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은 받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들고 행복하게 한다.
오래 전 구역 식구 중의 한 분이 작은 선물을 보내주었다.
출석하는 교회가 달라 자주 만나는 일이 없었고
몇년에 한 두 차례 통화하는 분이었는데 갑자기 선물을 보냈다.
아마도 내용물을 보니 근무하는 직장의 판촉물인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부부를 생각하여 보낸 준 것이 감사했다.
그러면서 동봉한 작은 엽서 내용이 눈길을 끈다.
두분을 생각하면 가슴이 늘 따뜻해진다는 것이다.
부부가 부산대학을 졸업하였고, 남편은 법대 출신으로 농협 중앙회에 근무하였고
부인은 중학교 국어 교사이셨다. 아들 서진이가 한 명 있었다.
같이 찬양대도 하고 피아노 반주도 하셨던 좋은 분들이다.
그렇지만 내가 기대하는 신앙의 열심과 열정에는 조금은 부족했던 분들로 기억한다.
아내와 돈가스로 외식을 하고 태화뜰을 걷기 위해 나오는데
동강병원 응급센터에 근무하는 간호사 세명과 마주쳤다.
같이 근무했던 간호사들이라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태화뜰로 들어서려는데 누가 차에서 내려 '장로님'하고 부른다.
남종우 집사다. 같이 신정예배당을 섬기다 울산교회로 복귀했었다.
지금은 중학교 교감선생님이 되었고 얼마 전에 지인의 결혼식장에서도 만났었다.
그때 집사님이 하신 말이 아직도 귀에 맴돈다.
"나는 장로님의 은퇴 후의 삶이 궁금합니다."
선교사로의 삶을 기대하는 듯한 말이었다.
개인적으로는 그러고 싶은 마음도 있으나 아내의 건강 때문에 계획을 접었다.
또 지난 주일 새가족 수료식 때 '김 예찬'이라는 새가족이
자신이 신뢰하는 남종우 교감선생님이 추천해 주신 교회에 오게 되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교감 선생님이 추천하실 정도의 교회라면 좋은 교회일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지금 이분과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가는 중이란다.
누군가를 신임하고 누군가의 말을 신뢰한다는 것은 얼마나 중요한가
나는 누군가로 부터 신임을 받는 사람이고 그런 삶을 살고 있는지 돌아본다.
어제 여자 분이 진료를 받으러 오셨다.
다리 통증으로 개인의원을 방문했는데 하지정맥류여서 당장 수술이 필요하다고 수술을 권유받았다는 것이다.
비용이 6백만원이라 미심 쩍어서 아는 의사에게 전화를 했고, 그가 내 친구였다.
그 친구가 그분에게 말하기를 울산에서 가장 양심적으로 진료하는 의사를 소개해 줄테니
진료를 받아보라고 했다는 것이다.
혈관초음파 검사를 하였으나 수술이 필요 없는 상태였고
일부 표피정맥과 모세혈관 확장(telangiecta) 소견으로 혈관경화요법만 필요한 단계였다.
환자분에게 설명하고 미용적으로 필요하면 혈관요법이 필요하다는 설명을 해 드렸다.
종아리 통증은 근육성 통증이었던 것이다.
대학 동기이고 울산에서 30년 가까운 교제를 하는 친구에게서
그런 인정을 받는다는 것 기분 좋은 일이었다.
태화뜰을 걷고 있는데 동강병원 영상의학과 방사선기사가
여자 친구와 함께 손을 잡고 걷다가 가볍게 목례를 한다.
오늘 여러 사람을 만나고 경험한 일들을 놓고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내가 헛되고 잘못 살지는 않았나보다'라고 ...
시간이 지나도 누군가 나를 좋은 사람으로 인정해주고, 기억해주며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는 것으로 인해
정말 기분 좋은 저녁이었다.
한 인간의 삶과 인격이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삶의 격]이라는 페테 비에리의 책을 읽고 있다.
나의 삶의 지론 중에 하나는 '원수를 만들지 말자.'이다.
바꿔 말하면 사람들과 늘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하자는 말이다.
그렇다고 상대방의 비위를 맞추려고 애써 노력하지는 않는다.
진실되고 정직하며 순수하게 만남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평소의 나의 삶, 직장생활과 교회생활, 인간관계의 모습이
타인에게 어떻게 비춰졌는지 궁금할 때가 있었다.
울산에서 나의 30년의 삶의 평가라고 할까?
오늘 호적상으로는 생일이다.
외래 PA가 멋진 외제 볼펜을 선물해주었다.
허영웅목사님과 박윤상목사님이 선물을 보내 주셨다.
김종우 장로님 카톡으로 축하 인사를 보내주셨다.
오늘 또 배운다.
남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좋은 일이라는 것
남에게 배품이 더 행복하다는 것
손을 펴서 나눔의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지혜롭고 행복한 삶으로의 길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표현이 중요하다는 것 또한 그렇다.
사람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가 없다. 다 알수도 없다.
감사의 표현, 기쁨과 즐거움의 표현, 슬픔과 아품의 표현, 부당함과 불편함 그리고 기분 나쁨 등의
솔직한 표현이 자신의 정신 건강을 잘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살다보면 다 표현하지 못하고 살아갈 때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솔직하고 상황에 맞게 표현하는 것은 좋은 삶의 태도이다.
작은 선물이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