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단강을 건너 적진으로 들어온 이스라엘 백성에게 할례를 명하신다.
언제 적이 처들어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할례라니 ...
할례를 받으면 며칠 동안 사울 수 없기 때문에, 자칫 위험할 수 있는 명령이었다.
세겜성에서 야곱의 아들들이 행했던 할례 사건이 떠오른다.
한가지 드는 의문은 요단강을 건너기 전에 할례를 하지 않고 요단강을 건너
적진을 바로 앞에 두고 행하게 하셨을까이다.
전적인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신뢰와 순종을 요구하시는 것일까?
이스라엘 군사들이 자신들의 전투력으로 전쟁을 하고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일하시고 싸우시고 승리를 가져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함이신가?
하나님은 가나안 민족에게 두려움을 심어 감히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막고 계셨다.
" 요단 서쪽의 아모리 사람의 모든 왕들과 해변의 가나안 사람의 모든 왕들이
여호와께서 요단 물을 이스라엘 자손들 앞에서 말리시고 건너게 하셨음을 듣고
마음이 녹았고 아스라엘 자손들 때문에 정신을 잃었더라."
명령하시는 하나님은 순종할 수 있도록 지원하시는 하나님이다.
뒷일을 맡아주시는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강하고 담대하게 말씀에 순종하자.
다시 할례를 시행하시는 것은 어떤 영적인 의미가 있을까?
인간에게는 과거의 허물과 죄를 벗고 새롭게 되는데 어떤 계기가 필요한가 보다.
그 상징적인 의미가 되는 행위가 있다면 더 오래 기억할 수 있다.
애굽에서 나온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했고 애굽에서 물든 노예근성도 여전했다.
그들의 상태는 가나안 정탐 후 하나님을 원망하며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를 거부한 데서 여실히 드러났다(민 14:1-10).
이에 하나님은 언약의 성취를 중단하시고 노예근성을 벗기기 위해 광야로 돌려보내셨다(민 14:26-38).
징벌의 기간 동안 하례도 중단되었고, 그 결과 광야에서 태어난 백성은 아무도 할례를 받지 못했다.
하나님이 다시 할례를 명하신 것은 이스라엘이 노예근성을 벗었으며,
징벌의 시간이 끝나고 언약의 시간이 다시 시작된다는 확증이었다.
언약의 하나님은 우리에게서 애굽의 정신에 물든 옛 사람을 벗기시고
정의와 진리와 거룩의 새 사람을 입히신다(엡 4:24).
가나안 땅의 소출을 먹자, 다음날 만나가 그친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법이다. 그것이 죄성을 가진 인간의 본심이다.
또한 늘 새로운 것이 나타나면 옛 것은 관심에서 밀려난다.
만나로 만족하며 살아 온 40여년의 광야 생활이었다.
이제 작물이 자라고 열매를 얻을 수 있는 환경에서 만나는 뒷전으로 물러날 것이다.
농사가 불가능한 광야에서 만나를 먹이신 하나님이 지금부터는 가나안 땅의 열매로 먹이실 것이다.
방법은 달라지지만, 여전히 필요를 공급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하늘에서 내린 만나만 아니라, 땅의 소출도 하나님이 우리를 돌보시는 은혜의 통로이다.
우리가 어떤 환경에 있더라도, 방법은 달라도
변함없이 한결같으신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돌보심을 기억해야 한다.
그러나 인간들은 어떤 상황이 나아지면 늘 잊어버리는 것이 문제이다.
아무리 인간이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지만
모든 인간이 고난 당할 때 하나님께 드렸던 고백의 강도가 세월따라 식어져 가고 잊고 살아간다.
어렵고 힘들었을 때의 하나님의 돌보심과 은혜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타락의 시작이다.
생명을 구원한 사건은 잊을 수 없다.
모든 애굽의 장자들이 죽어갈 때 이스라엘의 백성들만 생명을 구원받았다.
자신들의 생사여탈권을 가지신 분, 생명의 주관자 되시는 전능자 하나님을 기억해야 한다.
그 일을 항상 기억하며 살아야 한다.
유월절은 애굽에서 구원하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애굽과 다르게 살아야 하는 자기정체성을 확인하는 절기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 땅에서도 유월절을 지키면서
우상을 섬기는 가나안 사람들과 다르게 살아야 함을 기억했다.
가나안에서 첫 유월절을 지키면서 다짐하고 기억을 새롭게해야 했다.
우리 예배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과 거룩한 백성으로 부름받은 우리 자신을 기억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그래야 날마다 불의하고 부정한 세태를 거슬러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
하나님은 본격적인 가나안 정복 전쟁 앞에서
할례를 행하고, 만나의 공급이 그침과 유월절 절기를 지키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지난 출애굽 여정과 전능하신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기억하게 하고 새롭게 헌신하게 하는 계기를 마련하신 것이다.
우리는 늘 말씀을 통해서 기억을 새롭게 해야 한다.
올 한 해도 항상 지키시고 돌보시며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기억해야 한다.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하면서
하나님만 의지하고 섬기며 따를 것을 다짐하는 새해 벽두이다.
하나님이 죄의 수치를 벗기셨으니 하나님만 섬기며 거룩하게 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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