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되면 뒤산에서 바람 따라 아카시아 향기가 날아온다. 부엌쪽 배란다 문을 열면 진한 아카시아 향기가 코를 자극한다. 뒤산을 오르다 보면 그래도 여러 그루의 아카시아가 남아 있어서 걸음을 멈추고 코를 들이 민다. 동천강변에 핀 아카시아는 흰 색도 있지만 밝은 보라색 나는 꼿도 보았다. 처음으로 확인했다. 아니 꽃이 포도송이 처럼 탐스럽게 피어 참 아름다웠다. 어릴 적에는 아카시아 잎사귀가 달린 줄기를 들고 '가위, 바위, 보' 하면서 하나씩 따는 내기를 하고, 손가락으로 팅기면 몇장의 잎사귀를 동시에 떨어뜨리기도 하는 놀이를 했던 기억이 난다. 한때 일본 사람들이 소나무를 베어 내고 번식력이 높은 아카시아를 많이 심어 토양이 황폐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조림 사업으로 더 이상 아카시아를 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