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 인증 조사를 하면서 점심 시간 운동을 하지 못했다.
병원 건물 안에서 돌아다니고, 종일 모니터만 열심히 바라보며 작업을 하다보니 몸시 힘들었다.
목이 뻐근하고 두통도 오고 눈이 따갑고 불편하다.
안마기를 통해도 근육의 긴장이 풀리지 않는다.
일찍 저녁을 먹고 태화강변을 1시간 30분을 걸었다,
그러자 소화도 되고 근육의 긴장도 풀리고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역시 운동 밖에 없다. 멀리 바라 보면서 부지런히 걷다보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는다.
육체도 마음도 안정을 찾고 정리가 된다.
간단한 점심을 먹고 병원을 나섰다.
어제 밤 태화강 공원은 벛꽃이 만개하여 절정을 이루고
강변도로에 심겨진 아름드리 벛꽃나무는 가지들이 밑으로 길게 드리워져 장관을 이루고
벚꽃이 야간 조명을 받아 더 화사하게 빛나고
많은 상춘객들이 붐비고 연신 휴대폰으로 추억들을 남기고 있었다.
이번 주말을 지나면 올해 벚꽃 구경을 못할 것 같아 강변으로 향한다.
기온은 많이 올랐지만 오늘 봄바람은 옷을 여기게 한다.
하늘은 파랗게 청명한데 비가 내린다.
꽃비가 내린다.
대지 위에 거대한 연분홍빛 꽃 양탄자가 펼쳐졌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을 초록 세상으로 탈바꿈시켜 여백을 채워간다.
오늘 쓰레기 봉지는 가볍다. 이틀을 치우지 안 했는데 말이다.
이어폰으로 조나단 에드워즈의 [기도의 협주곡]이라는 책을 읽어주는 웹을 통해 듣는다.
응급실에서 걸려온 전하로 발걸음이 빨라졌다.
어느새 봄은 깊이 들어왔다.
최근에는 봄이 점점 짧아지고 있는데 벌써 최고 기온이 22도를 가리키고 있다.
이러다 곧바로 여름으로 넘어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어린 적 봄은 참 길었다. 마음껏 봄을 누릴 수 있었다.
춘하추동
봄은 만물의 시작이다. 생명력이 충만한 계절이다.
생명의 소생을 만끽하는 계절이다.
꽃비 내리는 날
강변을 걸으며
소확행의 기쁨을 안고
일터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