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글쓰기

인증조사를 마치고

톨레 네움 에트 톨레 데움 2024. 11. 22. 09:32

2024년 마지막 의료기관평가 인증조사를 다녀왔다.

그래도 멀지 않은 밀양시에 위치한 요양병원이었다..

조사 연락을 받고 확인한 의료기관의 이름이 특이하다.

'갤러리의 아침 요양병원'

무엇이든 처음에 이름을 지을 때 많은 고민을 하고 심사숙고하여 작명을 한다. 

개설자의 생각이 궁금하여 질문을 하였다.

경찰 출신으로 조기 은퇴를 하고 고향에 내려와 요양원을 시작하면서

단순한 의료 시설이 아닌 카페같은 느낌으로 

어른들의 편안한 쉼터 같은 시설로 만들고 싶었고

아침이라는 희망을 담은 단어를 선택했다고 한다.

 

경영주가 비의료인이고 요양원에서 시작된 요양병원이라서

여러가지로 미흡하고 미숙한 부분이 많았다.

그래도 두 분의 전담위원과 함께하여 팀장으로서 힘들지 않았다.

더불어 참관위원으로 대구 파티마 이비인후과 김태훈 선생이 함께하여 좋았다.

 

출발은 근무를 마치고 캄캄란 밤이라 주변을 볼 수 없었지만

조사를 마치고 울산으로 차를 운전하여 돌아오는 길에는

가을산의 단풍을 즐기면서 돌아왔다. 

어느새 가을의 끝자락에 다가와 있었다.

울산으로 들어서니 붉게 물들은 가로수 느티나무 잎사귀들이 

이번주를 지나면 상당수 이별을 고할 것 같다. 

아침에 일어나 배란다로 내려다 본 아파트 화단에 있는

나무들은 대부분 낙엽이 떨어져 앙상한 가지들만 보인다.

출근하는 길에는 이틀 사이에 은행나무잎이 많이 떨어져 버렸다. 

요 며칠 사이에 기온이 떨어지더니 낙엽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차에서 내리자 냉기가 가슴으로 밀려와

걸친 바바리 깃을 세우고 옷을 여민다.

백팩을 어깨에 매고 병원으로 들어오면서 보도블럭 위에 쌓인

노란 은행잎들을 밟으며 걷는데  늦가을 기운이 물씬 풍긴다.

2024년 가을이 이렇게 물러가고

또 한 해가 이렇게 저무는구나 생각한다.

따듯한 커피 한 잔 들고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벤치에 앉아 가을을 감상하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든다.

                           

올 가을은 요한계시록 라브리 강의로 여유 없이 분주하게 보내여만 했다.

이번 주가 마지막 강의다.

2024년 가을은 요한계시록과 함께한 가을이었다고 회상할 수 있으리라.           

 

2024년 의료기관 평가 인증 조사활동도 끝났다.     

1주기부터 12년이라는 기간 동안 자원조사위원, 팀장으로 활동해 왔다.

이제는 능숙한 조사 위원이 됐지만

참관위원으로 온 김 선생처럼 처음 조사활동을 했던 때가 떠오른다.

얼마나 당황하고 막막하든지 ...

당시에는 참관 교육도 없이 바로 조사에 투입되었었다. 

열심히 암기했던 인증 기준들이 생각이 나지 않고, 교육 받은 내용도 떠오르지 않았다.

'머리가 하얀다'는 말이 딱 맞는 표현이다. 

화장실에서, 계단에서 기준집을 훔처보던 생각이 난다. 

새월은 유능한 조사위원이 되게 했고, IT&ST때나 리더십 인터뷰 때도

조사위원들과 대화나 관계도 배테랑이 되었다. 

이 활동이 나를 성장시키는데 일조를 하였다고 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 강원도, 충청도, 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 충남, 전북 

30-40번 조사활동을 하였으니 참 여러 곳을 다녔다. 

100여 명에 가까운 조사위원들을 만났다.

내 의사로서의 삶의 여정 가운데 의료기관평가 조사위원으로 활동도

멋진 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 같다. 

                                                                   

2틀 간의 병원을 비웠더니 외래가 바쁘다.

PA는 삿보로로 여행을 떠났다. 

커피 한 잔을 들이키고 업무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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