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글쓰기 83

한 길 가는 순례자

a long obedience in the same direction (한 방향으로의 오랜 순종) 니체의 글에서 인용한 구절이다. 저자는 여기에서 영감을 얻어 [한 길 가는 순례자]는 고전을 지필했다. 대학 시절에 교회에 출석하면서 평생을 신실하게 신앙생활 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품었던 생각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그긴 세월을 한결같이 믿음을 지키며 신실하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을까였다. 참 부럽고 존경스러웠다. 돌아보니 나도 어언 50년의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난 순탄하지 않은 부침이 많은 순례길이었다. 최근에 유진 피터슨의 [물총새 불이 붙다], [잘 산다는 것]이라는 책을 읽다가 [한 길 가는 순례자]라는 책을 발견하고 당장 구입하여 읽었다. 저자는 시편 120-134편의 성전에 올라가는 순례의..

2023년 글쓰기 2023.04.28

이팝나무

중구에는 가로수 나무 중에 이팝나무가 있다. 이맘 때가 되면 연초록 잎사귀 위에 하얀 눈이 수북히 쌓여 있다. 10여 년 전 에 태화강과 동천강변을 따라 심겨진 이 이팝나무는 밤이면 더 환하게 도로를 밝혀준다. 학성동 주변에는 이팝 나무 밑으로 붉은 나무 잎을 가진 키 작은 나무들이 심겨져 있는데 이색적이고 아름답다. 아래는 붉게 타오르는 모습이고 위에는 하얀 눈이 내려앉은 모습이다. 반대편 도로에는 연초록빛 가로수와 강변으로는 풀들과 노란 유채가 피어 대비가 된다. 자연은 참 아름답다. 자연스러움이 주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있으랴 미적 감각이나 시적 어휘력이 부족하여 잘 표현할 수 없으나느낌으로 마음에 다가온다. 인공으로 만든 색상과 아름다움에 비할 바가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더 자연에 친밀감으..

2023년 글쓰기 2023.04.18

간증 후기

간증을 하다가 끝내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왜 그랬을까? 성령의 위로하심이 밀려왔기 때문일까? 태화교회에서 간증을 한 후 처음으로 타교단, 타교회에서 간증을 했다. 침례교단에 속한 말씀의 교회이다. 구역에서 후원하는 미자립교회로 주일예배에서 간증 겸 말씀을 전했다. 30분 전에 도착하여 주차장을 찾았으나 찾지 못하고 배회하고 있는데 목사님의 전화가 걸려왔고 교회 건물 뒷편에 있는 가장 좋은 자리에 주차를 했다. 오랜 만에 준비 찬송을 찬송가로 7곡 정도를 부른 것 같다. 찬송가에 목말라했던 나에게 은혜로운 시간이었다. 나중에는 목이 잠기는 것 같아 주의를 하고 불렀다. 다음세대들은 보이지 않고 대부분이 장년이고 노년층이다. 미자립교회도 젊은 분들이 많지 않아 마음이 아프다. 식후에 탁자를 정리하는 것도 ..

2023년 글쓰기 2023.04.17

여유로움

난 평생 살아오면서 늘 조급한 마음으로 살아온 것 같다. 조금 여유를 가지고 느긋하게 살지 못하는 성격이다. 남이 보면 피곤하고 아내는 더 힘들고 피곤했을 것이다. 성격 탓이기도 하고, 이제 나이가 들어 조금 여유롭게 처신할만한데 그렇지 못하다. 성격이 급하고 약간은 강박 관념이 있고 말도 행동도 빠른 편이다. 느린 것이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여유가 없어 여러가지 실수를 저지를 때가 많다. 침착하고 여유를 가지고 일을 하기보다는 서두르다 보면 실수가 발생하고 놓치는 것도 많다. 보아야 할 것, 들어야 할 것, 생각해야 할 것, 주변을 돌아봐야 할 것 등을 놓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번 주 말씀의 교회 말씀 전하는 것으로 긴장이 되는지 조금은 성격이 조급하고 예민해져 있다. 원고는 다 준비되어 있어 느긋..

2023년 글쓰기 2023.04.14

십자가 죽음과 부활

원인 없는 결과 없다. 겨울이 없이는 봄이 오지 않는다. 씨앗이 땅에 묻혀 썩어져야 새 순이 대지를 뚫고 솓아 오른다. 십자가의 죽음 없이 영생의 부활은 없다. 오늘은 정사,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날이다. 그래서 저녁에 정사 예배를 드리는 날이다. 성 금요일이라고 부른다. 돌아오는 주일은 부활절이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기념하고, 기대하고, 기도한다. 그러나 이 부활이 있기 위해서는 죽음이 있어야 했다. 먼저 십자가의 죽음을 깊이 묵상해야 부활의 의미가, 은혜가 더 깊이 다가온다. 그렇지만 십자가의 죽음은 가볍게 지나가고 싶어하고 부활에만 열광하고 있지 않는지 모르겠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돌아 가실 때, 정부터 오후 3시 까지 온 천지가 어둠에 쌓였다. 하늘이 참담하고 슬..

2023년 글쓰기 2023.04.07

봄비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부르는 단어들이 많다. 계절에 따라 부르기도 한다. 봄비, 여름 장마, 가을비, 겨울비 비의 양상에 따라서 부르는 이름들도 있다. 이슬비, 가랑비. 보슬비, 소낙비, 장대비, 장마비... 개인적인 상황에 따라 비를 부르는 이름도 있다. 고마운 비, 무심한 비, 처량한 비, ... 지식백과사전에서 비의 종류를 찾아봤다. 비는 내리는 형태 ·계절 ·지역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오랫동안 내렸다 그쳤다 하면서 계속되는 일련의 비를 장마라고 하며, 6월 말경부터 7월 사이에 나타난다. 단시간에 많은 비가 내릴 경우를 호우(豪雨)라고 하며, 이것이 지형적인 영향으로 어느 곳에 집중될 경우에는 집중호우라고 한다. 흔히 여름철에 국지적으로 단시간에 굵은 빗방울을 동반하는 비를 소..

2023년 글쓰기 2023.04.05

죽음의 발자국 소리

밤 10시경 동강병원 병원장인 후배 의사로 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성 **선생님이 조금 전에 운명하셨습니다. '아!' 외마디 외침이 튀어 나왔다. 고인은 대학 1년 선배다. 학창 시절에는 친분은 없었다. 그는 진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인제의대 1회 졸업생으로 입학했다. 부산백병원에서 외과 수련을 받았다. 가정 형편이 어려웠는지 대학 시절에 보건사회부에서 주는 장학금을 받았다. 군복무를 마치고 동강병원 응급센터에서 공중보건장학의로 5년 의무복무를 했다. 그리고 몇년 후에 개원을 하였고, 몇년 후에는 항사랑 병원을 신축하고 최근 몇년 전에는 요양병원을 인수하고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공중장학의 신분인 나도 제대 말년에 선배에게 진로 절차를 물으러 전화를 걸었다가 이것이 계기가 되어 나도 ..

2023년 글쓰기 2023.04.01

꽃비 날리고

이틀 동안 인증 조사를 하면서 점심 시간 운동을 하지 못했다. 병원 건물 안에서 돌아다니고, 종일 모니터만 열심히 바라보며 작업을 하다보니 몸시 힘들었다. 목이 뻐근하고 두통도 오고 눈이 따갑고 불편하다. 안마기를 통해도 근육의 긴장이 풀리지 않는다. 일찍 저녁을 먹고 태화강변을 1시간 30분을 걸었다, 그러자 소화도 되고 근육의 긴장도 풀리고 몸이 가벼워진 느낌이다. 역시 운동 밖에 없다. 멀리 바라 보면서 부지런히 걷다보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느낌을 받는다. 육체도 마음도 안정을 찾고 정리가 된다. 간단한 점심을 먹고 병원을 나섰다. 어제 밤 태화강 공원은 벛꽃이 만개하여 절정을 이루고 강변도로에 심겨진 아름드리 벛꽃나무는 가지들이 밑으로 길게 드리워져 장관을 이루고 벚꽃이 야간 조명을 받아..

2023년 글쓰기 2023.03.31

플로깅 영성

오늘은 제법 봄비가 내린 다음 날 임에도 불구하고 미세먼지 탓인지 시야가 뿌였다. 그래도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병원을 나섰다. 바람이 제법 세차게 분다. 며칠째 계속 쓰레기를 주운 탓인지 쓰레기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동천강을 지나 태화강까지 가다가 돌아왔다. 태화강변에는 낚시꾼들이 여러 앉아 있다. 한 분은 어른 팔뚝만한 숭어를 잡아 수면 위로 들어올리다가 그만 놓치고 말았다. 강변에는 노란 유채꽃들이 봄바랑에 온 몸을 흔들고 있다. 벚꽃들은 80- 90%가 피었다. 길이 꽃들로 더 환해졌다. 비가 와서 강물은 불었고 작년 태풍으로 끊어진 다리를 보수하려고 모래로 물길을 막고 작업하여 둑처럼 막아놓았는데 이번 비로 허물어져 다시 물길이 제 길로 돌아가 버렸다. 참으로 자연은 인간보다 위대하다. 돌아오면..

2023년 글쓰기 2023.03.24

나의 교회

어제 밤 책을 보다가 갑자기 내가 지금까지 거쳐온 교회들이 생각이 났다. 어린 시절 고향에서는 장로교 합동 원등교회를 2년 사춘기와 청년 시절을 보낸 부산에서는 영안침례교회를 12년 군복무 시절에는 818대대 교회와 72사단 충성교회를 3년 직장 생활과 중년의 시기를 보낸 울산에서는 장로교 고신, 울산교회를 20년 그리고 장년이 된 지금은 장로교 고신, 울산 신정교회에 10년을 출석하고 있다. 각 교회마다 크기가 다르고 분위기가 다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다섯 개 교회를 거쳐오면서 난 어떤 영향을 받았을까? 그리고 가장 애정이 가는 교회는 어딜까? 처음으로 출석한 교회에서는 천국과 지옥이라는 강한 이미지를 가졌던 것 같다. 믿음의 작은 씨앗이 마음 밭에 뿌려진 시기이리라. 두번 째 교회에서는 침례를 받..

2023년 글쓰기 2023.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