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쏜살같이 흘러간다.
단풍이 드는가보다 했더니 어느새 낙엽이 뒹구는 거리를 걷는다.
세워진 차 위에는 낙엽들이 쌓여있다.
앙상한 가지만 있는 나무는 마지막 잎새를 생각나게 한다.
바바리 깃을 세워야 할 정도로 아침 출근 길 기온은 많이 내려갔다.
손은 바지 주머니로 들어가고
얼굴올 때리는 찬 바람을 피하려 마스크를 쓴다.
가을 산 정취를 감상하며 행복한 시간을 가지며 기쁨을 누리지도 못했는데
벌써 가을은 이별 통지를 보내 왔다.
'~걸, ~걸, ~걸' 하는 후회를 하지 않겠다고 살고 있지만
주어진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자신을 붙들어 매고 있는 무슨 일들이 그리고 많은지
자유인이지만 삶의 진정한 자유가 부족한 현실이다.
요즘 가을 하늘은 너무다 청명하다.
두둥실 떠가는 뭉게 구름도 보기 힘들 정도로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다.
차창 밖으로 바라보는 강변의 은빛 갈대는 바람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흔들린다.
아침 햇살에 강물은 반짝이고
떠났던 철새들 돌아 와 강 위에서 아침을 맞는다.
벌써 겨울은 성큼 다가와 있었다.
기억은 시공을 초월하여 넘나들지만
어릴 적 기억은 왠지 아름답고 정겹게만 다가오는지 모르겠다.
첫 사랑의 아련함도 살아나고
추억의 우물에서 길어올린 수 많은 기억의 편린들이
마냥 좋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으니
가난하고 힘들고 아프고 고통스럽던 과거들이
긴 긴 세월을 지나면서 아름답게 채색되고 승화된 것일까?
환갑을 지난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가을은 남자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장작불 피어 오르듯 묻혀 두었던 감정의 불꽃들이 하나 둘씩 서서히 피어 오른다.
저 장작불 꺼지기 전에
마지막 불씨가 다 사라지기 전에
나 사랑하리라.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을 아낌없이 사랑하리라.
사랑하고 또 사랑하며 후회없이 살다 가리라.
크게 불편없이 살아가는 지금
더 늙어서 여러가지로 제한을 받기 전에
하나님이 창조하신 모든 것들을 마음껏 사랑하고 누리고 즐기다 가리라.
요즘 나는 꿈을 꾼다.
성경 교사가 되는 꿈에 부풀어 있다.
말씀을 붙들고 더 많이 씨름하리라.
긴 긴 겨울 밤 꿀송이 같은 말씀과 함께 지내리라.
주여 나를 도우소서.
말씀으로 찾아오신 당신을
더 사랑하고 교제하게 은혜를 베푸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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