대적으로 자연을 포함하는 공감 확장의 진화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행복에 대한 재고 벤담은 인간의 모든 행동은 쾌락을 경험하고 고통을 회피하고자 하는 욕망에 따라 움직이고 인간은 타고난 쾌락주의자이자 공리주의자이며 만족을 모르는 욕망을 충족시키는데 평생을 보낸다고 주장했다. 광고업계는 벤담의 교리문답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우리 인간 종이 몇 세대에 걸쳐 끝없이 신제품과 서비스라는 형태로 지구의 보물을 소비하도록 부추기는 데 이용하기도 했다.
소비주의는 마약처럼 중독성이 있으며 더 깊게 빠져들수록 더욱 비참해지며 더 많이 소유할수록 자신이 소유한 것들에게 더욱 소유당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우리가 더 많은 소유물에 둘러싸일수록 인공의 세계에 감금되고 자연의 세계에서 분리되는 정도가 더 심해진다.
자연에 대한 노출은 단순한 미적 경험이나 여가활동이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무언가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모든 세포의 작동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가장 친밀한 신체 기능과 인지 기능은 자연계의 리듬과 흐름에 보조를 맞춘다. 도시 산책, 숲속 산책의 연구에서 자연과 건강의 상관관계가 깊으며 자연을 알고 경험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우리를 더 행복하고 더 건강하게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리히 프롬은 살아있는 모든 현상에 끌리는 느낌 생명애라 정의했고,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은 생명애가 우리의 DNA에 깊이 얽혀 있는 타고난 특성이라고 주장했다. 우리는 생명의 한 가족이며 우리의 개인적, 집단적 안녕은 어떤 느낌으로든 살아있는 모든 것과의 깊은 관계에 좌우된다는 원초적 인식이 바로 생명애라는 것이다. 우리의 공통적 유대감은 자신의 존재를 최대한 번성시키려는, 모든 동료 생명체도 보유하는 욕구에서 나온다.
교실이 되는 자연 인류와 여타 진화적 가족 간 관계를 조화롭게 한다는 희망과 함께 다음 세대인 유아와 청소년 들을 생명애 의식의 길로 선도하고 있다. 생명애 본능은 유아와 미취학 아동에게서 가장 강력하게 나타나며 아이들이 전통적인 교육 체계를 거치면서 점차 사라지며, 어릴수록 관계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반해 나이가 많을수록 환경을 대상으로 생각하는 경향을 보인다.
자연에 노출된 아동의 언어 능력과 집중력 지속 시간, 마음 챙김, 비판적 사고력, 감정적 성숙도 등이 일반적으로 또래를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복력 시대에 부합하도록 인류의 이야기를 다시 설정하려면 우리의 아이들을 교육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한다.
공감의 역설 생명애의 보편화는 인간의 서사를 자율성의 고착화에서 관계성에 대한 애착으로 옮겨 놓는다. 폭넓게 내재하고 겹겹이 쌓인 상호 연결성이 좌우하는 가상의 세계와 물리적 세계에서 성장하는 젊은 세대는 “나는 참여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를 더 선호한다. 상호작용하는 다수의 행위자 사이에서 중단 없이 적응해야 하는 새로운 시대에 자율성 개념은 관계성의 원칙으로 대체된다.
관계적 자아를 위한 회복력은 자립성과 자율성이 아니라 오히려 ‘타자’에 대한 개방성과 취약성에서 비롯된다. 그것은 삶의 긍정적인 경험을 공유하는 것에 대한 개방성을 의미하는데, 삶의 긍정적인 경험은 풍부한 관계망을 만들고 풍부한 관계망은 다시 회복력을 강화한다. 생명애 의식은 자연계 전체에 대한 우리의 참여의 폭을 넓히고 삶에 대한 긍정의 힘이 우리를 떠받칠 수 있도록 하며 삶의 여정이 흘러가는 것에 발맞춰 우리를 안내한다.
회복력 시대에 우리는 공감욕구를 심화하고 공감 확장의 다음단계, 즉 우리 인간 종을 생명 가족의 일원으로 되돌려 놓을 생명애 의식에 닿아야 한다
집으로 기후변화와 점점 증가하는 글로벌 팬데믹은 이 세상에서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이 다른 모든 것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우리에게 가르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어떤 인간도 혼자만의 섬이 될 수 없고 완벽한 자율적 행위자도 될 수 없으며, 어떤 식으로든 다른 모든 생명체와 지구 권역의 역학에 의존하는 존재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타협의 여지가 없는 이 현실은 생명애 의식, 즉 생명에 대한 심오한 공감적 공명의 느낌을 촉진하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우리의 미래가 걸린 지금은 더더욱 그렇게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