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글모음

동천강변 청소하기

톨레 네움 에트 톨레 데움 2022. 6. 15. 14:33

점심 시간이면  거의 매일 한 시간 정도, 동천강변을 걷기 운동을 한지도 벌써 4년이 넘었다.

덕분에 체중 감량도 하고 건강을 유지하기도 했다.

어디 운동만 했던가!

묵상의 시간들이었고, 클래식 음악을 듣는 시간이었고, 성경통독의 시간이었다.

또한 많은 글의 소재들을 발견한 시간들이기도 하고,

계절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들이었다.

 

코로나 19 시대를 거치면서 자연에 대하여 미안한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왕성한 활동이 결국 인간이 자연을 파괴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도 살겠다고 발버둥치는 상황 아닌가.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파괴와 환경오염이 빚어낸 결과이기에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을 파괴한 인류의 공범으로서  작은 죄책감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면서 생각한 것이 내가 걷는 이 강변이라도 깨끗게 유지하게 위하여

쓰레기를 주어야 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차일피일 미루다가 월요일부터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비닐 봉지 하나와 집게를 들고 병원을 나섰다.

왠지 조금은 주위 시선이 의식되고 별난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 같기도하여 머쓱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심을 하였으니 용기를 내어보기로 했다.

평소 보다 짧은 시간 운동을 하지만 내가 걷는 강변 길 주위에 널부려져 있는 쓰레기들을 줍기 시작했다.

30분도 채 되지 않아서 봉투가 차고 넘친다.

외래 진료 시간에 맞쳐서 중단하고 병원으로 복귀했다. 

 

어제는 비가 와서 운동도, 쓰레기 줍기도 하지 못했다.

 

오늘 다시 운동 복장을 하고 쓰레기 봉투와 집게를 들고 병원 문을 나섰다.

이번에는 횡단보도를 건너서 부터 쓰레기를 줍기 시작하여  왕복 한 시간 거리를 청소했다.

두 봉투를 들고 오다가 구청에서 준비해 놓은 쓰레기 수거함에 버리고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에 길 양편을 바라보는데 아직 작은 담배꽁초와 몇 개의 쓰레기가 보였지만

청소한 구간은 쓰레기가 보이지 않아 정말 기분이 좋았다.

운동하시는 분들도 쓰레기 때문에  인상 찌뿌릴 일도 없을 것이고 기분이 좋으리라.

그보다는 환경 오염을 조금이라도 개선했다는 것 때문에 소확행의 기쁨을 누리고 돌아왔다.

 

작은 실천, 큰 기쁨

좋은 일이라는 일은 알고, 쓰레기를 줍기로 결심하고, 실천에 옮겼다는데에 자신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자연 보호와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살아가려고 한다.

삶의 주변에서 부터 작은 실천이 중요함을 인식하면서 실천하며 살아가리라.

어린 손자, 손녀를 볼 때 마다 저들이 살아갈 미래를 생각하면 가슴이 막막해지고 아프다.

환경의 중요성을 깨달았지만 실천하지 못한 지난 날의 후회와 더불어

앞으로 환경친화적인 삶과 환경보전에 더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해 본다.

 

쓰레기가 보이지 않는 깨끗한 강변 산책길을 바라보며 흐믓한 미소를 지으면서

집게를 힘차게 흔들고 상쾌한 강바람 맞으며 걸어 병원으로 돌아왔다.

기분 좋은 점심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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