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글쓰기

봄비

톨레 네움 에트 톨레 데움 2023. 4. 5. 10:33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부르는 단어들이 많다.

계절에 따라 부르기도 한다.

봄비, 여름 장마, 가을비, 겨울비

비의 양상에 따라서 부르는 이름들도 있다.

이슬비, 가랑비. 보슬비, 소낙비, 장대비, 장마비...

개인적인 상황에 따라 비를 부르는 이름도 있다. 

고마운 비, 무심한 비, 처량한 비, ...

 

지식백과사전에서 비의 종류를 찾아봤다.

비는 내리는 형태 ·계절 ·지역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오랫동안 내렸다 그쳤다 하면서 계속되는 일련의 비를 장마라고 하며,  6월 말경부터 7월 사이에 나타난다.

단시간에 많은 비가 내릴 경우를 호우()라고 하며,

이것이 지형적인 영향으로 어느 곳에 집중될 경우에는 집중호우라고 한다.

흔히 여름철에 국지적으로 단시간에 굵은 빗방울을 동반하는 비를 소나기(rain shower), 

번개와 천둥을 동반하는 비를 뇌우()라고 하는 등 많은 종류가 있다.

또한 지역적으로는 남양의 ‘스콜(squall)’도 유명하다. 스콜의 정의는 수분 이내에 10m/sec 전후의 바람이 갑자기 부는 현상을 말하나, 일반적으로는 이와 같은 돌풍에 동반된 세찬 소나기를 말한다.

 

비를 좋아하는 성격이라 비 오는 날이면 더 감상적이 된다.

마른 대지 위에 촉촉히 비가 내린다.

며칠 새 전국에 다발적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하여

많은 분들이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었는데

소방 대원들이 오늘은 좀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루가 다르게 가로수 잎사귀들은 푸르러지고 무성해져 간다.

내황 삼거리에 있는 느티나무는 벌써 잎사귀가 풍성해져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사뭇 다르다. 

강변의 풀들은 벌써 많이 자라서 무성해졌다. 

초롯빛 풀들 사이로 노란 유채꽃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병원 가가이에는 이팝 나무가 눈송이 처럼 하양게 피었다. 

아파트 계단 곁에는 보라빗 나일락이 보름달 달빛 속에 진한 향기를 내며 피어있었는데 

비에 젖어 다소곳하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차의 먼지가 빗물에 씻겨가기를 기대했지만 강수량이 적다. 

비 소식에 세차를 미루었는데 ...

전국적인 가뭄에 많은 양을 기대했는데 ...

조금 더 많이 내려졌으면 고마울텐데 ..

 

비와 궁합이 맞는 것이 있다면 무엇일까?

따뜻한 차나 커피, 클래식 음악, 따듯한 아랫묵, 파전, 음악이 흐르는 카페, 

마음이 통하는 지인들과의 대화, 우산을 쓰고 산책하는 것도 ...

 

언제가는 온 몸으로 비를 맞으며 걷고 싶을 때도 있었다.  

장대비를 맞는 기분은 일종의 카타르시스처럼 다가오기도 한다. 

창가에 앉아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커피를 마시며

유리창을 통해 흘러내리는 빗물을 바라보는 것은

왠지 내 안의 마음을 적시고 흘러내리는 눈물 같기도 하고

묻은 때를 씻어내리고 정화되는 느낌도 든다. 

혼자서 비와 대화를 한다. 

 

봄비가 내리고 있다.

고마운 비다. 

기다리던 비다.

만물을 소생케하는 비다.

생명을 살리는 비다. 

이 비 그치면 온통 초롯빛 세상이 되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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