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거실 미닫이 문을 열고 태화뜰을 바라본다. 중앙 느티나무길은 붉게 물들어 있고, 실개천에는 억새가 은빛 물결친다. 아파트에 심겨진 나무들은 노랗고 붉은 빛이 점점 진해져 간다. 조석으로 쌀쌀함을 느껴 어제 부터는 긴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었다. 며칠 전 부터 운동하다 늑골 골절이 생겨 통증으로 몸을 가누기가 불편하다. 흉부외과 의사가 늑골골절이라니, 중이 제 머리 못깍는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작년에는 족구하다가 왼쪽 늑골 골절이 되더니 이번에는 오른쪽이다. 갈수록 체력의 한계와 약해져감을 느낀다. 명확히 언제 골절이 된 것인지 모르겠다. 환자들에게 가르치고 주의만 주었지 진즉 자신은 돌보지 못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자신이 한심해 보인다. 몸 탓인지 여러가지 일들이 짜증이 나고 머리도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