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란 국화밭은 오른쪽에
은빛 갈대는 왼쪽에
높이 자란 두 그루 포플러 격려 받으며
환한 보름달 달빛을 벗 삼아
사랑하는 이와 함께
신작로를 걷는다.
주상복합 고층 빌딩의 화려한 불빛과
하나님이 만들어 주신 은은한 달빛이
태화강 공원의 길 위에 내려 앉아
묘한 아름다움을 만들어 낸다.
청명한 가을 하늘에
어디서 흘러 왔을까
많은 뭉게 구름이
아름답게 수 놓는다.
태화강변의 코스모스를 보기 위해
시원한 강바람 맞으며
은빛 물결치는 갈대와
반짝이며 일렁이는 태화강 사이를
부지런히 걸었지만
오후 진료 시간 때문에
먼 발치에서 바라보다가
아쉬움 안고 돌아서야 했다.
점심 시간의 강변 걷기는
내 삶의 활력소가 되었다.
건물 안에 갇혀
세월의 변화를 모르다가도
건물 밖으로 나오면
하늘, 산, 강, 강변에서
계절을 보고, 느끼고, 즐기게 된다.
살아 움직이는 생명들을 본다.
생명력으로 가득찬
시.공 속을 걷다 보면
더불어 나 또한 생명력으로
충만해진다.
걸을 수 있을 때 걸어야지.
인생은 걷는 것이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태어나 한참을 누워 있다가
무릎으로 걷기 시작하여
다시 누울 때 까지
쉼 없이 걷고 또 걷는다.
에베레스트도 걸어 올라가고
북극과 남극 까지도 걸어서 가고
달 위에서도 인간은 걸었다.
정처없이 걷는 것 같지만
목적지가 있고
왜 걷느냐고 물으면
다 답할 수는 없으며
언제까지인지 알 수는 없지만
멈춤의 때는 분명한 것
그래도
나는 오늘
열심히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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