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31일 화요일
올 해 마지막 출근길이다.
동녘에 붉은 태양 빛이 눈부시게 차창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문득 스쳐가는 생각이
오늘도 변함없이 태양은 떠 오르고 하루는 시작되었다.
수많은 사연들이 한 해에 일어났지만, 참으로 다사다난했던 일 년이지만
태양은 무슨 일들이 있었느냐고 반문하며 무심한듯 비추고 있다.
강물은 하염없이 흐르고, 은빛 억새는 무심히 서 있다.
오늘은 어제와 다르지 않고 내일과 다르지 않다는 듯이 윤슬은 보석처럼 반짝인다.
문득 인간의 삶이 흔적없이 사라져버릴 인생이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흔히 '찰라' 같은 인생이다고들 말한다.
그래서 유한한 인생은 무한한 인생, 영원을 소망하고, 영생을 갈망하는지 모르겠다.
수많은 인간들이 태어나 잠시잠깐 이 땅에 머물다가 소리없이 사라져갔다.
나 또한 그런 생로병사의 진리 앞에 예외는 아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날이다.
무거운 마음으로 서울로 올라가는 사위와 딸이 마음에 걸린다.
힘을 내어 또 2025년을 살아보자고 격려했지만 마음은 편하지 않을 것이다.
직장 동료의 죽음과 회사의 대형 사고 앞에서 한 직장인으로 많이 힘들 것이다.
그런 안타갑고 무겁고 힘든 마음을 가지고 오늘 저녁 3박4일 일정의 동남아 비행을 해야 한다.
하나님 안전한 비행을 할 수 있도록 기후와 비행기와 승무원들을 지켜주시고 보호하여 주시옵소서.
승객의 안전을 책임질 수 있도록 지혜와 능력을 부어 주시옵소서라고 기도한다.
12/29일 목회자들과 당회원들의 식사 후
서로의 마음들을 열고 이야기를 하고 식탁의 교제를 통해서
서로간에 있던 불편함과 갈등이 다소 해결된 것 같아서 감사하다.
선임 장로의 역할이기도 하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서로의 갈등과 오해를 풀고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내년을 맞이할 수 있어서 하나님께 감사를 드렸다.
경제적으로 많은 손실을 보고 힘들었던 한 해이다.
노년의 삶을 위해 준비해 두었던 동산들이 사라졌다.
은퇴 후 조금 여유를 가지고 선교지를 돌면서 중단기 선교사의 삶을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
은퇴 후에도 다시 일을 해야만 할 것 같다.
감사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음으로 이 환란을 잘 극복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고 살아가기로 다시 다짐한다.
딸 가정은 많은 대출을 안고 수도권을 벗어나 경기도에 아파트를 장만했다.
앞으로 대출 때문에 버거운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럼에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어떻게든 스스로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는 저들이 귀하고 자랑스럽다.
도울 수 있는 한 좀 더 도와주어야겠다.
아내는 올 해 폐렴으로 두 달 정도를 고생했다.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들었던 한 해를 보냈다.
더 사랑하고 챙겨주고 위하여 살기로 다짐해본다.
교회도 부목사의 성추행 사건으로 큰 어려움을 당했지만 그래도 위기를 잘 극복했다.
담임 목사의 영.육간에 건강이 염려된다.
속히 안식월을 잘 보내고 건강한 몸으로 목회에 복귀하기를 기도한다.
방콕의 휴가, 베트남 비전트립, 여수의 1박2일 여행
3년 동안 같이 했던 구역이 흩어지고
구역이 새롭게 편성되었다.
만남과 헤어짐은 인생에서 흔한 일이지만
친근함과 익숙함으로부터 새롭고 낯설음에 대한
섭섭함, 아쉬움, 긴장이 뒤따른다.
2024년이 14시간 30분 정도 남아 있다.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시간들이다.
잘가 2024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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