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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내리는 4월의 어느 날

모처럼 적지 않은 봄비가 내리고 있다. 평상시에도 비를 싫어하지 않고 비교적 비를 좋아하는 성격인지라 조용히 내리는 봄비에 마음이 차분히 내려앉는다. 하얀 이팝나무의 꽃들이 비에 젖어 고개를 숙이고 초록은 점점 그 푸르름을 더하며 녹음방초 우거지는 계절을 향해 재촉하는 것 처럼 봄비가 내린다. 요 며칠 사이 마음이 약간 우울해지고 가라앉는 느낌이다. 흘러나오는 음악들도 기분을 더 차분하게 하는 것 같고 아내가 없이 홀로 텅빈 거실에 앉아 T.V를 보고 서재에 앉아 책을 읽는 나의 모습이 그러하다. 벌써 봄의 한 가운데 들어왔지만 봄을 제대로 누리지도 못하고 또 훌쩍 지나가고 있다. 이팝나무가 가로수로 심기어져 출.퇴근 길에 환하게 밝혀주고 강변의 장미는 빨간 꽃을 피워 올렸다. 5월은 장미의 계절이지 ...

2022년 글모음 2022.04.29

녹색의 향연

녹색에 대한 추억과 함께 4월은 녹색의 계절로 다가온다. 녹색은 생명의 색이다. 초록으로 넘어가기 전 신록은 녹색의 향연으로 그 생명력을 마음껏 발산한다. 시골에서 중학교를 다녔던 시절이다. 참 화창한 봄날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성함도 기억나지 않고 얼굴은 그렇게 미인은 아니셨던 생물 여자 선생님이 계셨다. 나는 운동장에서 놀고 있었고 선생님은 계단 위 화단 근처에 서 계셨는데 그날 녹색 튜피스를 입으셨었다. 색에 대한 특별한 생각이나 특히 좋아하는 색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그날따라 녹색의 아름다음이 가슴을 흥분시켰다. 참 아름답다는 생각이 나를 사로잡았다. 나의 어린 시절은 가난하여 대부분 무채색의 옷들을 입었던 시절이다. 그래서였는지는 모르겠으나 선명한 녹색 의상이 신선하고 아름답고 감동으로 찾아왔..

2022년 글모음 2022.04.21

영적 수준

나에게는 두 명의 외손자와 외손녀가 있다. 그들을 바라보면 한없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성장해 가는 모습이 기특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한다. 아무 말도 못하고 울기만 하던 아이가 성장하여 엄마, 아빠를 부르고, 말을 배워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대화를 한다. 누워만 있던 아이가 엎드리고, 기고, 앉고, 서더니 뛰어다닌다. 점프도 하고 높은데도 오르고 씽씽카도 탄다. 지식도 갈수록 늘어간다. 표현력도, 기억력도, 판단력도, 날마다 새롭다. 손자, 손녀의 성장을 바라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건강하게 자라고, 모든 장기와 기능들이 정상적으로 발육하고 발달하는 것을 보면서 감사하고 행복하다. 어느 날 아내가 한 성도에게 전화하는 내용을 옆에서 들으면서 약간은 짜증도 나고 실망도 되고 한심하기도 하고 화도 난다...

2022년 글모음 2022.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