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마택복음 27장 27-44절
총독의 600명이나 되는 군병들이 십자가에 내어준 예수님에게 왕의 즉위식을 행한다.
황제의 홍포인 주홍색 옷을 입히고, 손에는 왕의 홀인 갈대를, 그리고 머리에는 왕의 면류관인 가시 면류관을 씌웠다.
그리고는 무릎을 꿇고서는 "유대인의 왕 만세"하면서 희롱한다.
그분께 침을 뱉고 갈대를 빼앗아 머리를 때린 후 옷을 벗기고 본래 옷을 입히고 십자가에 목 박으러 끌고 갔다.
하나님의 아들, 하나님이신 온 인류의 메시아의 즉위식이다.
어떤 작은 나라의 왕 즉위식이 이보다 더 초라하고 낮아지고 비참했을까...
우리는 이런 나라의 왕을 만왕의 왕으로 모시고 따르는 자들이다.
인간들은 강대국의 국민이 되고 싶어하고, 더 강하고 권력이 있는 대통령을 따르기를 원한다.
그러나 인간의 바램과 욕망을 거슬러 초라한 모습으로 왕의 즉위식을 받으시는 예수님을
진정 나의 왕, 나의 주로 그리고 그의 나라를 하나님의 나라로 인정하고 받아 들이며 따르고 있는가!
고문에 지친 몸을 대신하여 십자가를 대신 지게 한 구레네 사람 시몬이 등장한다.
그는 자의적인 것이 아니라 억지로 십자가를 짊어 졌지만 그것이 그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
처음부터 예수를 따랐다는 기록이 없는 시몬은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가면서
내가 왜 십자가를 지어야 하냐고 투털대고 불평했을까?
골고다 언덕에서 자기가 지고 간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백부장의 고백처럼 그도 마음이 변화되어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믿게 된 것인가?
바울의 사역 가운데 그의 집안이 등장한다.
십자가 구원사역에 주님 홀로 다 감당하셨지만 십자가를 지고 가는 길에는 나누어 지셨다.
주님은 우리에게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 말씀하신다.
나머지는 주님의 몫이고 주님이 다 이루실 것이다.
마태는 상황을 간략하게 빠르게 기술하고 있다.
십자가에 달리시고 옷을 제비 뽑아 나누고
이어지는 군중들과 대제사장과 서기관들과 장로들의 모욕과 조롱을 받으셨으며
그리고 십자가에 달린 강도들에게까지 조롱을 받으셨다.
철저히 무능력한 왕으로, 언행일치하지 못한 자로 조롱받으셨다.
광야에서부터 십자가까지 하나님의 권세를 사용하도록 유혹하는 사탄의 음성을 들으시지만
끝까지 그 시험과 유혹을 이기시고 죽음 앞에서 당당히 나아가신다.
십자가 고통을 잊게 할 마취제, 쓸게를 탄 포도주도 마다하시고
맑은 정신으로 모든 과정을 감당하시고 인내하신다.
지난 밤부터 다음 날 정오까지 긴박하게 그리고 빠르게 진행된 재판과 판결과 처형의 과정이다.
탈진된 주님을 바라본다.
타는 목마름에 포도주에 입을 대셨다.
엄청난 통증으로 몸을 가누기도 힘드셔서 십자가를 대신 지고 가는 것을 허락하셨다.
주님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셨을까?
이 모든 과정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셨을까?
보통 사람은 이 상태가 되면 정신력이 흐려지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을 것 같다.
가장 초라한 왕의 즉위식,
가장 짧은 왕의 즉위식,
가장 짧은 왕의 재임 기간
낮아지는 자만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역설에 동의하는가?
내려온 자만이 올라갈 수 있다는 진리 앞에 동의하는가?
가장 낮은 왕의 즉위식에 임하신 주님이 가장 영광스럽게 천군천사를 대동하고 임하실 것이다.
이런 왕을 따르는데 망설임과 주저함이 있는가?
아니면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나의 십자가를 지고 그분을 뒤따르며 골고다 언덕길을 오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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