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영성일기

말씀하신 그대로 되리라

톨레 네움 에트 톨레 데움 2024. 6. 28. 10:08

본문 : 사도행전  27장 21-44절

 

이제 사도행전도 끝이 다가온다.

바울의 풍랑을 만나 표류하는 마지막 장면이다.

배가 표류한지도 14일이 경과되었다.

배에 타고 있는 사람들의 심리 상태는 어떠했을까?

아마도 구조에 대한 희망이 점점 사라져가고 절망하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바울은 절망의 사람들에게 안심하라고 말한다.

전날 밤 하나님의 사자가 찾아와 그의 사명을 다시금 확인해주시며

그와 동행한 모든 이의 안전을 약속하셨기 때문이다.

바울은 하나님이 말씀하신 그대로 모든 일이 되리라고 믿었다.

그의 삶에 하나님의 말씀이 틀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말씀은 틀림이 없으시다. 그러니 말씀을 따르는 인생도 틀림이 없다.

 

신앙생활하면서 말씀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고난 앞에서 흔들리고 무너지고 만다.

우리가 뭔가를 믿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믿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는 다는 것, 가보지 않는 하늘 나라를 믿고 소망한다는 것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중요하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그러나 결코 간단하고 쉬운 일은 아니다.

믿음은 기적같다. 성령의 은혜로 이 사실이 믿어지는 믿음이 주어지지 않으면 믿을 수가 없다. 

하나님의 말씀이 곧 하나님의 존재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거짓이 없으신 하나님이시기에 하나님의 말씀은

모든 것이 말씀대로 그대로 되리라는 확신과 믿음을 가질 수 있다. 

 

지금까지 벌어진 상황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바울의 태도를 주목한다.

"내가 당신들에게 뭐라고 했소"라며 선원들을 조롱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인도로 자신이 이 문제를 예견했음을 상기시키고 있다.

비로소 그들은 바울의 말에 귀기울였고, 이로 인해 목숨을 건졌다. 

 

선원들은 보름 가까이 표류하던 배가 육지에 가까이 왔음을 알아챈다.

그들은 살기 위해 배 앞에 닻을 내린다는 구실로 작은 거룻배들을 바다에 내려놓았다.

승선원의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이들이 책임을 회피하고 자기 살 궁리만 하고 있다.

바울이 백부장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백부장은 단숨에 이기심의 줄을 끊어버렸다.

혹 우리에게도 단숨에 끊어버려야 할 이기심의 밧줄은 없는지 돌아보자.

 

이 땅에서 삶은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삶이어야 한다.

나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인생이 아니라

우리를, 공동체를, 그리고 더불어 살아는 삶임을 기억해야 한다.

이기심은 욕심을 만들어 내고, 욕심은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는 장성하여 사망을 낳는다.

 

사람들은 14일 동안 음식을 먹지 못했다.

바울은 그들에게 안전을 약속하며 안심하고 먹을 것을 권한다.

바울이 떡을 가져다가 하나님께 축사한 후 먼저 떼어 먹자, 다른 사람들도 용기를 얻어 음식을 먹었다.

광야에서 펼쳐진 오병이어의 기적이 거친 바다에서 재현되는 듯하다.

바울은 비록 죄인의 신분이었지만, 방향을 잃고 난파되는 배를 생명의 길로 인도하는 선장 역할을 했다.

내가 말씀의 떡으로 용기를 복돋워주어야 할 이웃은 누구인가?

 

떡을 먹고 힘이 있어 헤엄을 치고 육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짧지 않은 거리를,그것도 바다에서 헤엄을 쳐 나온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바울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배에 탔던 모든 사람이 상륙하여 구조된다.

하지만 하나님의 개입이 보이지 않는다.

배는 모래톱에 걸려 깨졌고, 군인들은 죄수가 도망하면 책임을 져야 하기에 죄수를 죽이려 했으며,

그 상황에 어떤 이는 헤엄쳐 육지로 나갔고, 또 어떤 이는 널빤지나 부서진 배 조각을 붙잡고 상륙했다. 

기적이나 이적은 없었다.

그러나 믿음은 그 과정에서 역사하신 하나님을 볼 수 있게 한다.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는 사건들 속에 은밀하게 일하시는 하나님을 볼 수 있다면

그는 믿음의 사람이다.

믿음은 평범속의 비범을, 일상 속의 신성을 볼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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