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글모음

여집사님의 소천 소식

톨레 네움 에트 톨레 데움 2022. 11. 25. 10:21

올 초에 타 교회에서 출석하시다가 본 교회로 옮겨오신 50대 K 여집사님이 계신다.

환하게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점잖고 조용한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데 유방암 재발로 투병 중에 계신 분이셨다.

젊었을 때 부터 여러 번 수술을 받았고, 재발로 항암치료 및 방사선치료를 받았으나

더 이상 호전이 없어서 호스피스  정도로 몸을 관리하고 계신다고 들었다.

 

교회에 중보기도로 올라오고  온성도들이 열심히 기도했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 가고

통증과 호흡곤란으로 힘들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구역 식구들과 삶을 나누는 아름다운 이야기도 들려오기도 했지만

가을이 되어서 상태는 점점 악화되고 거동도 힘들어 교회에서 얼굴을 뵐 수 없었다.

 

부흥회 중에 상태가 심각하여 더 이상 집에 머물러 있을 수가 없어

울산대병원 응급실로 가셨다는 광고를 들었다.

모든 성도들이 간절히 김집사님을 살려달라고 기도했다.

그러나 어제 하늘나라로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접했다.

 

유가족들도 예견하고 있었던 상황이지만 많이 슬프고 힘들 것이다.

아내를, 어머니를 떠나 보내는 자식들의 마음을 우리가 어찌 다 헤아리리요.

 

죽음과 이별은 항상 슬프다.

천국에 대한 소망과 믿음이 있다 할지라도 눈물이 나고 가슴 아픈 일이다.

 

난 죽음을 어떻게 맞이하고 받아들일 것인가?

오늘도 모멘토 모리, 죽음을 생각한다.

사실 죽음은 순간적이다. 그 과정이 힘든 것이다.

얼마 전에도 내 환자 중에 폐암 말기로 통증으로 힘들어 하다가 가신 분이 계셨다.

나이 들면서 가장 많이 염려하고 기도하는 것은 건강이다.

물질이나 명예나 권력 보다도 ..사실 그런 것들은 관심도 없고 관심에서 점점 멀어져 간다.

주님이 부르시는 날까지 건강하게 지내다가 잠들듯이 장막을 옮겨갔으면 정말 좋겠다. 

 

어떤 죽음이어야 할까!

후회없는 자랑스런 죽음이 있을까? 미련없는 죽음이 있을까?

아쉬움 없이 살다가는 인생이 있을까?

부끄럼 없이 당당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인생도 있을까?

천상병 시인 처럼 이 세상에 소풍처럼 즐기다가 즐겁게 떠나는 죽음이 있을까?

 

오늘도 죽음을 생각하며

조금은 경건하게, 조금은 선하게 살아야겠다 다짐해본다. 

죽음을 준비하며 살아가는 인생들이 얼마나 있을까?

대부분 죽음을 생각하지 않고 살다가 갑작스럽게 죽음을 맞딱드리게 된다. 

먼 훗날의 일로 미루어 두다가 ...

대학교 철학 시간에 들었던 기억이 난다,

죽음은 동심원 처럼 저 멀리서 점점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온다,

조부모, 부모, 형제, 그리고 자신에게로 ...   

시한부 인생을 살다가는 분들의  삶을 또 생각한다.

시간, 시간이 얼마나 소중할까!

결코 소흘히, 대충, 무의미하게 보내지 않을 것이다. 

최선을 다해, 후회함 없이, 소중하게 ..이런 단어들로 머리를 가득 채우지 않겠는가?

 

죽음 앞에선 모든 인간은 한없이 초라하고 무기력하고 유한성 앞에 설 수 밖에 없다.

이번 부흥회 때 들은 것 처럼 죽음 너머에 서 계시는 영원한 하나님을 인정하고 바라보자.

생명의 주관자 되신 주님이 두 팔을 벌리고 나를 기다리시는 모습을 바라보자.

나에게 영원한 나라를 허락하시고 영광의 면류관을 씌워주실 주님을 바라보자.  

믿음의 눈으로 죽음 너머를 바라보자.

그러면 조금은 담담하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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