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글쓰기

매미

톨레 네움 에트 톨레 데움 2023. 7. 25. 08:57

출근 길에도 매미의 울음소리를 듣는다.

2-3주 전 부터 들리기 시작한 매미의 울음 소리를 이곳 저곳에서 자주 듣는다.

그러면서 느끼는 것은 매미 울음 소리가 굉장히 귀에 거슬릴 정도로 높은 160-170 db이다.

매미는 7년 이상을 땅 속에서 살다가 지상으로 올라와 애벌레에서 벗어난 후

겨우 2-3주 정도를 살다가 간다고 한다.

 

과거 우리 선조들은 매미에 대한 좋은 이미지들을 가지고 있었다. 

유해한 곤충이 아니다. 누군가에게 해를 끼치지도 않고 다른 곤충을 잡아 먹지도 않는다.

나무 수액을 먹고 살고 오로지 우렁차게 울어대다가 짝짖기를 하고나면 죽어간다. 

 

선조들은 매미가 가진 5가지 덕목은 문, 청, 염, 겸, 신이라 했다고 한다.

옛날의 유학자들은 매미가 이른바 5가지 덕(五德)을 갖추고 있다고 하여 꽤 숭상했는데, 

머리에 홈처럼 파인 줄을 갓끈과 비슷하게 보아 지혜가 있을 듯하여 첫째 덕목을 ()으로 보았고, 

나무의 수액만을 먹고 자라므로 잡것이 섞이지 않고 맑아 ()이 그 둘째 덕목이며, 

다른 곡식을 축내지 않으므로 염치가 있으니 셋째 덕목이 ()이고, 

살 집을 따로 짓지 않으니 검소하다고 보아 ()이 그 넷째 덕목, 

계절에 맞춰 오고 가니 믿음이 있기에 ()이 다섯째 덕목이라고 보았다

 

어릴 때 매미 울음은 느티나무 아래에 누워서 듣는 편안한 음악 같았다. 

어릴 시절에는 나무에 붙어 있는 매미를 슬그머니 다가가서 잡기도 하고

여름 방학 숙제로 곤충 채집을 할 때면 빠지지 않고 잡던 곤충이기도 했다. 

도시화가 되고 산업화가 되면서 매미의 삶도 힘들어졌기 때문일까? 

갈수록 매미의 울음소리는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닌 소음이 되어 가고 있다.

몇년 전에는 정말 온 거리가 요란한매 미 울음 소리로 힘들어 했던 기억이 있다. 

 

본격적인 여름, 무더위가 시작되면 매미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어제도 태화강 공원을 걸으면서 강 건너 산에서 들려오는 매미 울음 소리를 들었다. 

몇 년전인지 기억이 정확하지 않지만 여름이 끝나갈 무렵으로 기억한다.

아파트 뒤에 있는 작은 동산에 올랐을 때이다. 

온 산에 매미 울음 소리로 가득하던 기억이 난다.

수십 마리가 넘게 이곳 저곳, 온 산에서 합창을 하고 있었다.

소리의 높낮이도 다르고 울어대는 시간도 다르고 과장하면 합창의 피날레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매년 매미의 울음소리를 듣지만 매년 다르다. 

올해는 왠지 정겹게 다가오지 않고 고통스럽게 울부짖는 소리로 들린다. 

듣는 이의 마음에 따라서 다르게 들려지기 때문일까?

요즘 예레미야서를 묵상하고 있는데

범죄하여 하나님을 떠나 돌아오지 않는 백성들을 향하여

피 토하는 심정으로 여호와께 돌아오라고 외치는 예레미야의 선지자의 음성을 떠올린다.

그 마음이 하나님의 마음이기에 더하다. 

 

전원에서 원두막에 누워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수박을 먹으며

정겹게 들려오는 매미의 여름 음악회를 감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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