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글쓰기

2월의 마지막 날

톨레 네움 에트 톨레 데움 2024. 2. 29. 16:33

2024년 2월 29일 목요일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최근 들어 비가 잦다. 봄을 재촉하는 비가 될 것이다.

점심을 먹고 내려오다가 보니

병원 건물내 정원에 있는 푸른 동백나무에도 

몇 송이 붉은 동백꽃이 비를 맞고 피어 있다. 

 

2024년도 벌써 두달이 지났다. 

 

2/9(금) - 2/12(월) 까지 구정 연휴가 있었다.

서울 딸 집에 있다가 내려왔다. 

외손자, 외손녀들을 보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나의 아이들을 대하는 방법에

불만을 토로하는 딸로 인해 마음이 불편한 시간들을 보내야 했다. 

나는 변한 것 같았지만 변하지 않았다.

이제는 더 내려놓으려 하고, 지나친 간섭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조언을 구한다면 충고할지 몰라도 나서서 뭔가를 이야기하지 않을 것이다. 

아직도 그 마음이 사라지지 않아서 서먹하고 껄그럽다. 

나의 인생에만 더 집중하려고 생각한다.

 

답답한 마음을 달래려고 2/17일 오후에는 문수산에 올랐다. 

천천히 마지막 깔딱고개를 한번도 쉬지 않고 올랐다. 

침묵수행하는 자세로 걷고 또 걸었다. 

평지를 장시간 걷는 것보다, 산행이 더 힘들고, 운동이나 체중 관리에는 더 효과적이다. 

마음이 편해지고 안정이 되고 정리가 되는 느낌을 받는다.

이럴 때는 침묵이 금이다. 

 

2/22일 목요일 MH 컨벤션에서 부산고 울산 총동창회 회장 이취임식에 참석했다.

35회 손 석호 후배가 회장이 되었다. 그도 60대 연령이다.

세월이 유수처럼 흘러간다. 

동창회에 하늘같은 선배들은 사라져 가고, 동창회 규모는 외소해져 가며

명맥을 잊기 위해 후배들이 바턴을 이어받는다. 

회장 동기들이 500만원을 모아 기부를 하였다. 

참석자들은 정말 동창회에 애정이 많은 십여명 선배들말고는 나머지는 다 후배들이다. 

한수 이남의 최고라고 자랑하던 대 부산고였는데 동창회 분위기는 이름에 걸맞지 않다.

조금은 씁씁한 기분을 감출 수가 없다. 

 

2/23일(금), 이 무명 선교사의 누이 고 이 상숙집사가 대장암으로 오랜 투병 생활 끝에 

하나님의 부름심을 받았다. 울산시티병원장례식장을 다녀왔다. 

부친도 대장암 말기로 이손 요양병원에 입원중이시고  곡기를 끊으셨다고 한다.

두달을 채 넘기기 어려워 보인다. 

줄초상을 치룰 형편이다. 

딸의 죽음을 알리지 않았다가, 어떻게 아시고 어르신이 노발대발하셨었나 보다.

모르시는 것이 아버지를 편하게 해 드리려는 것이라 그랬는데 ...

두분 선교사들의 마음이 무겁다.

저들을 어떻게 위로할꼬....

 

참 세상은 불공평하기도 하다.

어제는 장례식장에서 유가족의 슬픔을 위로하고  함께하는 시간을 보내다가

2/24일 토요일은 허 화평&허예담의 울산W시티 컨벤션예식장에서 결혼식에 참석하여

웃으면서 그들의 새출발을 축하했다. 

모처럼 울산교회 지인들을 만나 반갑기도 했다. 

이것이 이 땅에서 살아가는 자들의  삶의 모습이다. 

 

2/25일에는 당회를 하였다. 

 

주말부터 시작된 감기 몸살로 한 주 내내 힘들 시간을 보내고 있다. 

모든 것이 약해져만 간다. 자신감이 떨어져 간다.

몸이 그러니 마음도 그러하다. 

 

옆방에 근무하던 신경외과 김태형과장이 오늘 날짜로 사직을 했다. 

작년 가을에 병원장과 실랑이를 벌이더니 사표를 던졌고 그것이 결국 수리되고 말았다. 

직장생활의 쓴맛을 보았다. 

아직 젊고 독신이라 감정에 따라 과감하게 사표를 던질 수 있었을 것이다. 

나였다면 더러워도 참고  견디었을텐데 ....

왜냐고? 살아야 하니까. 돌봐야 할 가정과 가족이 있으니까. 나 혼자가 아니니까...

 

최근들어 성경 묵상과 성경읽기에 게을러졌다. 

이러저런 핑게거리가 영적 게으름에 빠지게 하고 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마음을 새롭게 하여  3월을 맞이하자. 

봄이지 않는가!

꽃 피고 새가 지저귀며, 벌과 나비가 춤추는 봄

만물이 약동하고 생명이 소생하는 새 봄이지 않는가

힘을 내자.

믿음의 순례길, 인생의 노년을 아름답게 살아가자. 후회없이 살자. 

 

2월 잘 가거라.

3월 어서 오라

 

 

'2024년 글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죽음 앞에서  (1) 2024.03.12
욥기서의 인내  (0) 2024.02.29
감기  (1) 2024.02.28
설날  (1) 2024.02.08
이름  (1) 2024.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