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 백성들이 바란 광야에 집결했다.
이제 하나님이 지명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들어가기 직전이다.
그들이 점령할 땅을 정탐하러 떠났다.
모세는 그 땅의 거주민들, 성의 위치와 형세, 땅의 상태, 나무와 작물의 상태 등
구체적으로 조사를 하고 돌아오도록 12지파에서 대표적인 인물들을 선발해 보냈다.
정탐을 떠나는 인물들은 얼마나 설레였을까? 두려움도 있었을 것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조직을 대표하여 무엇을 조사하고 보고서를 쓰는 일은 쉽지 않다.
정확한 판단력이 중요하다. 예리한 관찰력이 필요하다.
똑같은 것을 보고 들어도 사람의 판단은 다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아는 것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다. 지식도 필요하다.
요즘 시대처럼 카메라로 촬영을 할 수 없는 시대는 오로지 정탐군의 말과 판단에 의존해야 했다.
결론적으로 12명이 가시적으로 보이는 객관적인 내용은 동일했다.
그러나 정복을 위한 결정에 있어서는 10:2로 그들의 보고가 달랐다.
결정은 참 어려운 일이다.
거기에는 또다른 요인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갈렙과 여호수아의 의견에는 믿음이, 하나님에 대한 철저한 신뢰가 포함되어 있다.
우리가 어떤 경기를 할 때 실력면에서는 열세이지만
조직력이나, 정신력으로 경기를 승리로 이끄는 것을 종종 경험한다.
객관적인 자료만이 어떤 일을 결정하는데 관여하는 전부는 아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이런 경우를 많이 경험하게 된다.
나는 신앙인이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다.
장래 일에 대하여는 특별히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는다.
예수 그리스도는 나의 인도자 되시기 되심을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뜻이라면, 성령의 인도하심이 분명하다면 순종한다.
만약 내가 12명에 포함된 정탐꾼이었다면 나는 어떤 보고서를 제출했을까?
보수적이고 안전한 것을 좋아하는 기질과 모험적이고 도전적인 면에서는 약한 성격 상
우리 군사력으로 정복은 무모함이라고, 냉철하게 판단했을데 전략의 열세라고 생각하고
10명의 다수의 보고서에 동조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보여주신 기적들을 보았고 함께하심을 경험했으니
하나님이 함께하시고 도우시면 가능하다고 믿음으로 2명의 소수의 결정에 동의했을까?
성경에 이름이 기록된 열명의 정탐군들은 역사 속에서 어떤 판단을 받았는가?
인구 조사에서도 지파를 대표하던 지도자들이었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있던 자들이다.
그들의 믿음이 이 정도였다면, 대부분의 일반 백성들은 어떠했을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영원히 불명예스런 이름들이 되었다.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지 않는 믿음 없는 사람으로 낙인찍혔다.
정복을 포기하도록 결정적인 보고서를 제출한 열명은
38년 동안 광야를 유랑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후회했을까? 자신의 판단을 고집했을까?
그들은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에서 죽었다.
그들 때문에 출애굽 1세대 대부분이 광야에서 죽었다.
혹독한 댓가를 치루어야 했다.
정탐꾼을 선발하고 파송하고 그들의 보고를 받는 이 모든 과정에 신중함이 요구된다.
보고서를 받고 결정하는 일에도 냉철함이 필요하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결정들을 하고 살아간다.
믿음의 길에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보이시지 않지만 우리를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