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적지 않은 봄비가 내리고 있다. 평상시에도 비를 싫어하지 않고 비교적 비를 좋아하는 성격인지라 조용히 내리는 봄비에 마음이 차분히 내려앉는다. 하얀 이팝나무의 꽃들이 비에 젖어 고개를 숙이고 초록은 점점 그 푸르름을 더하며 녹음방초 우거지는 계절을 향해 재촉하는 것 처럼 봄비가 내린다. 요 며칠 사이 마음이 약간 우울해지고 가라앉는 느낌이다. 흘러나오는 음악들도 기분을 더 차분하게 하는 것 같고 아내가 없이 홀로 텅빈 거실에 앉아 T.V를 보고 서재에 앉아 책을 읽는 나의 모습이 그러하다. 벌써 봄의 한 가운데 들어왔지만 봄을 제대로 누리지도 못하고 또 훌쩍 지나가고 있다. 이팝나무가 가로수로 심기어져 출.퇴근 길에 환하게 밝혀주고 강변의 장미는 빨간 꽃을 피워 올렸다. 5월은 장미의 계절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