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글쓰기

베트남 의료비전트립

톨레 네움 에트 톨레 데움 2023. 9. 22. 14:55

2023년도 3/4분기가 끝나가고 있다.

다음 주는 추석, 한가위가 시작된다. 

휴가를 잘 활용하기 위하여 명절에

베트남 의료봉사활동, 의료비전트립을 다녀오기로 결정했다.

9/27(수) ~ 10/2(월) 까지 베트남 북부, 랑선성에서 의료 사역을 진행할 에정이다. 

마지막 의료봉사활동이 될수도 있어 여러가지 상념이 떠오른다. 

 

처음 몽골 울란바트로로 의료봉사활동을 시작할 때만 해도

두려움과 설레임이 있었으나 20년 가가운 세월 동안 다녀서 그런지

그런 감흥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 

 

이제 이 사역들을 내려놓을 나이가 되었다.

어제도 아내는 몸이 좋지 않다고 힘들어하는 말들을 쏟아놓는다. 

60을 전후하여 체력이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다녀오지 못할 상태는 아니지만

현지 기온이 매우 습하고 더운 지역이라 잘 버텨야할텐데 걱정이다. 

 

약품 구입 때문에 선교사와 문자를 주고 받는데 조금은 답답하다.

마음대로 약을 구입할 수도 없고, 가져갈 수도 없다. 

공무원들의 사고는 어느나라나 왜 이렇게 경직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조금은 마음이 긴장되기 시작한다.

개성 있는 팀원도 있어 팀의 화합에 방해가 되지 않을지 염려된다.

장비와 물품의 출국과 입국 과정에서 어려움이 없어야 하는데 ..

안전사고, 의료사고, 현지 관계자들과의 협력, 현지 자원봉사자들과의 관계

진료의 제반 사항의 준비, ...

 

대학원 시절 김 형석교수의 인생에 대한 강의를 듣고난 후 

사회에 이바지하는 삶을 생각하다가 시작된 해외 의료봉사활동이다. 

2003년 울산교회 단기선교팀이 교회에서 파송한 최복만&김순애선교사가

울란바토르에서 개척한 7 교회를 돌아보고 의료봉사활동을 하는 것이었다.

난생 처음 외국 방문이었고, 외국인들을 향한 진료라 

어떤 질환이 있는지, 약믈을 어떻게 처방해야 하는지,

전문 과목이 아닌 모든 질병을 진료해야 하는 상황이라 염려가 많이 되었었다. 

그래도 하나님의 은혜로 잘 마치고 돌아왔다.  

최복만 장로님의 삶과 선교와 영혼구원을 향한 구령의 열정을 가까이서 지켜보면서

다시 오겠노라고, 나도 장로님의 삶을 따라가겠노라고

눈물로 간증하던 시간이 생각난다. 

얼굴은 대국물이 즐즐 흐르고 잘 씻지 않은 아이들, 치아는 양치질을 하지 않고,

맨발로 걸어다니며 남루한 옷차림이었지만,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순수한 눈동자만은 생생하게 기억한다. 

주일날 대표기도를 하면서 징기스칸의 후예들 답게

저들이 열방을 향하여 복음을 들고 나서는 모습을 상상하며 축복의 기도를 했었다.

 

그뒤로 몇 차례 몽골을 다녀왔고,

김 용복 선배가 사역하던 피지를 두 차례 다녀왔으며

김 순자 & 장성필 선교사가 사역하는 키르키스스탄을 수차례 다녀왔다. 

한번은 백합부 장애우들의 주치의로 일본 선교 여행을 다녀왔고

울산신정교회로 옮겨와서는 베트남을 수 차례 다녀왔다. 

 

선교지에 가서 일어난 여러가지 에피소드와 좋은 기억들도 있다. 

특히 몽골의 테르찌에서 경험한 자연과 은하수, 

아무도 밟지 않은 것 같은 초원을 말을 타고 달리던 기억은 두고두고 기억한다.  

피지에서의 산호초와 스노쿨링, 보트와 참치 낚시

키르키스스탄의 이스쿨 호수, 3500m높이의 호수 

베트남의 하롱베이 등등 좋은 추억들도 남아 있다. 

 

하나님은 나의 40~50대 인생 가운데 이 여름 의료비전트립을 통하여

믿음의 사람으로 빚어가시고 계셨다. 

좋아하던 골프나 다른 취미 생활에는 눈돌리지 않게 하셨다. 

그러면서 안수집사가 되고 장로가 되었고

선교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과 동참을 할 수 있었다. 

이런 선교에 익숙함 때문에 울산신정교회에 와서도

2018년 교회가 시작하던 당해년도 부터 비전 트립을 바로 시작할 수가 있었고

교회가 독립하자마자 해외 선교사 한 가정을 파송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지난 이십여년 동안의 이 사역들을 뒤돌아본다.

이 시기에 하나님은 뭐라고 평가해 주실지 모르겠다. 

계속 하라고 하실지, 후배들을 격려하여 이 사역을 이어가는데 힘쓰라고 하실지 ...

준비 과정, 사역 과정, 평가 과정의 수 개월 동안

바쁘고 긴장되고 힘들었지만 

마음은 늘 행복하고 부유하고 성령으로 충만했다. 

영혼을 향한 사랑과 구원받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은 닮아가고 있었다. 

이 사역에 내가 함께하고 쓰임 받았음에 감사하다.

부족한 나에게 영광스러운 세월이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말을 실감한다.

비문증으로 지금도 눈 앞에 검은 머리카락이 아른거린다. 

조금만 운동해도 근육통으로 힘들고 쉬 피곤하고 지친다.

높은 산을 오르는 것도 힘이 든다.  골프 비거리도 줄어간다. 

직접 선교지를 다니는 것도 60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 버겁게 느껴진다. 

그래도 이번은 꼭 다녀오고 싶었다.

정리, 마무리,지난 사역의 의미, 내 삶에 미친 영향...

성령께서 뭐라고 말씀하실지 듣고 싶다. 

 

그러나 우선은 사역 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리고 안전하게, 은혜롭게 사역을 마쳐야 한다.

개인적인 것으로 팀에 나쁜 영향을 미쳐서는 않된다. 

기도하면서 잘 준비하자. 

하나님의 부어주시는 은혜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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