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글모음 60

당연한 것은 없다

해방을 맞이한 지 어느덧 77년입니다. "일곱 금 촛대 사이를 거니시는"주님의 옷자락을 묵상하다 보니 문득 독일 통일의 주역 비스마르크가 남긴 명구가 떠오릅니다. "역사의 문을 뛰쳐나가는 신의 옷자락을 붙잡아야 한다." 그러한 광경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짜릿함과 놀라움에 젖은 눈빛으로 화면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게 됩니다. 역사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우리는 존재의 본질에 다다릅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경이로로운 은혜입니다. 은혜란 무엇일까요? 내게 찾아온 어떤 것도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진실에 대한 깨달음입니다. 어떤 것이 은혜임을 아는 순간, 경이로움에 빠지게 됩니다. 가슴이 벅차오르고 감사가 밀려옵니다. 당연하지 않은 은혜는, 밑으로 향하는 중력과 달..

2022년 글모음 2022.12.14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

오늘도 점심을 서둘러 먹고 내려와 운동복으로 갈아 입는다. 한 손에 검은 비닐 봉지를 들고, 한 손에는 집게를 들고 병원문을 나선다. 어제 청소를 했겄만 오늘도 쓰레기는 많아서 어제 청소한 거리에서 수백 m도 나아가지 못하고 한 봉지를 다 채웠다,. 중간에 비닐 봉지 손잡이가 끊어져서 쓰레기 봉지를 가슴에 안고 돌아왔다. 냄새가 나는 한가득 담긴 쓰레기 봉지를 가슴에 안고 한 손에는 집게를 들고 오는데 팔이 아프고 힘이 든다.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주어도 주어도 끝이 없고 늘 쓰레기는 버려져 있다. 언제까지 주어야 할까? 몇 번 몇십번 주어서 해결될 일이라면 정말 좋겠다. 그러나 아마도 끝없는 일이 될 것 같다. 쓰레기를 안고 돌아오면서 생각한다. 우리가 이 땅에서 ..

2022년 글모음 2022.12.13

봉사

교회에서 봉사에 대하여 어제 주일 예배 설교에서도 공동체를 세워가는 일에 봉사에 대한 말씀을 하셨다. 지난 몇년 동안 사역에 대한 내가 경험했던 갈등을 나누려고 합니다. 장로에 임직하면서 장로 임기제를 주장했고 그리고 몸소 실천하고 싶었습니다. 오십 대 초에 장로로 임직되어 10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직분에 얽매이지 않고 편하게 사역하고 싶어 장로 사임을 놓고, 많은 시간 고민, 갈등,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역이 힘이 들어 영적으로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추석 즈음에 정근두 목사님과 함께하는 캐나다 로키와 엘로우 나이프로 오로라 보기 여행에 함께하기를 연락받았고 계획에 없었던 여행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먼저는 로키 산맥의 고봉들을 마주하고 서서 수만, 수억년 쌓여 형성된 지..

2022년 글모음 2022.12.12

마지막 달, 12월

어느듯 2022년도 저물어가고 있다. 마지막 달력을 넘긴지도 벌써 7일이 지나고 있다. 어떤 해가 평탄한 적이 있었던가? 늘 다사다난한 해를 보내곤 했었지... 지난 여행지에서 호텔과 각 쇼핑몰에는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시즌을 향한 각종 크리스마스 트리 등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우리 나라도 언제부터인지 건물에 야간 조명 장식들이 설치되었다. 왜 하는지는 모르겠다. 성탄절과 연말연시를 맞이하여 설치를 하지만 사람들에게 무슨 메시지를 주고자 하는지는 모르겠다. 어떤 의미도 없이 그냥 화려한 불빛 장식만이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 같다. 내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에 조명은 교회 종탑에 십자가 불빛이 반짝이고 예배당 건물을 따라 늘어뜨린 작은 전구들이 달려있는 몇 가닥 줄이 전부였다. 상가에는 작은 크리스마스 츄..

2022년 글모음 2022.12.08

여행 후기

갑작스럽게 계획되고 진행되어 다녀 온 괌 여행이었다. 11/30일 부산에서 출발하여 12/4일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조종사 사위가 근무하는 제주 항공사에서 제공해 주는 직원 부모 환갑 기념 무료 항공권으로 무남독녀 외동딸 부부가 예약해준 츠바키 호텔 숙박 &괌 플라자 호텔 숙박, 망길라오와 탈로포포 골프장에서 두번의 라운딩, 타오타오타시의 저녁 만찬 및 디너쇼, 3박 5일의 일정을 소화하고 돌아왔다. 코로나 감염으로 부터 겨우 벗어난 상태로 출발하였다. 특별한 약물 복용 없이 지낼 수는 있었지만 몸은 정상이 아니다. 몸이 무겁고 입맛은 모르겠고 간헐적으로 찐덕거리는 객담과 상기도에 부터 기침을 유발시킨다. 처음으로 부부가 하는 자유 여행이다. 영어에 대한 부담감,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2022년 글모음 2022.12.05

괌 휴가 첫날

부산에서 밤 10시에 제주항공을 타고 출발하여 4시간을 비행하여보이지 않는다. 현지 시간으로 새벽 3시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한국인 관광객과 공항 관계자들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 순조롭게 입국 심사를 받고 수화물을 찾아 건물 밖으로 나오자 더운 열기가 확 다가온다. 비행기에 오르 때는 추위에 몸을 움추리고 떨었는데 그 복장이니 짐을 끌고 택시를 타러 가는데 땀이 나나고 숨이 차다. 여자분 택시 기사의 차를 타고 츠바키 호텔에 도착하니 프런트에 직원 외에는 정적이 흐는다. 순조롭게 체크인을 하고 2014 호텔방으로 들어왔다. 대충 샤워를 하고 4:30분 경에 잠을 청하고 눈을 뜨니 오전 8시다. 베란다에 나가 듀먼 비치 바다를 바라보는데 환상적인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아침 햇살에 빛나는 태평양의 짙푸..

2022년 글모음 2022.12.01

휴가

분주했던 11월의 일정들을 대부분 마무리하고 코로나로 부터 몸도 많이 회복되어 휴식을 취할 필요를 느껴 떠난다. 사랑하는 신혜가 엄마의 환갑 기념으로 보내주는 괌여행 정밀 둘만의 첫 해외자유여행이다. 조금은 두려움도 있지만 자신감을 가지고 출발하려고 한다. 조종사인 사위 덕분에 제주항공료는 무료이다. 딸의 섬김으로 멋진 숙박 호텔에서 휴가다운 휴가를 보내고 올 것 같다. 하고 싶은 운동도 좀 하면서 ... 인간에게는 쉼, 휴식이 정말 필요하다. 하나님이 인간들에게 베풀어주신 제도 중 안식일 제도는 묵상할수록 정말 감사하고 얼마나 탁월한 제도인지 모르겠다. 유대인들이 지금가지 생존할 수 있고 나라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 안식일이라는 말도 있다. 어디에선가 읽었는데 사람에게 가장 적합한 삶의 리듬은 7일이..

2022년 글모음 2022.11.30

일상의 소중함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는 것들이 여러가지가 있다. 그중에 한가지가 일상의 소중함이 아닐까 싶다. 코로나 감염에서 회복단계에 있다. 근육통은 대부분 사라졌고, 인후통은 조금 남아 있으며 콧물과 가래가 발목을 잡고 있다. 증상은 그렇지만 전반적인 체력 저하를 느낀다. 아침 식사를 하는 것도 힘이 들어 식은 땀이 등줄기를 타고 흐른다. 뜨뜻한 국물 있는 것을 원하였더니 갈비탕을 사서 수삼과 대추 등을 추가하여 시원한 갈바탕을 준비해 주었다. 빨리 회복하기 원하여 억지로 한그릇을 다 비웠지만 무척 힘이 든다. 맛있는 식사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식사이다. 하루 삼 세끼 식사를 즐겁고 맛있게 먹는 것이 소중하고 복된 것임을 깨닫는다. 체력이 고갈된 것처럼 걷는 것도, 몸을 사용하는 것도 힘이 든다. 환절기나 ..

2022년 글모음 2022.11.29

코로나19

얼마 전 까지 코로나 감염으로 자유로웠다. 나름대로 개인위생을 잘 하여 안전하게 지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피해가지 못했다. 지나 몇 주 동안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 지치고 피곤해 있었다. 목요일 저녁 부터 몸이 몸살 처럼 통증이 온다 아무래도 심상치 않아서 출근하자마자 PCR검사를 했는데 양성이다. 오전 근무를 마무리하자마자 퇴근하자마 격리중이다. 어제는 근유통과 오한이 심하더니 좀 나아지다 보다 했는데 잠부터는 인후통과 기침, 가래가 힘들게 한다. 긴장도 풀리고 몸은 많이 힘이 든다. 입맛도 없고 맛을 모르고 음식을 먹는다. 이래가지고 월요일에 출근할 수 있을까? 화요일에는 수술도 예정되어 있는데 ... 코로나 19, 이놈 참 무서운 놈이다. 인간의 연약함을 또 한번 경험한다. 인간이 저지른..

2022년 글모음 2022.11.26

여집사님의 소천 소식

올 초에 타 교회에서 출석하시다가 본 교회로 옮겨오신 50대 K 여집사님이 계신다. 환하게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점잖고 조용한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데 유방암 재발로 투병 중에 계신 분이셨다. 젊었을 때 부터 여러 번 수술을 받았고, 재발로 항암치료 및 방사선치료를 받았으나 더 이상 호전이 없어서 호스피스 정도로 몸을 관리하고 계신다고 들었다. 교회에 중보기도로 올라오고 온성도들이 열심히 기도했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되어 가고 통증과 호흡곤란으로 힘들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구역 식구들과 삶을 나누는 아름다운 이야기도 들려오기도 했지만 가을이 되어서 상태는 점점 악화되고 거동도 힘들어 교회에서 얼굴을 뵐 수 없었다. 부흥회 중에 상태가 심각하여 더 이상 집에 머물러 있을 수가 없어 울산대병원 ..

2022년 글모음 2022.11.25