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글모음

구정 설날

톨레 네움 에트 톨레 데움 2025. 1. 31. 11:50

이제 명절에 딸네 가족이 내려오는 것이 쉽지 않다.,

사위는 근무고 딸은 두아이를 데리고 내려오기가 쉽지 않다.

하여 우리 부부가 KTX를 이용하여 수도권에 있는 딸네 집으로 역귀성을 하였다. 

 

근무를 마치고 짐들을 싣고 ktx 역으로 향했다.

역에서 전주 해장국과 시레기국을 사 먹고 오후 8시 1분에 출발했다.

서울역이 아닌 행신역이다. 

대전을 지나자 눈이 창창을 때린다.

제법 요란하게 돌멩이가 부딪히는 것처럼 소리가 들린다.

단순한 눈만이 아니라 우박이 같이 내리는가 보다.

Ktx도 서행을 한다.

기온이 낮아 선로가 얼어서 고속 주행을 하기에 위험이 따른다고 방송이 들려온다.

예정 시간보다 12분 정도 지연되어 11시경에 도착하였고

딸이 차로 마중을 나왔다. 사위는 사이판에 있다. 내일이나 되어 돌아올 것이다.

역사를 벗어나는데 눈발이 아직도 날리고 있다.

냉기가 온 몸으로 파고 들어와 몸이 떨린다.

모처럼만에 느끼는 영하의 추위이다.

 

새벽에 외손자 인우가 일어나 할머니, 할아버지 하고 달려온다.

손자들은 함께 있으면 좋지만 힘들고, 헤어져 있으면 편하지만 보고 싶은 관계라고들 한다.

인우는 이제 초등학교에 진학을 하는 나이가 되어서 그런지 말귀를 알아듣고 잘 따른다.

그렇지만 둘째 인서는 이제 4살이라 올 해 유치원에 들어가지만 아직은 천방지축이다.

성깔이 있고 고집이 센 편이다. 자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엄청나게 크게 울어댄다.

내 성질 같으면 고함을 지르고 야단을 칠 것 같은데

딸과 사위는 아이를 안고 방에 들어가 설명하고 진정을 시켜 나온다.

자녀 교육 방법의 차이가 있다. 좀 더 성장해야 이런 상황이 해결되겠지 ...

아침을 해결하고 월미도에 있는 국립행양박물관에 가기로 하였다.  

외부 온도가 영하권이라 밖에 나가면 온 몸이 굳어지는 느낌이다.

바닷가라 바람도 불고 밖에 서 있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박물관을 찾았다.

바닷길의 역사와 문화들, 제물포의 역사들을 알게되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관람을 마치고 인천 처형 집으로 이동했다.

작년에 5년 동안의 전원 생활을 마치고 다시 인천으로 이사를 했었다. 

처형 가족 그리고 처조카 태희네 가족들과 인사를 하였다.

처형은 딸 태희 건강, 넉넉하지 못한 경제력, 자녀들의 교육, 사위의 생활에 불만과 걱정이 많다.

본의 아니게 준호, 준웅이에게 훈계 아닌 강의를 하였다.

좀 더 행복한 가정, 가족들 되기를 소망한다. 

이른 세배돈을 주고 헤어졌다. 

두 외손자, 외손녀의 재롱과 노는 모습에 시간은 흘러간다.

 

둘째날 설날이다.

자정이 다 되어서 비행을 마치고 사위가 돌아왔다.

아침을 먹고 새배를 받았다.

덕담을 나누고 사돈 어른들과 점심을 먹기로 중국집(몽중헌) 예약을 해놓은 을지로로 이동했다. 

문을 연 가계들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예약 손님들이 많다.

오랜만에 사돈 부부를 만나 담소를 나누고 헤어졌다. 

자녀들이 결혼하고 맺어진 관계이지만 함께 식사를 한 적이 몇번 없었다.

양측 할아버지, 할머니가 있는데 외가 보다는 친가 할아버지, 할머니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조금은 서운한 마음이 살짝 든다. 하기사 우리는 가끔 만나고 친가 조부모들은 매주 만나니까 ...

그런데 딸이 주차장으로 들어서다가 바닥이 턱이 있는데 모르고 걷다가 발을 접질렀다. 

잘 걷지를 못하고 차에 탔다. 

어디 둘러볼 예정이었는데 그냥 집으로 가기가 아쉬워서 사위가 스카이 웨이 드라이브를 제안했다.

처음으로 가보는 곳이다. 흔쾌히 승낙하고 드라이브를 즐겼다.

북한산, 북악산, 인왕산, 눈 덮힌 북한산과 평창 마을이 한 눈에 들어 온다.

북악 스카이 웨이 전망대에서 남산 타워, 롯데 타워와 서울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보았다.

청와대와 군 부대도 보인다. 

차가운 날씨에 여유를 가지고 오래 있을 수가 없었다.

 

오후에는 딸 집과 가까이 살고 있는 작은 누이 집을 방문했다.

작년에는 수술도 두 번이나 하고 건강 때문에 힌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늘 골반 쪽 통증으로 힘들어 하는 누이다.

신앙도 깊지 않아 걱정이다. 이사하고 난지 몇 달이 지났는데도 교회를 정하지 않고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격려하며 건강을 위하여 기도하고 돌아왔다. 

저녁에는 처형이 준비해 준 만두 속을 가지고 만두 피를 만들어 만두국을 끓여 먹었다.

 

세째날 새벽, 사위는 일본 오사카로 비행을 위해 새벽 6시에 집을 나섰다. 

비행사의 직업이 쉬운 직업은 아니다.

아침을 먹고 내려올 준비를 했다.

딸은 발목이 부어 많이 불편해 한다.

쿠팡으로 주문한 발목 아대를 차고 거동을 하니 조금은 수월한 것 같아 보인다.

빨리 x-ray 를 찍어 골절 유무를 확인해야 할 텐데 ...

오후 2시 36분 KTX를 타려고 택시를 불렀다.

피로가 몰린 아내는 연신 기차 안에서 졸고 있다.

주차된 차를 운전하여 집으로 돌아오다가, 저녁 준비하기가 힘들어 할 것 같아서

밖에서 양푼 동태탕을 사 먹고 집으로 돌아 왔다.

짐을 정리하고 사우나에서 목욕을 하고 나니

찌뿌둥한 몸이 그리고 피로가 조금은 풀린 것 같다.

 

3일간의 구정 연휴가 끝이 났다.

김 종우 장로의 부친이 위독하다는 소식에 마음이 쓰인다.

 

명절이라기 보다는 단지 연휴같다는 느낌이다.

산소도 가지 못했다. 모든 형제들을 만나지도 못했다. 

명절이라고 특별한 기분이 들지도 않는다.

명절의 의미가 퇴색되는 느낌이다. 

설날을 기다리며 설레던 감정도 없고, 기분도 없다.

시국탓인가?

 

그렇게 구정은 끝이 나고 내일부터는 또 근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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