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은 같은 길이로되
오늘 내가 걷는 길은 늘 새롭다.
동천강변을 걸은지도
4년을 향해 가고 있다.
몇번을 걸었을까?
일천 번에 가깝게 걸었을 것 같다.
이 많은 반복 속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었을까?
언제까지 걸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오늘도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병원을 나선다.
이 땅에 살아 있는 동안에는
두 발로 서서 움직일 수만 있다면
걷고 또 걸을 것이다.
더욱 푸르러진 수양버들이 눈에 들어오고
하얀 나비 한 마리가 춤추며 다가온다.
벚꽃은 곧 꽃망울을 터뜨릴 기세다.
모자도 바꾸고 상의도 하나는 벗었다.
지난 주일 북카페 [광야]는
시작하자마자 참가자들이 사정이 있어
문을 열지도 못했다.
오디오로 욥기를 다 듣고는
유튜브를 켜서
[광야를 지나며] 히즈윌 노래를 들었다.
여러번 반복해서 듣고 또 들었다.
요즘 내 머리 속에는
온통 광야에 대한 생각뿐이다.
인생은 광야이다.
오늘도 이 광야를 살아가면서
광야의 영성을 묵상하고 또 묵상한다.
풍요의 도시 환경 속에서
황량한 광야를 묵상하고
광야의 영성을 유지하기가
결코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광야를 통과하지 않고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될 수 없고
하나님께 쓰임 받을 수도 없다.
난 오늘도
광야를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