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 예레미야 41장 1-18절
참혹한 전쟁은 끝나고 잠시 평화가 찾아왔다.
그러나 이 짧은 평화마저 동족들의 손에 파괴되고 만다.
일곱째 달, 왕의 종친 엘리사마의 손자요 느다냐의 아들로 왕의 장관인 이스마엘과 열 사람이
미스바로 가서 바벨론이 세운 총독 아히감의 아들 그다랴에게 나아간다.
남은 동족을 환대하고 식탁의 교제를 허락한 그다랴를 죽이고 만다.
그리고 증거와 후환을 없애기 위해 그다랴와 함게 한 자들과 바벨론 군사들도 죽인다.
또한 하나님의 성전의 파괴를 애도하기 위해 나아가는 북이스라엘의 동족들을 살해하고
남은 자들을 이끌고 암몬으로 나아가다가, 이 사실을 눈치 챈 가레아의 아들 요하난이
남은 군 지휘관들과 백성들을 이끌고 이들을 뒤쫓아 와서 기브온에서 빼앗고
바벨론을 두려워하여 애굽으로 내려간다.
오늘 본문에 예레미야는 등장하지 않는다.
유다에 남은 자들은 서로 죽이고 죽였으며, 그나마 살아남은 자들은 유다를 떠나고 만다.
누가 유다를 재건할 수 있으랴.
포로로 잡혀가지 않은 자들은 칼과 기근과 전염병으로 망한다고 한 예언이 생각난다.
진정 남은 자들은 누구인가? 유다를 회복하고 재건할 자 누구인가?
그들은 포로로 잡혀간 자들이었다.
그곳에서 포로 생활을 통해 심판을 받으며 회개하고 하나님께 돌아온 자들이었다.
하나님은 그들을 돌보시고 그들을 통해 이스라엘을 회복하셨다.
자기 욕망에 나라의 운명이나 동족의 생명을 무참히 짖밟은 이스마엘과,
정치적 감각이 탁월했지만 믿음의 눈으로 하나님의 계획은 알아차리지 못한 요하난을 본다.
중요한 문제 앞에서, 위기와 고난 앞에서
자신의 욕심을 따라, 믿음 없는 지식이나 경험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나의 모습은 없는지 생각한다.
믿음으로 모든 문제들을 바라보고 깨달으며 헤쳐나가는 지혜를 주시옵소서.
------------
이스마엘은 그다랴가 베푼 신뢰와 친교의 식탁에서 그를 배반하고 살해한다.
그 자리에 있던 유다 사람과 갈대아 군사들까지 죽인다.
왕족인 이스마엘에게는 하나님의 심판을 초래한 데 대한 반성보다는
바벨론에게 협력하는 세력에 대한 응징만이 있을 뿐이다.
자기 잘못에 대한 무반성,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는 옹졸하고 이기적인 태도,
하나님의 결정을 수용하지 못하는 교만이,
공동체에 간신히 찾아온 작은 평화를 깨뜨렸다.
북왕국의 주요 도시인 세겜과 실로와 사마리아에서 온 80명이 예루살렘을 향해 가고 있다.
이들은 동족의 비극을 애도하기 위해 찾아온 순례객이다.
이스마엘은 그들을 속이고 유인하여 식량 제공을 약속한 열 명을 제외하고 모두 죽인다.
그런 다음 마치 남왕국의 왕으로 서 북왕국을 무찌른 듯이,
유다 왕 아사가 이스라엘 왕 바아사에게 대항하기 위하여 판 구덩이에 시체를 던져 넣는다.
왜곡된 남왕국 중심주의와 북왕국을 향한 그릇된 적개심이 잔인한 학살을 낳았다.
차가운 흑백논리는 형제자매와 이웃을 적으로 돌린다.
비겁하고 잔혹한 살인을 저지른 후, 이스마엘이 향한 최종 목적지는 암몬이었다.
혼란을 틈타 유다를 지배하려는 암몬 왕의 욕심과
유다 왕위를 찾으려는 이스마엘의 욕망이 들어맞았던 것이다.
그는 암몬 왕의 사주를 받아 바벨론이 세운 유다 총독을 죽인 반역자이자,
유다 백성을 암몬으로 데려가려는 기회주의자였다.
유다 왕실을 위하는체 했지만, 실상은 오로지 자기 입신을 위해 실리를 따진 인물이었다.
유다 백성을 구한 요하난은 미스바로 돌아가지 않고 베들레헴 근처의 게롯김함에 머문다.
전후 사정을 모르는 바벨론의 무자비한 보복을 피하기 위해 애굽으로 가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요하난의 정치적 감각은 탁월했다.
이스마엘의 총독 암살 계획을 간파했고, 애굽의 그늘에서 바벨론의 칼을 피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의 계산에는 하나님의 뜻이 담겨 있지 않다.
현실적으로 적절해 보이는 길이 때로는 하나님이 마련하신 길이 아닐 수 있다.
나의 도움이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줄 알고 주께 간구합니다..
'2024년 영성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씀대로 (0) | 2024.08.02 |
---|---|
거짓이 된 맹세 (0) | 2024.08.01 |
시드기야의 갈등 (1) | 2024.07.27 |
항복하라. 죽이라. 구명하라 (0) | 2024.07.26 |
운명 (0) | 2024.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