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글쓰기 83

교만

플로깅을 한 것도 1년이 다 되어간다. 지난 금요일에는 대로변을 따라 걸어오면서 펜스와 가로수 사이에 무수히 널려있는 쓰레기들을 보았다. 아! 이 많은 것들을 어떻게 치울 수 있을까 답답한 마음이 있었다.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이 미워지고 폄하하고 짜증이 밀려왔다. 월요일 아침 출근길에 차장 너머로 그쪽을 바라보니 왠걸 멀리서나마 깨끗해 보인다. 어제는 운동하다가 가끔 나에게 말을 걸어오시던 남자 분이 한 말씀 하신다. 오전에 구청에서 나온 여성 4명이 쓰레기를 주우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저씨 생각이 나더라고 말이다. 그랬다. 평소보다 쓰레기가 적어서 무슨 일이지 생각하면서 평소보다는 적게 담긴 쓰레기 봉투를 버리고 병원으로 돌아가던 상황이었다. 나만 청소하는 것이 아니었다. 환경보호를 나 혼자 다 ..

2023년 글쓰기 2023.03.21

오감으로 느끼는 봄

강변이 푸르러지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우리는 봄을 시각적으로만 노래하고 있다는 생각 말이다. 아니 오감으로 느낄 수 있지 않은가! 시각적이라 하면 꽃의 개화로 부터 시작이다. 매화, 산수유, 목련, 진달래와 개나리, 유채꽃, 벚꽃 ... 거기에 나비와 벌들도 있고 녹색의 새싹들이 있다. 청각적이라 하면 살랑거리는 봄바람 소리와 얼었던 대지가 녹아 흐르는 개곡 물과 대지를 촉촉히 적시고 봄을 재촉하는 봄비가 있겠다. 촉각이라 하면 피부에 와닿는 봄 기운이고 후각이라 하면 꽃들이 뿜어내는 향기라 하겠으며 미각이라 하면 냉이나 쑥 등 봄나물이 가져다주는 맛이 아닐까 싶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푸른 별에서 계절의 변화를 즐기고 있는데, 내 이성은 이어폰을 통해 들려오는 Clive ..

2023년 글쓰기 2023.03.14

플로깅

[plogging] 달리기를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 플로깅은 이삭 등을 줍는다는 뜻의 스웨덴어 plocka upp과 영어의 달리기를 뜻하는 jogging의 합성어) 점심 시간에 동천강변을 운동하면서 쓰레기를 줍기 시작한지도 어언 1년이 다 되어간다. 이번주도 4번째다. 매일 줍다보니 길 주변의 쓰레기는 많지 않다. 내가 이 일을 하고 누군가는 도전을 받았을까? 최근에 운동기구가 설치된 두 곳에는 마대 자루가 사각형으로 막대기에 끼워져 설치가 되어 있다. 그러다보니 쓰레기들이 그곳에 담겨지고 주변은 깨끗해졌다. 어제는 길가보다는 길 아래 강가 풀에 갇혀 있거나 쌓여 있는 쓰레기를 주었다. 쓰레기를 주울 때마다 내려가서 주워야지 하면서도 시간이 부족하여 줍지 못했는데 어제는 봉투가 비어있고 시간이 있어서..

2023년 글쓰기 2023.03.10

2023년의 봄 2

요즘 날씨가 많이 포근해졌다. 떡과 과일로 점심을 대신하고 병원을 나섰다. 피부에 와닿는 공기는 차갑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파크 골프장에는 운동하시는 분들로 붐비고 강변을 따라 걷기 운동을 하시는 분들도 많아졌다. 징검다리를 흐르는 강물이 정겹게 다가온다. 벌서 나비가 날아다닌다. 수양버들의 길게 느렸뜨린 가지들은 연두빛이 점점 짙어져 가고 벚꽃나무 가지들에 달린 수많은 꽃망울들은 커져가는데 벌써 살포시 연분홍빛 속살을 살짝 내민 꽃망울도 보인다. 자전거 타고 오시는 분의 핸들에는 진달레 꽃이 꽂혀 있다. 봄은 소생의 계절이다. 생명력이 약동하는 계절이다. 잠들고 움추렸던 지상의 모든 생물들이 새로움을 입는 계절이다. 긴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성장을 위한 발돋음을 하는 계절이다. 암적색이 초록으로 변신..

2023년 글쓰기 2023.03.10

2023년 봄

봄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겨울 스포츠와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말이다. 나이가 들어 가면서 봄이 찾아와도 봄에 대한 기대나 감동이 없이 지나가고 있다. 그저 아 봄이 왔구나...정도의 반응을 보이는 것이 고작이다. 며칠 전에 뒷산에 오르다 매화가 피어있는 것을 보았다. '아 벌써 봄이 왔구나.' 하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잠시 멈추어 서서 꽃을 보는 것이 전부였다. 지난 주말에는 경주 보문호를 돌다가 노란 산수유와 홍 매화 꽃이 피어 있는 것을 보았다. 강변에는 수양버들 나무 가지가 옅은 연두색으로 물이 올라 있다. 요즘 공기가 차갑지 않다. 벚꽃나무 가지에는 꽃망울들이 준비를 하고 있고 이름 모르는 파랑색, 노랑색 야생화들은 피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옷도 바뀌어져 가고 있다. 그러나 봄..

2023년 글쓰기 2023.03.08

2023년 봄

봄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겨울 스포츠와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말이다. 나이가 들어 가면서 봄이 찾아와도 봄에 대한 기대나 감동이 없이 지나가고 있다. 그저 아 봄이 왔구나...정도의 반응을 보이는 것이 고작이다. 며칠 전에 뒷산에 오르다 매화가 피어있는 것을 보았다. '아 벌써 봄이 왔구나.' 하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잠시 멈추어 서서 꽃을 보는 것이 전부였다. 지난 주말에는 경주 보문호를 돌다가 노란 산수유와 홍 매화 꽃이 피어 있는 것을 보았다. 강변에는 수양버들 나무 가지가 옅은 연두색으로 물이 올라 있다. 요즘 공기가 차갑지 않다. 벚꽃나무 가지에는 꽃망울들이 준비를 하고 있고 이름 모르는 파랑색, 노랑색 야생화들은 피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옷도 바뀌어져 가고 있다. 그러나 봄..

2023년 글쓰기 2023.03.07

일희일비

다이어트 위해 점심은 집에서 준비해 온 고구마와 떡 하나와 두유로 해결했다. 운동복으로 갈아 입고 한 손에는 집게, 한 손에는 쓰레기봉지를 들고 병원을 나선다. 열심히 줍는데 파크 골프를 하시는 분 중에 한 분이 수고하십니다. 인사를 건넨다. 조금 더 가다가 다른 두 분이 수고한다는 인사를 하신다. 그러다가 특이하게 복장을 하고 자전거를 타는 눈이 있다. 마스크는 절반으로 접어 코만 가리고 입은 노출된 채 쓰고 바지는 무릎까지 걷어 올리며 자전거를 타는 노인이 계신다. 한마디 하신다. "길을 왔다갔다 하면 다쳐요!" 순간 기분이 언찮다. 내가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자전거 도로 옆에 있는 쓰레기를 주우려고 한 행동인데 ... 한번도 쓰레기를 줍지 않고 자전거만 타는 분이 수고한다는 말은 않하..

2023년 글쓰기 2023.03.02

떠남

출근길에 진행자가 전해주는 사연에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마지막 출근 길에 갖는 감정들은 어떤 것일까? 아직 직장을 퇴직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그 감정을 충분히 공감하지는 못하리라. 즐겁고 좋았던 감정, 보람 있었던 일, 기뻤던 일, 억울하고 외롭고 슬펐던 일, 지치고 힘들었던 일,고달펐던 일, 당장 떠나고 싶었던 일, .... 이 모든 감정들을 훌훌 털어버리고 떠난다. 우리 말에는 시원섭섭하다는 말이 있다. 모든 감정을 한마디로 뭉뚱그려 표현하자면 딱 적당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을 것이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미련도 없다. 과연 그럴까? 지난 자신의 삶의 흔적들이 묻어 있는 곳인데 ... 24년을 근무하던 동강병원을 떠나 동천동강병원으로 올 때 섭섭함이 컸다. 약간은..

2023년 글쓰기 2023.02.24

의료기관 평가 인증 조사

동료 선배 의사의 권유로 생각지도 않은 길을 걷게 되었다. 벌서 10년이 넘었다. 근무하는 병원이 1주기 의료기관 평가를 받을 시기에 선배 의사인 곽경덕 선생님이 의사는 부원장이던 후배 의사와 나 그리고 간호부장 및 간호과장들을 조사위원 모집에 서류 접수를 통해 지원하게 하였고, 나와 간호부장만 자원 조사위원으로 선발되었다. 인증원에서 실시하는 교육을 이수하고 조사위원 자격으로 활동을 시작했는데 벌써 4주기 인증조사를 하고 있으니 10년도 넘었다. 처음 조사위원으로 타의료기관에 나가서 조사를 하는데 정말 막막하고 앞이 캄캄하였다. 긴장도 많이 되고 실력도 부족하고 어떻게 마쳤는지 모르겠다. 그 과정 중에 곽경덕 선생님의 지도와 많은 자료들을 건네 주셨고 경험이 쌓이면서 이제는 조사 팀장으로 활동을 하고 ..

2023년 글쓰기 2023.02.21

사랑한다는 것

다음은 존 위클리프가 1382년 자신이 라틴어에서 영어로 번역한 성경의 서문에 쓴 첫 문장이다 "This Bible is for the gover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and for the people" ..이 성경은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통치를 위한 것입니다. 1858년 테오도르 파커(Yheodore Parker) 목사가 보스턴에서 행했던 설교문에서 이 글을 인용하였고,이 설교를 들은 링컨이 민주주의에 적용하면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는 민주주의 초석과도 같은 명 연설이 되었다. 올 해 울산신정교회 표어도 : "사랑의, 사랑에 의한, 사랑을 위한 교회 "이다. 하나님의 사랑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그 사랑의 은혜를 받아 누린 자로서..

2023년 글쓰기 2023.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