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채색 세상이 유채색 세상으로 변했다.
앙상한 가지 사이로 갈색의 민낯을 드러내던 산하가
매화-산수유-목련-개나리-동백꽃-벛꽃으로 이어지고
하루가 다르게 수양버들은 푸르름을 더해간다.
마른 대지 위에 벌건 불꽃이 전국에 31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피어올랐다.
대통령 탄핵 정국이 혼란의 안개 속에 간힌 것처럼
전국 곳곳이 산불 연기로 뒤덮혔다.
소수의 부주의와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빚어진 산불
다수의 피해와 여러 명의 인명 피해와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가져왔다.
소수 정치가들의 정치적 야욕 때문에 빼았으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들의 싸움이
이 나라를 정치적 혼란과 위기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들에게 놀아난 국민들은 두 진영으로 갈라지고
서로를 적으로 생각하며 비난하고 헐뜯는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나의 옳음과 너의 틀림만 존재하는 것 같다.
세계적 극우 성향이 대한민국에도 휘몰아치고
종교도 정치와 손잡으려 한다.
9전 9패의 탄핵은 누구를 위한 탄핵인가 묻고 싶다.
법을 다룬다던 사법부가 위법한 자 한 명도 없는 탄핵을 남발했다.
법도 모르는 무식한 놈들이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 것인지 ...
탄핵이 기각되었는데도 어느 한 놈도 사과하지 않는다.
나라와 국가에 피해를 주고 혼란을 부추켜놓고도 책임지는 놈 한 놈도 없다.
주어진 권력을 신중하게 사용하지 못하고 계엄이라는 엄청난 혼란을 일으켜놓고도
국민들에게는 용서를 구하지 않는다. 참 대책없는 지도자다.
설령 만에 하나 탄핵이 기각이 된다하여도
그동안 나라와 국민들이 겪어야했던 혼란과 피해는 무엇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겠는가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누구를 위한 계엄이고, 탄핵인가?
세상은 아무리 타락하고 야단법석을 떨어도
자연은 묵묵히 채색옷으로 갈아 입는다.
진료실 창문 넘어 붉은 동백꽃이 피었다.
시선을 들어 올리면 푸른 수양버들이 눈에 들어온다.
하얀 목련도 노란 개나리도 며칠 사이에 신고식을 치뤘다.
하루 하루가 다르게 유채색 세상으로 변모되어 간다.
저 더러운 정치판도 멋진 유채색으로 채색할 수는 없을까?
아니다 지금도 한쪽은 너무 빨갛고 한쪽은 너무 파랗다.
생명력 넘치는 녹색으로 칠하면 어떨까?
화합의 색으로, 하나됨의 색으로 칠해보자.
이 나라는 언제쯤 국론이 하나되는 날을 볼 수 있을까?
강변 산책길에는 이름 모를 작은 들꽃이 살포시 고개를 내밀고 있었다.
벚꽃은 푸른 몽우리에 붉은 꽃몽오리가
새색시 얼굴처럼 붉게 물들고 살포시 열린 입술처럼 금방이라도 활짝 피어날 것만 같다.
유유자적 흐르는 강물 위에 떠 있는 오리들이 부럽다.
자연은 생명과 희망의 색들을 표출하고 있는데
인간 세상은 점점 더 어둡고 색을 잃어가고 있다.
하나님은 자연을 인간을 아름답게 창조하셨다.
모든 것이 처음처럼 회복되는 그 날을 간절히 소망한다.
타락하고 악한 이 세상도 새 하늘과 새 땅이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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