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에 등잔불을 항상 켜 놓기 위해서는 기름이 필요하다.
이 기름은 감람유를 쓰게 되어 있는데
이 기름을 짜는 방법에는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째, 감람나무 열매를 찧어서 걸어두면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데
이 기름이 가장 좋은 기름으로 인정을 받아 이렇게 짠 기름으로 등잔불을 밝혔다고 한다.
두번째는 갈아서 기름을 짜고,
세번째는 빻아서 기름을 짰다고 한다.
이 이야기를 듣다고 문득 수십년 전 전공의 시절이 생각이 났다.
심장 수술을 하고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환우들은 수술 후 모두 foley (소변 줄)를 하고 있다.
술전 심부전이 있었던 분들 중에는 술후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이뇨제를 사용했는데도 소변이 나오지 않으면 심장에 부담이 되고
이차적으로 폐부종이 오며 늑막여출액과 전신 부종 등으로 이어져 상태가 악화된다.
따라서 수술 후에 소변이 잘 나오는지 잘 관찰하게 되는데
소변이 나오지 않으면 의료진은 긴장한다.
CCU(심혈관중환자실)에서 환자 침대 옆에 둥그런 간이 의자들을 놓고
교수, 전공의 들이 둘러 앉아 소변이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그러다 이뇨제를 사용하고 증량하여 소변이 한 방울 , 한 방울 떨어지기 시작하면
모두 다 안도의 화색이 돌고 이야기 톤이 올라간다.
의자에 앉아 소변이 떨어지기를 처다보고 있는 심정을 다른 분들은 잘 모르실 것이다.
그러면서 교수님과 인생을 이야기하고 의학적인 지식을 배우는 시간들이었다.
레위인들은 감람유가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질 때마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어떤 심정으로 기름을 준비했을까?
성소 안은 덮개로 덮혀 있어 어둠고 빛이 들어가지 않아 캄캄했을 것이다.
등잔불에 불이 꺼지면 어두워서 사물을 분간할 수 없었을 것이다.
불이 켜져 있으면 등잔이 있는 맞은 편에 진설병이 놓여 있는 것이 보인다.
12지파를 상징하는 떡 12개가 놓여 있다.
12지파의 앞을 비쳐주는 밝은 빛이 등잔불이고
이 등잔불이 항상 켜져 있기 위해서는 꾸준히 기름을 채워야 했으며
이 기름을 위해 오랜 시간 기름을 준비하는 수고가 있어야 했다.
만약 레위인이 게으르고 나태하고 태만하여 제 때에 기름을 준비하지 못한다면 ...
등잔불은 꺼지고 말았을 것이다.
빛은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이다.
빛이 비추어야만 어둠이 물러간다.
신약에서는 빛으로 오신 주님을 소개한다.
그 빛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다면 날마다 기름이 떨어지지 않게 준비해야 하였듯이
날마다 하나님의 말씀이 내 안에 채워져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 말씀을 묵상하고, 말씀을 읽으며 , 암송하고, 자세히 배우고
예배를 통해서 말씀을 들어야 한다.
그 말씀이 내 삶을, 내 앞길을 밝히고 인도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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