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글쓰기

가을의 길목에서

톨레 네움 에트 톨레 데움 2023. 9. 11. 11:10

비전트립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추어탕을 먹고 들어왔다.

아내가 무척 지치고 힘들어 한다.

 

혼자 태화강 정원으로 운동하러 나섰다. 

반 바지와 반 팔 상의를 입었는데 피부와 와 닿는 공기가  서늘하다. 

벌써 가로수나 느티나무 잎사귀는 색갈이 변하기 시작했다.

하기사 처서가 지났으니 당연지사임에도 불구하고

무척 더웠던 여름이고 지금도 최고 기온은 30도 전후를 기록하고 있으니  

가을이 왔다는 실감을 하기 힘들다.

 

어둠이 짙게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언제 부터인지 매미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대신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게 들려온다.

걷던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을 들었다. 휴대폰으로 녹음을 한다. 

달빛에 비친 해바라기가 노랗게 무리지어 피었고

백일홍 밭에는 주황색, 빨강색, 노랑색 꽃들이 어둠을 밝힌다.

샛강을 따라서 억새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혼자서 걸을 때는 침묵수행을 한다.

많은 생각들을 하는 좋은 시간이다.  

 

추석 연휴에 떠날 베트남 비전트립에 대하여,

준비, 일정, 마무리까지 경험과 익숙함을 넘어 새로움을 기대한다. 

관조, 사역 중심이 아니라 영적 안목, 개인이  아닌 팀을 생각하는 훈련(배려, 양보, 경청, 이해, 섬김 등)

이 모든 과정이 유익함을 기억하자. 

 

원자매와 나눈 대화의 내용, 젊은 세대들의 필요와 그들의 요구를 

해결해 주어야 하는 리더의 고민,

 

비문증으로 눈 앞에 어른거리는 것들로 인하여

망막에는 이상이 없어서 조금은 안심을 하면서도 일상의 불편함으로 인한 스트레스

아니 노화의 진행과 나이들어감에 대한 심각성

메멘토 모리...

건강한 노년을 위하여 열심히 걷는다.

13000보 이상을 걸었다. 

 

가을이 시작되었고 깊어져 갈 것이다.

시청  주변의 가로수는 벌써 잎사귀들이 노랗게 물들기 시작했다.

온 몸이 계절을 체감한다. 

흐르는 시간, 세월은 사람이 어찌 할 수가 없다. 

조금은 가라앉은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왔다. 

가을이라 생각이 더 많아지는가 보다.

 

11월 초에는 국민학교 동기동창생들의 제주도 모임에 갈 예정이다.

졸업 50주년 기념으로 2박3일 

학교 졸업 후 처음 보는 동기들도 있고, 보고 싶었던 동기들도 있으며,

오랜만에 보는 동기들이 대부분이다.

그들을 만나 그들의 삶의 이야기 그들만의 history 를 듣고 싶다.

언제또 만날 수 있으랴. 이번에는 용기를 내본다. 

어쩌면 죽는 날까지 다시 보지 못할 수도 있으리라. 

갈수록 이런 생각들이 들어 만남들이 소중해지고 만나는 사람들이 소중해진다.

농담 삼아서 하는 말 중에 "있을 때 잘해!" 라는 말이 있다. 

좋은 추억을 남기도 돌아오고 싶다. 

 

남자들은 왜 가을을 탄다고 할까? 언제부터 그런 말을 사용했을까?

아무튼 나도 가을이면 감정에 변하가 있곤 하다. 소위 추남이다. 

계절의 변화,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면 기온도 떨어져 온 몸도 움추려드는데

마음도 동일하게 느끼고 경험하게 된다. 

이 땅에서 얼마나 살 수 있을까?

 

토요일에는 앞집 부부와 골프 라운드를 했다. 

에덴 벨리 골프장을 처음 방문했다. 

라운드 후 차를 마시면서 앞집 아저씨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대화 중에 단편적인 삶의 이야기를 듣는다.

그들에게 삶의 의미와 목적은 무엇일까?

영적 세계에는 무관심하고 무관하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삶을 건강하게 즐기는데에만 관심이 집중된 듯 했다.  

깊은 대화를 나눌 수는 없었지만,

가볍게 만남을 유지할 수는 있지만 사귐의 깊은 관계를 맺고 싶지는 않았다. 

 

요즘 들어서 나인 리버가 말한 [나, 너, 그것]에서

나를 그것으로만 생각하는 부탁 전화나 만남은 거부하고 짜증이 난다.  

 

인생을 살면서 수많은 만남과 헤이짐의 회자정리의 삶이다.

돌아보면 나에게 정근두 목사님과 김창선사모님과의 만남은

정말 소중하고 감사하고 행복한 만남이다.

최복만 장로님, 송병호 장로님

김종우, 깁영대,  홍 광표장로, 

최강주 선교사, 장성필 선교사, 이영진 선교사, 

조광현, 이양행, 류지윤,

김봉구, 

...............

 

그렇게 가을밤은 깊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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